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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 ‘장소가 만들어내는 차이’-탈시설에서 답을 찾다
[교차적 관점으로 시설화 비판하기] ⑤
등록일 [ 2019년04월24일 19시50분 ]
/기획의도/
 
장애여성공감은 [IL과 젠더 포럼]을 통해서 장애인 탈시설 운동의 문제의식을 확장하고자 시도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삶을 통해 증명하듯이, 장애인이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은 지난한 ‘과정’을 의미합니다. 단지 삶의 장소를 옮기는 것뿐만 아니라 시설에 수용된 역사를 재해석하고, 지역사회 안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과 관계 맺기를 해나가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인 조건과 권력의 변화가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과정’은 시설을 폐쇄해서 더이상 시설에 갈 필요가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과도 긴밀하게 연결됩니다. 또한 이 ‘과정’에 참여해야 하는 사람은 등록된 장애인으로 한정되지 않습니다. 부랑인, 홈리스를 비롯해서 정신병원에서 심지어 지역사회와 집에서 사실상 감금된 채로 살아온 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함께 드러내고 변화의 주체가 되는 과정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장애인에 대한 억압뿐만 아니라 젠더, 섹슈얼리티, 인종에 대한 억압과 정상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동시에 필요하며 다양한 해방의 관점과 결합되어야 합니다. 장애여성공감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시설화에 저항하는 동료들을 만들고, 누구도 시설에 수용되지 않는 사회를 그려보고자 합니다.
 
이번 기획연재를 통해서 한국 사회에서 다양한 방식과 집단(부랑인, 정신장애인, 소위 요보호 아동, 여성, 성폭력 피해자, 난민,  HIV 감염인 등)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시설화의 양상들을 살펴보고, 이와 관련된 문제점과 대안을 찾아 나가는 시도를 해보고자 합니다.
 
/연재순서/
 
시설화를 넘어서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며 : 나영정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사회복지체계에서 탈시설 운동의 의미: 김지혜(강릉원주대학교 다문화학과)
탈시설 운동의 확장: 조미경(장애여성공감)
홈리스 시설: 김윤영(빈곤사회연대) 
⑤한부모 시설: 오진방(한국한부모연합)
⑥입양/미혼모 시설: 김호수(뉴욕시립대학교 사회학과)
⑦정신병원/요양시설: 노다혜(장애여성공감)
⑧성폭력 피해자 쉼터: 여름(장애여성공감)
⑨난민 시설: 고은지(난민인권센터)
⑩(탈가정) 청소년 시설: 변미혜(함께걷는아이들)
⑪요양병원: 권미란(에이즈환자 건강권 보장과 국립요양병원 마련을 위한 대책위원회)
⑫가족: 김순남(가족구성권연구소)
⑬성매매피해자 자활시설: 김주희(서강대학교 트랜스내셔널 인문학연구소)
*필자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장소가 만들어 내는 차이

 

공간상의 좌표나 영토로서의 객관적 공간이 아니라 사회 공간적 실천과 밀접한 관계 하에 경계 지어지고 규정되는 ‘장소’의 개념을 제안한 린다 맥도웰은 장소가 정체성과 긴밀한 연관을 지닌다고 하였다(『젠더, 정체성, 장소』). 갑작스런 임신으로 가족 없이 아이를 낳아야 하는 여성들, 남편의 죽음으로 혼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여성들, 남편의 폭력 혹은 남편과의 갈등으로 위자료나 양육비 없이 생계와 양육을 함께 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가장 필요한 ‘장소’는 무엇일까?

 

현재 전국 125개 생활시설과 4개의 복지상담소를 운영 중인 한부모복지시설의 ‘위력’은 대단하다. 한국전쟁 이후 전쟁미망인과 고아들을 수용하면서 시작된 모자원사업은 이후 모자복지사업으로 발전되었고 1989년 모자복지법 제정과 2007년 한부모가족지원법으로 이어졌다. 한부모가족지원법 1장의 9조와 3장 전체가 한부모복지시설관련 법조항으로, 한부모들은 여성한부모, 미혼모, 남성한부모로 분류되어 기본생활지원형, 공동생활지원형, 자립생활지원형 시설에서 각각 1~3년, 모두 합한다면 5년 동안 입소할 수 있다.

 

한부모가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다양한 가족 형태 중 하나로 2018년 기준 154만 가구로 추정된다. 한부모복지시설은 이중 약 0.2%인 총 4,000명을 보호하는데, 한부모 복지 예산 중 많은 부분이 시설유지비와 운영비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시설장 대부분은 한부모정책 운영에 대표성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 시설장 또한 한부모이거나 한부모를 잘 아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들의 인식에서 한부모는 ‘보호받고 지원해주어야 하는 대상’에 머물러있다. 그들은 대부분 ‘수용’, ‘입소’, ‘공적 지원체계’ ‘종사자’와 ‘거주자’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며, 용어에서 보이듯 이들에게 시설은 “일정 기간 경제적 비용 없이 주거제공을 하고 심리·정서적 안정에 큰 도움을 주는 주거지원”일 뿐이다. ‘한부모의 주거권‘으로 접근하는 권리 담론이 아닌 ‘시설’로서의 장소는 계속 구획되고 배치되면서, 수용된 조건 안에서 ‘양육자’와 ‘가장’ 그리고 부양가족 모두를 ‘수혜자’로 만든다.

 

2019년 3월 29일 “한부모가족의 자립, 시설에서 답을 찾다”라는 주제로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최고 5년 미만인 한부모시설 입소기간을 10년으로 늘리고 시설종사자 3교대 근무가 가능하게 지원한다면 현재 한부모복지시설 정원 대비 입소율을 50%에서 100%로 끌어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적극적인 홍보와 시설확충을 통해서 더욱 많은 한부모들을 시설에 유치하면 한부모의 자립을 유도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탈시설과 지역사회 중심의 복지서비스 구축 방안

 

한부모 당사자로서 토론회에 참석한 후 과연 한부모의 자립을 시설에서 찾을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물어보고 싶어졌다. 지금은 장애인 단체를 비롯한 모든 인권단체들이 ‘탈시설’을 외치며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복지 급여와 서비스를 요구하는 때다. 한부모가족복지시설협회1)는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이유만으로 홀대받던 한부모를 ‘환대’한다고 말한다. 한부모를 도와주는 사업을 통해 한부모들이 진정으로 자립하고, 삶의 질이 나아진 적이 있었을까? 우리는 냉정히 물어봐야 한다. 

 

이들은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서 지역 커뮤니티 중심 사업, 즉 한부모 취업과 돌봄패키지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겠다며 한부모복지시설 인프라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전체 한부모 154만 가구 중 0.2%에 불과한 입소정원 4,000명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2019년 예산 64억원이 배정되었다. 이는 2018년 15억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또한, 한부모가족은 계속 ‘취약’ 가족, ‘위기’ 가족으로 분류되면서 수동적인 정책대상에 머무르고 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한부모가족복지시설 관계자들은 한부모들의 진정한 자립과 임파워먼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시설이 가지고 있는 지역 인프라를 활용해 한부모들을 지역에서 다시 시설로 유입할 방안을 마련하는 데만 집중하는 듯 보였다.

 

그렇다면 시설에 있는 한부모들은 왜 주체적인 단체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한부모가 ‘지원’만을 원하는 집단으로 보이는 것에 대해 한부모들은 정말 고민을 안 하는 것일까? 저소득 한부모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복지정책은 ‘한부모=저소득’이라는 낙인을 유발하고 있고, 낙인이 두려운 한부모들은 단체행동을 할 수 없는 위치에 놓여진다. 그리고 한부모들에게 암묵적으로 가해지는 가족(상황)차별은 정상가족 중심의 가족정책과 사회·문화적 배제를 통해서 작동하고 있으며 한부모의 당당한 가구구성권 논의는 늘 뒷전인 것처럼 보인다. 사회적 도움과 관심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족 내 양육자 중 아빠나 엄마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보여주는 과도한 지원과 관심이 때로는 한부모들의 개인적인 저항이나 선택과 같은 행위성을 드러낼 수 없는 기제로 작동하는 것은 아닌지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복지의 형태는 변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탈시설과 지역사회 중심의 복지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2). ‘커뮤니티 케어’는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자택이나 그룹홈 등 지역사회에 거주하면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복지급여와 서비스를 받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며 자아실현과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적인 사회서비스이다. 서구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에 걸쳐 시설보호의 반인권적인 측면과 높은 보호 비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미 실행되어온 제도라고 한다.(김용득, 2018)

 

탈시설 정책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 거주 시설에 입소해 있는 사람들이 시설이라는 공간을 떠나서 자신의 공간으로 이주하는 형태의 탈시설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사할 집이 지원되어야 하고,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지원서비스가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자립정착금 지원, 임대주택 공급, 탈시설지원센터 운영 등이 필요하다고 학자들은 주장한다. 두 번째는  시설의 규모, 환경, 서비스 내용과 방법 등을 변경하는 기존 시설 개혁 중심의 탈시설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시설과 탈시설의 경계를 어떻게 정할 것이냐를 두고 복잡한 논란이 제기되는데 자립적인 공간이 주어지는지, 개별적인 재정이 마련되는지, 적정한 지원 등이 있는지가 시설 개혁의 핵심 요소라 한다.

 

전쟁 후 60년 넘는 세월 동안 한부모 시설을 운영해 온 시설 법인과 대표 그리고 종사자들의 일자리와 봉사자로서의 사회적 지위는 이제 막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동할 수 없고 자유롭게 관계 맺을 수 없었던 장소성에 대한 한부모들의 ‘반란’은 시설로 몰리지 않는 것으로 대변된다 볼 수 있다. 아무리 시설이 좋고 서비스가 좋아져도 이제 사람들은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공간을 원한다. 이는 가족 중심주의에서 개인 중심주의로 이전하는 시대적 변화 속에서 아이를 부양해야 하는 한부모 중에서도 독립된 장소에서 거주할 권리를 주장하는 세대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한부모들은 이제 서로의 힘을 모아 국가가 대신해 주지 않는 낙태죄 폐지와 양육비 이행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으며, 주체성 회복을 위한 한부모 자조모임은 이미 전근대적 시설유지 담론에 틈을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14일, 민간 위탁모에 의한 학대로 15개월 아동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한국한부모연합이 국가 아동돌봄 체계 강화를 촉구하며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 한국한부모연합
 

문제는 젠더 불평등과 불평등한 가족구조가 만들어낸 낮은 ‘혼인지위’3)와 이에 대한 저항할 수 있는 공간의 부재

 

정부는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양육비 상담과 미지급시 소송 진행을 하고있는데, 양육비이행관리원 상담건수와 종사자 수가 매해 늘어나고 있다며, 전 세계 유례없는 양육비 이행관리원이 운영되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 문제는 비양육자가 양육비 지급을 하지 않을 때 가해지는 법적 조치가 없다는 것이다. 한부모들이 겪는 경제적 문제는 다양한 측면에서 발생하는데, 경력단절 여성일 경우 성차별적 고용시장에서 혼자 아이를 양육하며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지 않고, 이혼 과정에서 아동 양육비에 대한 비양육자의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법적 조치가 없을 뿐만 아니라, 경제력을 가진비양육자(주로 남성)에게 주 양육자인 여성과 자녀에 대한 윤리적 책임은 더더욱 물을 수 없는 상황에서 생겨난다. 가부장적 위계 사회가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위력은 혼자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가난을 증명해서 ‘보호’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개인에게 강요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고립된 채 이러한 강요에 노출되었던 개인들이 지역별로 모이기 시작하였고 2004년 ‘전국한부모지원네트워크’에서 시작해 2010년 ‘한국한부모연합’이 창립되었다. 현재는 전국에 10여개의 단체와 온라인을 기반으로 양육비 해결을 위한 새로운 모임들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2018년 제정된 한부모가족의 날을 통해 이제 전국의 한부모여성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게 된 것은 파편처럼 흩어져 있던 한부모들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2018년 5월 10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한부모 가족의 날 제정 기념행사에서 카드섹션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 한국한부모연합
 

이혼 후 내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남편 없는 여성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더욱 ‘정상’적인 옷을 입고, ‘정상’적인 행동을 하려 애쓴 것이다. 그리고 이는 나만의 노력은 아니었을 것이다. 자녀들 또한 학교에서 혹은 친구들 사이에서 아빠 없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을 것이다. 이성애에 기반한 결혼을 통해서만 가족은 이어져 왔고, 그 가족 안에서 여성들은 위축되어왔다. 가족 해체 위기에서도 여성들은 ‘아이만은 지켜야 한다’는 모성을 강요받는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차별적 가족 위계질서를 온몸으로 이겨 낸 한부모 여성들의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목소리로 구조적 억압을 없애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낙태죄 폐지와 관련하여 가장 밀접한 미혼모 여성들의 이야기가 정책화된다든지 양육비에 대해서도 가장 힘든 한부모들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부모들의 의견은 제대로 한부모정책에 반영되어 본 적이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부모들이 더 지원받고 보호 받는 것이 아니라 한부모를 둘러싸고 있는 각종 법률과 정책에 대해 알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또한 여성가구주이지만 한 번도 주도적 권리 행사에 관한 교육을 받아 보지 못한 여성들에게 가장으로의 책임뿐 아니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시민교육 또한 필요하다. 그러나 시설에서는 주도적인 자조모임 조차도 할 수 없으며 알고 싶고 듣고 싶은 교육을 받을 수도 요구할 수도 없다고 한다.

 

한부모들은 시설이 아닌 ‘개인화’된 주거권 보장으로 젠더 불평등 안에서의 한부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제 장소로 보장받은 ‘독립’된 주체로서 한부모들은 낮은 ‘혼인지위’로 인한 차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가부장적 위계질서에 집단적인 ‘저항’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더 이상 ‘가난’을 증명하지 않아도, 더 이상 ‘보호’담론을 남발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위해서 말이다. 한부모들이 겪었던 많은 불평등은 여성이 결혼을 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재생산 담론으로, 시설을 통하지 않고도 독립된 주거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주거 권리로, 또한 일반 시민들과 똑같이 아이 돌봄과 육아휴직을 이용하고 비양육부모에게 양육비를 받거나 국가가 대신 지급하는 대지급제로 ‘독박양육’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함으로써 해결되어야 한다.

 

‘한부모가족증명서’는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른 한부모가족 보호 대상자 증명이며, 소득을 따져서 발급한다. 이 증명서를 발급받아서 지원을 받으려면 소득이 최저시급보다 적어야 한다. 이 때문에 한부모들은 일을 하면서도 스스로 최저시급에 못 미치는 나쁜 일자리를 찾아야 하거나 시설에 계속 머무는 쪽을 강제당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시민으로서의 보편적 권리’보다 ‘수혜자로서의 혜택’으로 주어지는 지원이 정말 한부모를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 ‘보호 대상자 증명’ 과정이 시설 유지를 위해 ‘가난 증명’을 강제하는 건 아닌지 질문해야 한다.

 

더 나아가 시설을 포함해 한부모와 특히 어린 미혼모들에게 주어지는 혜택4)이 한부모와 그 자녀들에게 과연 주체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삶을 향해 가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어린 미혼모들에게 제공되는 각종 사업이 오히려 미혼모들의 주체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자립을 저해하고, 그저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선지원, 후자립이라는 보호 담론을 만들어내고 있을 따름이다. 60년 넘게 이어온 한부모복지시설 위주의 정책 결과가 한부모들의 이용거부라면 시설 위주의 한부모정치의 생명은 다한 것이 아닌가?

 

변해가는 시대 안에서 한부모와 미혼모들은 전근대적 모성 담론에 사로잡혀 ‘나 자신’으로 살아보지도 못한 채 1인 저소득가구로 순간이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이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시설중심의 정책은 시설보호가 끝난 1인 가구 (한부모)여성들을 새로운 빈곤층으로 양산할 뿐이라는 점이다.

 

 

*          *           *

 

각 주

 

1) 한부모가족복지시설협회는 1950년 6·25 전쟁으로 인하여 발생된 한부모가족들의 보호와 복지를 위해 창립되었다고 홈페이지(www.womenbokji.or.kr) 설립목적 및 주요사업에서 밝히고 있다. ‘한부모’라는 용어는 1999년 당시 한국여성민우회 유경희 대표가 주도하에 만들어진 인권언어로 1950년대 당시 사용되지 않았던 언어이다.

2) 이러한 정부의 계획이 어떻게 실현될 것인지는 미지수이지만 시설수용 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는 것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은 분명하다.

3) 혼인지위란 결혼 관계에서 오는 미혼, 이혼, 사별 등의 지위에 따라 높고 낮음을 이야기 하나 ‘혼인지위’로 표시한 이유는 이혼 시 아직도 아이의 양육을 전담하는 양육자(대부분 여성)가 친권과 양육권을 행사할 수 없거나 또는 비양육자의 도움 없이 당연히 여성이 아이를 전담해야 하는 낮은 지위를 말한다. 결혼과 이혼 시 여성들은 아직도 남성들 보다는 지위가 낮은 불평등한 구조를 표현하는 이중 언어로 사용

4) 24세 미만 청소년한부모는 아동양육비 35만원(일반저소득한부모 20만원)을 받고 있으며 미혼모일 경우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 입소하면 본인과 자녀에 대한 의료비 지원, 청소년한부모자립지원금은 31억원이 책정(여가부자료)되어 있다. 이 외에도 두산에서 후원하고 바보의 나눔재단을 통한 <엄마의 미래>사업, KDB나눔재단의 <트라이앵글프로젝트>, SBS, 아모레퍼시픽,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하는 <미혼모홀로서기지원사업>, CJ 나눔재단의 등 청소년미혼모사업을 통해 위기 임신과 출산 사례관리를 하고 있다. 이제 낙태죄는 위헌 판결을 받았지만 여성들의 자기주도적인 선택에 의한 임신과 출산과 양육에 대한 담론형성 보다는 저출산대책의 일환으로 선지원, 후자립이라는 보호담론으로 가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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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방 한국한부모연합 사무국장 beminor@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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