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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등급제 폐지 시행 5개월 앞두고 장애계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면담 요구’
국무총리 주재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 열리는 당일, 장애계 정부서울청사 찾아가
총리 면담 요구하니 ‘복지부와 논의하라’는 국무총리실 규탄하며 재차 면담 촉구
등록일 [ 2019년01월30일 21시01분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30일 오전 11시에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짜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한 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요청했다.


제20회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아래 위원회)가 열리는 당일, 장애계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짜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한 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는 30일 오전 11시에 위원회 개최 장소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원회를 주재하기 위해 참석한 이 총리와의 면담을 촉구했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 2019년 시행계획’과 ‘유엔장애인권리협약 국가보고서’를 심의하고, ‘인천전략 하반기 국가행동계획’과 ‘장애등급제 폐지 추진방안’에 대한 보고·논의가 진행됐다.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은 지난 19회 위원회에서 의결된 것으로 ‘장애인의 자립생활이 이루어지는 포용사회’라는 방향 속에 ‘5대 분야/22개 중점과제/69개 세부과제’로 이뤄졌다. 이중 문재인 대통령의 첫 번째 장애인정책 공약이자 최대 현안인 ‘장애등급제 폐지’는 종합계획과 별도로 추진계획이 발표되었고, 이 총리 또한 “장애등급제 폐지는 수요자 중심 정책의 구체적 출발”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전장연은 “문재인 정부에서 수립한 ‘장애등급제 폐지 추진 방향’과 지난해 9월 공개된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표’는 이 총리가 강조한 ‘장애인 개개인의 욕구와 수요를 존중하면서 그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의 변화라고 볼 수 없다”면서 “경제 규모는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국민총생산 대비 장애인복지예산’ 수준은 OECD 평균 5분의 1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예산 확대의 구체적 계획이 빠진 장애등급제 폐지는 가짜”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전장연은 오는 7월 시행하는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를 앞두고, 지난 15일 국무총리비서실에 “장애등급제 폐지에 따른 예산 논의와 관련하여 국무총리에게 면담을 요청한다”며 민원을 넣었다. 그러나 국무총리비서실장은 “내부 검토 결과 보건복지부에서 처리토록 이송”한다고 회신했다. 이에 대해 전장연 측은 “지난해 이낙연 총리가 직접 ‘분야가 광범위한 만큼 모든 부처가 동참’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처럼 장애등급제 폐지와 관련한 정책 추진은 단일 부처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총리가 직접 장애인의 현실을 바로 듣고 ‘진짜 장애등급제 폐지’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며 기자회견 개최 배경을 밝혔다.

 

최재민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활동가는 여전히 장애인거주시설 중심의 복지정책을 비판하며 탈시설을 위한 예산 확대를 촉구했다. 최 활동가는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장애인은 하루 종일 기약 없이, 평생토록 프로그램화된 일상을 산다. 시설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나의 시간, 나의 이야기를 빼앗긴 삶을 사는 것”이라며 “이러한 삶이 인권적이지 않다고 당사자뿐만 아니라 유엔에서도 이야기한다. 2014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도 ‘실효성 있는 탈시설 정책을 한국정부가 펼쳐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 활동가는 “문재인 정부는 올해도 탈시설 예산을 한 푼도 책정하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운영과제로 탈시설 정책을 이야기하고, 이제까지 ‘시설 수용 중심의 정책을 펼쳐왔다’며 장애인, 노인, 정신질환자 등을 지역사회에서 살게 하는 ‘커뮤니티 케어’ 정책을 발표했다. 이렇게 국가도 형식적으로는 탈시설 정책을 펼치는 게 맞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정부는 장애인거주시설엔 50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주면서 탈시설 예산은 한 푼도 책정하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이어 “장애인거주시설을 폐쇄하고 더는 사람들이 시설에 들어가지 않는 정책을 만드는 것, 그로 인해 장애인도 권리의 주체이고 지역공동체의 구성원이라고 장애인 당사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도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며 정부에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면담 요청서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장애등급제 폐지 관련한 논의를 복지부에 이관한다는 국무총리실의 회신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할 이야기는 다 했다. 이는 예산의 문제다. 우리는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요청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박 대표는 “국무총리가 각 장관을 모아서 예산에 관해 논의해야 한다. 장애인들의 숙원 사업인 장애등급제 폐지 시행이 앞으로 5개월 남았다. 국가는 중·경증 두 단계로 나누는 것을 등급제 폐지라고 하는데 이는 장애인의 삶과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가짜”라고 규탄했다.

 

그는 국가가 작성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국가보고서에 대해서도 “완전 거짓말”이라고 비판하며 대표적으로 활동지원사업을 예로 들었다. 박 대표는 “정부는 ‘열심히 노력해서 활동지원 대상자를 대폭 늘렸다’고 했으나 작년보다 올해 기껏해야 3000명 늘었을 뿐”이라면서 “정부는 장애인 실태조사에서 등록장애인 250만 명 중 일상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사람이 장애인구의 14%(35만 명)라고 이야기했는데, 올해 지원대상자 수는 고작 8만 1000명에 불과하다. ‘대폭 지원한다’는 정부보고서는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박 대표는 국무총리실에 이낙연 총리와의 면담 요청서를 전달하며 “이 총리가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에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듯 우리들의 이야기도 들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장애인 활동가들이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면담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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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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