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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이 농성하면서까지 이해찬 더민주 당대표와 만나려는 이유
31년만에 폐지되는 장애등급제...필요한 재정 5.5%만 반영된 2019년 예산안
"등급제 폐지는 장애인의 생존권...더민주당은 약속한 등급제 제대로 폐지하라"
등록일 [ 2019년01월31일 15시24분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진짜'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한 예산 확대를 촉구하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기 위해, 31일 오전 11시부터 이튿날인 2월 1일까지 용산역에서 1박 2일간 농성 투쟁을 할 계획이다.

지난해 추석 연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들이 서울역에 천막을 펼쳤다. 국회가 예산 논의로 뜨거웠던 지난해 11월에도 국회 앞에서 목에 사다리와 쇠사슬을 걸었다. 그리고 해가 바뀐 2019년 1월 31일, 이들은 또다시 용산역에서 1박 2일 투쟁을 결의했다. 이번 투쟁의 목표는 새해를 맞아 고향으로 발걸음을 향하는 시민들, 그리고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2월 1일 용산역을 찾을 예정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이들의 요구는 일관된다. 장애등급제를 '진짜' 폐지하라는 것이다.

 

전장연은 "31년 만에 변화를 맞이하는 장애등급제 폐지가 진정으로 장애인의 삶을 바꿔내기 위해서는 OECD 평균 수준의 장애인 복지 예산 확보와 더불어 소득·사회서비스·노동·이동·주거 영역에서의 제도 개편과 예산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장연은 '진짜'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해서는 정부가 기존에 국회에 올린 2019년 예산보다 9154억 원이 증액되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국회를 최종 통과한 예산안에는 이 중 5.5%인 50억 원만 반영되었다.

 

전장연은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장애등급제 폐지'를 주요 장애인 정책으로 공약하고 집권당이 된 이후에도 관련된 제도 개편 등에 힘 쏟을 것을 약속했다"며 "2018년 국회 예산 심의에서 장애인연금 대상 확대와 장애인활동지원 24시간 보장, 그리고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지원, 탈시설 관련 예산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밀실야합으로 줄줄이 삭감되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전장연은 "20대 국회 임기를 불과 1년여 남짓 남겨둔 2019년 현재 '장애등급제 폐지'는 장애인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하는 '가짜 폐지'로 가고 있으며, 여기에는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고 지적하며 이해찬 더민주 당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에 전장연은 △2022년까지 OECD 평균 수준으로 장애인 복지예산 확대 △장애인연금 대상 확대 △활동지원 24시간 보장 △장애인 거주 시설 신규입소 금지 및 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 제정을 촉구하며 31일 오전 11시부터 이튿날인 2월 1일까지 용산역에서 1박 2일간 농성 투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짜'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한 예산 확대를 촉구하며 용산역에 모인 장애인 활동가들.
 

양영희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지난 6년간, 줄기차게 장애등급제 폐지를 외쳐왔다. 광화문 지하에서, 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서, 길 위에서, 국회 앞에서, 우리는 정말 수많은 투쟁을 했고, 지역구 의원들, 복지부며 기재부 공무원들, 수많은 정치인과 대선 후보자들, 문재인 대통령까지 만나 설득하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회장은 "우리가 만난 이들 중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고 장애인의 개별 욕구가 반영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약속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6년 동안 우리가 마주한 것은 기만뿐이었고 그것은 바로 지금, 오늘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더이상의 기만을 멈추고, 장애인의 삶을 진짜로 바꿀 수 있는 등급제 폐지에 정부는 책임을 지라"고 강조했다.

 

조현수 전장연 정책조직실장은 "장애등급제 폐지는 단순히 '숫자'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의 개별 욕구와 필요에 따른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도입하는 것, 그래서 궁극적으로 의미 있는 삶을 보장받는 사회로의 도입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얼마 전에도 장애등급제와 연동된 활동지원등급심사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중증장애인의 소식이 알려졌다"며 "등급제 폐지는 곧 장애인의 생명과 직결된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장애인의 '삶'보다 '돈'을 더 중요한 가치로 바라보며 '가짜' 등급제 폐지를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기만적 폐지'는 장애등급제뿐만이 아니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정부는 '부양의무자기준'도 폐지되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점진적 완화를 하고 있지만, 효과는 전혀 없다. 완화 이후에도 가난한 사람들은 죽어 나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무국장은 "'폐지'가 아닌 '완화'에 그치는 이유는 결국 복지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예산 확보를 미루는 것은 '점진적 개선'이 아니라 사실상 가난한 이들을 고사시키는 것이며, '예산의 효율적 관리'가 아니라 사각지대를 방관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사무국장은 "설 연휴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은 기차역에 와서 사람들에게 웃으며 인사 한마디 건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가난과 등급의 낙인 속에서 죽음의 문턱에 있는 이들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전장연은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하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용산역 대합실에 펼치는 퍼포먼스를 했다. 오후 7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사망한 장애인들을 기리는 합동 추모제가 진행된다.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하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용산역 대합실에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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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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