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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군이 운영하는 제암산자연휴양림, "시각장애인 안내견 출입 안 돼"
휴양림, “숙소에 안내견 못 들여, 300미터 떨어진 비닐하우스에 두자”
한시련, “머무는 1박 2일 동안 눈과 다리 바깥에 두고 다니라는 셈” 비판
등록일 [ 2019년02월08일 10시40분 ]

제암산자연휴양림 숙박시설 전경 © 피해당사자 김 씨 가족
 

1999년 2월 ‘장애인복지법’에 장애인보조견의 식당・공공장소 출입을 보장하는 조항이 추가됐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공공기관인 지방자치단체마저도 안내견 차별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각장애인 1급 김아무개 씨(22세)는 지난달 17일, 보성군청에서 운영하는 제암산자연휴양림 숙박시설을 가족과 찾았다가 안내견 출입을 거부당해 다시 집에 돌아와야 했다. 

 

이에 대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아래 한시련)는 7일 성명을 내고 부당한 안내견 차별이라며 규탄했다. 한시련에 따르면 김 씨 가족은 제암산자연휴양림 숙박시설에서 1박 2일 일정을 보낼 계획으로 예약하고, 1월 17일 오후 3시쯤 체크인을 위해 사무소를 찾았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은 “안내견이 발톱으로 나무 소재인 마룻바닥을 훼손할 수 있고, 애초에 반려동물은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라면서 “해당 시각장애인은 가족과 왔기에 활동하는 데 안내견의 도움을 받을 이유가 없으며, 동물 털로 인해 다음에 같은 숙소를 이용할 고객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며 시각장애인 안내견의 출입을 금지했다. 

 

그러면서 김 씨에게 숙소에서 200~300m 떨어진 비닐하우스에 안내견을 홀로 두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김 씨 가족은 보성군청이 “숙소 안에 안내견을 들일 수 없다”라고 강경하게 입장을 내세워 결국 환불을 받고 귀가할 수밖에 없었다.

 

김 씨 아버지는 “휴양림에 방문하기 전 전화로 예약할 때는 담당자가 안내견(래브라도 리트리버, 2세)을 동반해도 된다고 답변했다. 그런데 막상 찾아가니 안내견을 단순히 반려동물 취급하는 것도 모자라 ‘숙소 안으로 들일 줄 몰랐다’고 말하는 담당자의 태도가 어처구니없었다”면서 “‘장애인복지법’에도 장애인보조견의 식당・공공장소 출입을 보장하는 조항이 있다고 설명했지만 소용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장애인복지법 제90조 제3항 3호에 따르면 보조견 출입을 막을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김 씨 아버지는 “우리 가족이 숙박을 포기하고 귀가를 결정하기까지 걸린 3시간 동안 담당자는 복지과에 연락해보는 등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우리 딸이 ‘앞으로는 어디에도 가지 못할 것 같다. 민간 기관은 (안내견 입장이 가능하다는)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라며 가족이 받은 깊은 상처를 내보였다. 

 

시각장애인 1급 김 씨(31세)와 안내견 해별(래브라도 리트리버, 2살)이가 아침에 동네를 산책하고 있는 모습 © 피해당사자 김 씨 가족
 

김훈 한시련 정책연구원은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에게 눈과 다리와 같다. 안내견을 멀리 떨어진 곳에 두고 김 씨에게 1박 2일 동안 머물라는 담당자의 태도는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가족과 함께 있다는 이유로 ‘안내견의 역할이 필요 없다’라고 여기는 사고방식은 장애인에게 필요한 모든 사회서비스를 가족에게 맡기는 꼴”이라며 “안내견이 있으면 충분히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미리 위험을 예방할 수도 있는데 당사자와 떨어뜨리는 것은 그 사람의 자기 결정권을 빼앗는 명백한 차별행위”라고 꼬집었다.

 

김 연구원은 털이 날릴까 봐 걱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안내견으로 인한 동물털 알레르기나 기물 파손 우려에도 법은 대한민국 내 모든 숙박시설이 안내견을 반려동물과 다르게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안내견은 안내견학교에서 낯선 곳에 나왔을 때의 위험과 에티켓 훈련 등 모든 과정에 대해 훈련을 하고, 장애인 당사자와 한 달 동안 호흡을 맞추는 적응 기간을 갖기도 한다. 내 눈이 낯선 곳에 간다고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듯, 위험을 감지하고 생활을 돕는 안내견이 돌발행동할 여지는 극히 적다”고 설명했다. 

 

현행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인을 장애를 이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으로 불리하게 대하는 경우”를 장애인 차별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훈 연구원은 “당시 보성군청 담당자는 이번 사건이 법이 차별의 예외로 인정하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는데 이 주장은 매우 자의적이고 법적 장애인 인권 감수성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억지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제암산자연휴양림 홈페이지 이용안내에 있는 ‘애완동물 및 혐오동물 입장금지’ 규정 © 제암산자연휴양림
 

이번 사건에 대해 보성군청 관계자는 7일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안내견을 숙박시설 안으로만 들어오지 못하게 한 것뿐이지, 무작정 막은 것은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제암산자연휴양림 홈페이지 ‘이용자 주의사항’을 보면 “자연휴양림 내에는 애완동물 및 혐오 동물 등을 동반하고 입장할 수 없으며, 위반 시 관리자는 강제로 퇴장시킬 수 있다”라고 규정할 뿐 안내견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다. 보성군청 관계자에게 안내견에 대한 규정 설립 및 향후 계획, 시각장애인 혼자 방문할 경우에 대한 대책 등에 관해 물었지만, 담당자는 “구체적인 규정은 아직 만들지 않았다. 계속 논의하는 중”이라며 자세한 답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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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wony@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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