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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민 열사 묘역 찾은 최영애 인권위원장, 유족에게 ‘공식 사과’
최영애 위원장, “인권위 제구실 못 하면 인권침해기관 될 수 있어”
2일 마석모란공원에서 열린 우동민 열사 추모제 직접 발걸음
등록일 [ 2019년01월03일 11시08분 ]

2일 오후 3시 마석모란공원에서 ‘자립생활운동가 우동민 열사 8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이날 추모제에 참석한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마석모란공원에서 열린 고(故) 우동민 활동가 8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장애인 인권활동가의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 농성 과정에서 발생한 우동민 활동가 죽음에 대해 인권위가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고 유족에게 사과했다.

 

2일 오후 3시 마석모란공원에서 ‘자립생활운동가 우동민 열사 8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고 우동민 활동가 묘 앞에 국화꽃 두 송이가 놓여있다.
 

유가족과 인권위원장이 우동민 활동가 묘 앞에서 참배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우동민 열사 어머니 권순자 씨

 

2010년 11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등 장애인권활동가들은 ‘장애인활동지원법의 올바른 제정과 현병철 당시 인권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인권위 건물(당시 금세기빌딩 11층)을 점거했다. 장애계는 인권위가 농성장에 난방과 전기 공급을 끊고 활동지원사 출입 및 식사 반입을 제한하는 등 농성 참여자들의 인권을 침해한 것이 원인이 되어 이듬해인 2011년 1월 2일 우동민 활동가가 사망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인권위는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시절 이에 대해 끊임없이 부인해왔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는 공식적으로 인권위가 우동민 열사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음을 고백하고 여러분에게 사죄하는 자리” 라며 “2010년 겨울 우동민 활동가를 비롯한 장애인 인권활동가들의 인권위 농성 과정에서 인권위는 국가 인권기구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였음을 인정하고 이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최 위원장은 “2010년 당시 중증장애인이 다수였던 농성참여 활동가들에게 활동 보조 지원받을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최소한 체온 유지를 위한 난방조치조차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다”라며 “그런데도 인권위는 지난 8년 동안 이에 대한 진상파악 없이 이러한 인권침해행위를 인정하지 않으며 책임을 부인해왔다. 이러한 부끄러운 모습을 보면서 인권 보호 국가기관인 인권위가 제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는 인권침해기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뼈아픈 교훈으로 삼겠다”라고 말했다.

 

우동민 활동가를 기리며 일동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추모제에 함께한 한 참가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

문재인 정부 들어 출범한 인권위 혁신위원회(아래 혁신위)는 2017년 12월 27일 이 사건과 관련해 △ 인권침해행위에 대한 인권위 공식 사과 및 우동민 활동가 명예 회복 노력 △ 진상조사팀 구성 및 인권침해행위와 은폐에 조직적으로 관여한 고위 간부 책임 부과 △ 인권옹호자 선언 채택・공포 △ ‘농성 대책 매뉴얼’ 폐기 및 인권옹호자 권리에 대한 교육 실시(인권위원, 직원) △ 장애인권의식 향상을 위한 특별교육 실시(인권위원, 직원)를 인권위에 권고했다.

 

인권위는 이러한 혁신위 권고안을 받아들여 작년 7월부터 11월 초까지 약 4개월 동안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자체 진상조사를 진행했다. 이어 12월에는 우동민 활동가 사망 사건에 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드디어 공식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최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1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우동민 활동가에 대한 인권침해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유족과 국민에게 사죄 말씀을 올리고 '향후 본인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인권보호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말씀드렸다”라며 “아울러 인권위 내부에 이 사건에 대해 기록할 동판 상징물을 설치하고 인권위 구성원 모두에게 장애인 인권에 관한 특별인권교육을 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인권옹호자 선언을 채택하여 인권옹호자들이 그들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으면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인권위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우동민 열사 어머니 권순자 씨는 “날씨도 상당히 추운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매년 이렇게 와서 우리 동민이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라며 입을 뗐다. 이어 “작년에 위원장이 와서 고마운 말을 전하고 갔는데 올해도 이렇게 와서 '동민이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고 하니까 어머니로서 좋다”라고 말했다.

 

우동민 열사 추모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발언자가 하는 말에 귀 기울여 듣고 있다.
 

문애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최영애 위원장의 발언을 듣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다. 이성호 위원장 시절인 작년, 혁신위에 여러 가지 요구를 했다. 사과도 요구했고 인권위가 잘못하여 동민이 형이 어떻게 돌아갔는지 동판에 새겨서 인권위에 설립할 것을 요구했다”라며 “전 위원장은 공식 사과는 했지만, 도의적 사과에 불과했다. 장애계는 인권위가 진상에 대해 명백히 반성하도록 투쟁해왔다. 오늘 이렇게 (최 위원장이) 직접 어려운 걸음을 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원교 우동민열사추모사업회 회장은 “우동민 열사를 떠나보낸 지 8년이 됐다. 이 자리가 다시 뜻깊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동민 열사라는 한 장애를 가진 개인의 사망을 추모하고 기리는 자리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장애인들이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목소리를 다지는 자리로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회장은 “우동민 열사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중증장애인의 삶을 축약해 놓은 것 아닌가 감히 생각한다. 그는 1급 장애를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었고, 재가장애인이었고, 시설장애인이었다. 탈시설을 했고, 자립생활 운동의 한 가운데서 함께했고, 민중과 함께 열심히 활동한 소중한 동지”라면서 “우동민 열사의 그 모습이 그리울 때가 많다. 보고 싶을 때는 이 자리에 와서 저의 마음을 다지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이 자리가 다시 한번 우리의 결의를 다지는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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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wony@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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