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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성소수자 행사 체육관 대관 취소는 차별”
처음에는 대관 허가했다가 ‘민원 들어왔다’며 퀴어여성 체육대회 행사 대관 취소
인권위, “지자체나 공공기관, 사회적 소수자 보호하고 혐오 없애기 위해 노력할 의무 있어”
등록일 [ 2019년05월10일 15시25분 ]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가 신청인의 성적지향을 이유로 체육관 대관 허가를 취소한 A구와 A시설관리공단에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또 A시설관리공단에는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 개선과 인권 감수성 향상을 위한 특별 인권교육을 하라고 권고했다.

 

진정인은 ‘퀴어여성 생활체육대회’를 개최하고자 A구 체육관 대관을 신청하고, A시설관리공단으로부터 사용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시설관리공단은 진정인에게 “(성소수자 행사인 것을 이유로) 민원이 들어왔다. 미풍양속 문제로 대관을 취소할 수 있다”라고 전하고, 다음날 “체육관 천장 공사를 해서 대관을 취소하겠다”라고 통보했다. 이에 진정인은 “체육관 대관 취소는 성적지향에 대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시설관리공단은 “체육관 천장 공사는 이미 잡힌 일정이었고 대관 담당자가 미처 알지 못해 대관을 허가했다. 나중에 알게 되어 대관을 취소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해당 구청은 “시설관리공단의 의견을 받아 체육관 천장 공사 일정을 정했으나, 대관 취소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A시설관리공단 공사 담당자가 개인적으로 쓴 메모 1매 외에는 공사가 이미 결정되어 있음을 입증할 만한 자료가 없었다. 또한 A시설관리공단은 진정인에게는 ‘연말까지 대관 일정 조정이 어렵다’고 이야기했으나 진정인과 같은 날 오전에 대관을 신청한 어린이집에는 다른 날로 대관 일정을 변경할 수 있도록 안내한 사실도 드러났다.

 

A구청은 성소수자 관련 민원제기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시설 대관 취소에 관해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위 조사 결과, 공단 대관 담당자가 진정인에게 "구청에서 문제가 되지 않느냐라는 뉘앙스의 의견을 들었다"고 말한 사실이 밝혀졌고, 공단 체육관 담당자 역시 ‘구청에도 이 문제로 민원이 들어왔다고 구청 직원에게 들었다'는 진술을 했다.

 

인권위는 이러한 사실에 비춰볼 때 A구청이 성소수자 관련 민원제기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 구청이 공단에 취소를 지시하거나 부정적 의견을 전달하지 않더라도 감독기관으로서 시설대관 취소를 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보았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공단이 성소수자 단체의 행사를 반대하는 민원의 영향을 받아 진정인에게 대관을 허가한 날짜로 공사일정을 확정해 대관 허가를 취소한 점과 다른 날짜로 일정을 조절하지 않는 행위는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지자체나 공공기관은 집단 사이에 견해 차이로 대립과 갈등이 일어날 때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소수자가 불합리한 차별이나 억압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고 소수자에 대한 불합리한 편견과 혐오를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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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wony@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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