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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혐오차별 대응 특별추진위원회 출범
최영애 위원장 “혐오차별 해결 위해 공론화하고 해법 마련해 나갈 것”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학계, 법조계 등 25명으로 추진위 구성
등록일 [ 2019년02월20일 15시57분 ]

국가인권위원회가 20일 인권위 14층 전원위원회 회의실에서 ‘혐오차별 대응 특별추진위원회’ 출범식을 하고 제1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을 비롯한 위촉 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가 20일 인권위 14층 전원위원회 회의실에서 ‘혐오차별 대응 특별추진위원회(아래 추진위)’ 출범식을 하고 제1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추진위는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학계, 법조계 등 혐오차별 관련 전문성과 경험이 풍부한 25명 위원으로 구성했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왼쪽)이 정강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오른쪽)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악수하는 모습.
 

추진위 공동위원장은 최영애 인권위원장과 정강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가 맡았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여성, 이주민, 난민, 성소수자 등 사회 소수자에 대한 각종 혐오표현이 에스엔에스(SNS) 등에서 넘쳐나고 있다. 혐오는 사회구조적 차별에서 생기는 문제다.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한국사회를 통합사회로 만들어가는 데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오늘 여기에 함께해준 여러 추진위원의 의견을 모아 사회 소수자 혐오와 차별 해결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이끌어 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정강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감사한 마음보다는 마음이 무겁다. 혐오와 차별을 넘어서 누구나 존엄 받는 사회를 만드는 큰 물결을 인권위가 텄다고 생각한다. 여러 전문성을 갖춘 위원들과 최영애 위원장과 함께 잘 이끌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추진위는 출범선언문을 통해 “혐오 사회를 극복하여 공존의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우리 사회는 혐오차별이 일상을 깊숙이 파고들고 있어 사회적 갈등의 골이 더욱더 깊어지고 있다. 사회 소수자의 존엄성 침해, 구조적 차별의 재생산과 공고화, 민주주의 위협 및 사회통합 저해를 초래하고 있어 사회 모든 구성원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라며 “혐오차별 문제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고 혐오차별 해결을 위한 해법을 마련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추진위는 이날 1차 전체회의를 열고,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피해지원국장, 소모두 미얀마노동자복지센터 운영위원장으로부터 혐오차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대응 전략과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피해지원국장(왼쪽)과 소모두 미얀마노동자복지센터 운영위원장(오른쪽)이 혐오차별 사례를 발표하는 모습.
 

소모두 미얀마노동자복지센터 운영위원장은 노동 현장에서 혐오차별 당하는 이주노동자의 목소리를 전했다. 먼저 이주노동자 고용허가제 때문에 사업장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심사조건과 기준이 까다로워 이주노동자가 사업장을 옮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소무두 운영위원장은 “이주노동자는 한국에 기대를 품고 와서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는 고용계약서에 서명하고 일하기 시작한다. 문화적 어려움 때문에 사업장을 바꾸고 싶어도 모든 사업계획 권한을 고용주가 가지고 있다. 견디다 못해 사업장에서 이탈한 이주노동자가 우리가 부르는 ‘미등록 체류자’, 한국정부가 부르는 ‘불법체류자’가 된다”라면서 “왜 우리가 (미등록) 체류자가 되는지 관심을 두기보다 정부는 출입 위반으로 추방한다”라면서 서러움을 토로했다.

 

둘째로 외국인 근로자에게 현물 숙식비를 월급에서 공제하는 제도는 사실상 강제 징수라고 꼬집었다. 사업주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숙식을 제공할 경우, 월 통상임금의 20%를 공제할 수 있다. 

 

소모두 운영위원장은 “이주노동자는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가운데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등 임시주거시설에서 지내면서 월급에서 숙식비 명목으로 이를 강제 징수당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컨테이너나 비닐하우스는 냉난방도 되지 않고 비가 샌다. 숙소에는 잠금장치가 없어 여성 노동자는 성폭력과 성희롱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우리는 지친 몸을 회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공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셋째로 이주노동자는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8일,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수습기간이라는 명목으로 이주노동자에게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최저임금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해 논란이 일었다. 이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이주노동자가 입국한 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부터 1년 안에는 최저임금의 최대 30%까지, 근로 시작 후 1년 경과 시점부터 1년 이내에는 최저임금의 최대 20%까지 깎을 수 있다. 

 

소모두 운영위원장은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만으로 임금을 20~30% 깎자는 기상천외한 발상은 엄청난 차별이다”라며 “이주노동자의 기본적 인권과 노동권을 무시하고 차별이 가득한 법안을 우리는 강력히 반대한다.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이런 법안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피해지원국장은 사이버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면서 느낀 것을 중심으로 여성 혐오 주제에 대해 발언했다. 특히 최근 녹색당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이 열었던 ‘이름 없는 추모제’에 대해 소개하며 “성폭력과 성차별의 핵심은 결국 ‘여성혐오’”라고 지적했다. 이름 없는 추모제는 불법 촬영 영상물의 유포와 소비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피해자를 기억하는 추모제다.

 

김여진 피해지원국장은 “촬영물 유포로 발생하는 피해자는 여성이 94%, 남성이 3%, 공동피해자가 3%”라고 밝히며 “불법 촬영물처럼 젠더 기반 폭력 자체가 여성혐오를 기반으로 한다. 젠더 기반 폭력은 남성과 여성 사이 젠더 위계가 우리 사회에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라고 말했다. 즉, “남성 가해자가 자신을 비롯한 남녀신체 모두 나오더라도 이를 유포하는 이유는 본인보다 여성에게 훨씬 타격이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렇듯 여성을 성적으로 문란하다고 낙인찍는 것 등이 일종의 여성혐오”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끔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면 사이버 성폭력을 근절할 수 있다’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페미니즘과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이해 없는 교육은 실효성이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사이버 공간과 오프라인 공간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근본적으로는) 소수자 인권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라며 “추진위가 그 역할을 잘 맡아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추진위는 “향후 혐오차별 과제 발굴과 대응 등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분과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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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wony@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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