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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들 “종합조사표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분노
청각장애인에 대한 이해 없는 ‘맞춤형 서비스’는 허위… “장애등급제 폐지, 재검토하라!
“종합조사표에 활동지원에 준하는 의사소통지원 체계 마련해야”
등록일 [ 2019년06월12일 13시41분 ]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과 한국농아인협회는 12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장애등급제 폐지정책 재검토하라! 현재의 장애등급제 폐지정책, 청각장애인들도 반대한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장애벽허물기

장애등급제 폐지를 논하던 당시 저는 찬성했습니다. 하지만 장애등급제 폐지 정책을 들여다보니 충격 그 자체입니다. 종합조사표가 활동지원조사표로 둔갑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의사소통이나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장애인은 오히려 지금보다 못한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정부는 맞춤형 서비스라고 하는데, 오히려 정부의 정책에 끼워 맞추는 역맞춤형 서비스입니다. 어른이 어린아이 옷을 억지로 입는 기분입니다. (청각장애 당사자인 윤정기 장애벽허물기 활동가 발언)

정부의 ‘장애등급제 단계적 개선’이 ‘사기’라며 장애계가 대정부 투쟁을 하는 가운데, 청각장애계도 장애등급제 폐지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청각장애인들은 장애등급제 폐지 이후 도입되는 종합조사표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에 초점을 두고 있어 청각장애인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아래 장애벽허물기)과 한국농아인협회(아래 한농협) 등은 12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장애등급제 폐지정책 재검토하라! 현재의 장애등급제 폐지정책, 청각장애인들도 반대한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정부가 주장하는 ‘맞춤형 서비스’가 청각장애인에게는 전혀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장애벽허물기는 “정해진 서비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 자신에게 맞는 서비스가 없어 포기하는 것은 맞춤형 서비스가 아니다”라며 “종합조사표에는 청각장애인들이 겪는 의사소통과 정보 장벽 등 특히 농인이 가진 문화적 측면은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종합조사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기능제한영역도 듣기·쓰기·전화사용 등 기초적인 움직임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사회활동영역도 학교와 직장 뿐인점도 지적했다.

 

장애등급제가 중증과 경증으로 이분화되는 것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장애벽허물기는 “7월이 되면 청각장애인도 ‘장애가 심한 장애인(중증)’과 ‘그렇지 않은 장애인(경증)’으로 나뉠 예정인데, 문제는 청력에 의한 기계적·의료적 구분에 있다. 이런 이분법적인 구분이 청각장애인의 욕구를 재단하는 기준으로 사용될 것”이라며 “청각장애인은 장애등급제 개편으로 인해 의료적 관점에 영원히 갇히게 되고, 기초적인 의사소통서비스에 갇히고, 주체적이지 못한 장애인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장애벽허물기는 지난달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의견 수렴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었다고 주장했다.

 

한농협 또한 “청각장애인은 우리 사회에 물리적으로 통합되어 있을 뿐, 개인 스스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극복하여야 하고 실질적인 사회참여에서 배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일상생활지원 서비스 내용에 청각장애인의 욕구에 따라 수어 및 문자통역 등 활동지원에 준하는 의사소통지원 서비스를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표’에 활동지원에 준하는 수어, 자막 등 소통지원 및 정보지원 항목 신설 △청각장애인 맞춤형 장애판정 기준 마련 △청각장애인을 중증과 경증 구분 삭제 등의 내용을 담아 청와대에 진정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요구서를 청와대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 장애벽허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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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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