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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장위원회 점거… 장애인들 “종합조사표는 사기다” 긴급 집결
종합조사표 내부 메뉴얼 공개 요구에 장관은 “그것은 답안지 공개하는 것”
장애인정책국장 면담했지만 “활동지원시간 삭감 없다”만 반복
등록일 [ 2019년06월14일 16시43분 ]

사회보장위원회를 점거하고 있는 사람들.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표=점수 조작표.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하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 박승원
유리문 너머 사회보장위원회 직원이 장애인 활동가들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박승원

“광화문 지하차도에서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해 1842일 농성한 결과, 복지부가 등급제를 폐지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 대신, 종합조사표라는 이상한 걸 들고 와서 우리를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 이걸로 모든 서비스의 수급자격과 양을 결정한다고 한다. 나도 종합조사표 모의적용 결과, 활동지원 100시간이 줄어든다. 혼자서는 문도 열 수 없는데 하루 3시간씩 줄어들면 어떻게 살라는 건가. 이런 이야길 하니 복지부는 두 단계씩 낮춰서(월 60시간 삭감) 3년간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고마워해야 하나? 나는 30년 후에도 이 몸뚱아리로 살아야 하는데 고작 3년이라니 장난하나? 눈 가리고 아웅 하기다.
현재 복지부는 예산을 아끼기 위해 종합조사표로 장애유형 간 갈등도 조장하고 있다. 우리는 필요한 만큼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왜 우리끼리 싸워야 하나. 종합조사표는 사기다. 복지부는 사기를 멈춰라!” (서기현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서기현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박승원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표’를 규탄하며 사회보장위원회를 기습 점거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4일 오후 2시 사회보장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박승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한자협)는 14일 오후 2시 사회보장위원회 앞에서 장애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은커녕 점수조작으로 장애인 생존권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같은 시간, 사회보장위원회가 있는 15층 사무실에는 장애인 활동가 20여명이 점거를 이어가고 있었다.

 

한자협은 이날 오전 7시 50분경, 국민연금 충정로사옥 15층 사회보장위원회 사무국을 기습 점거하고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표는 점수 조작표다.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그로 인해 이들은 오전 11시 30분경에 김현준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과 한 시간가량 면담할 수 있었다.

 

당시 사회보장위원회 내부 복지부 장관 서울집무실에는 박능후 복지부 장관도 있었으나 일정상의 이유로 장관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전 10시경, 박 장관은 집무실을 나서며 ‘종합조사표 내부 매뉴얼 공개’를 요구하는 장애인 활동가들에게 “메뉴얼 공개는 답안지를 공개하는 것과 비슷하다. 메뉴얼 안에서 판정해야 하는데 메뉴얼을 읽고 거기서 요구하는 사안대로, 자기 상황과 다르게 답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매뉴얼 공개를 거부했다.

 

또한 “우리는 너무 절박하다”는 장애인들의 호소에도 “모든 사람이 그래요”라면서 “그렇게(활동지원 시간 삭감을 의미) 안 될 거라고 확신한다. 국장님과 상의하라”고 답하고는 자리를 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장애인 활동가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박승원
 

이어진 김현준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과의 면담에서 이들은 활동지원 시간 삭감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과 종합조사표 내부 메뉴얼 공개 등을 재차 요구했다.

 

면담에 참석한 최용기 한자협 회장은 점거 중인 15층에서 전화로 면담 내용을 전했다.

 

최 회장은 “한자협 모의조사 결과, 월 100시간, 200시간 떨어지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복지부 정책국장은 ‘절대 떨어지는 일이 없다’며 ‘오히려 평균 7시간 늘어서 기획재정부랑 이야기하여 예산을 추가 확보했다’고 한다. 분명 시간 삭감이 되는데 그런 일 없다는 이야기만 반복하니 답답하다.”며 불통인 복지부의 태도를 꼬집었다.

 

이어 “지난 4월 토론회에서 복지부는 ‘588명 모의평가 결과, 평균 7시간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 공개를 요구했지만 그건 안 된다고 한다. 현재 4월에 공개한 종합조사표를 수정·보완하여 7월에 588명에 대해 다시 조사할 예정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소속 활동가들과 면담하고 있는 김현준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 사진 박승원

 

종합조사표에 대한 자세한 메뉴얼 공개를 요구했지만 이 역시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국장도 장관처럼 ‘어떻게 답안지를 공개하느냐’고 한다. 우리가 무슨 시험 보는 학생이냐?”고 질타하며 “국가는 중증장애인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 등급제 폐지에 따른 예산 반영으로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은 필요한 만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때까지 이곳을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면담에서 보건복지부는 ‘7월 1일부터 일상생활영역(활동지원,  보조기기, 응급알림e, 거주시설 입소)에서 장애등급제가 폐지되고 종합조사표가 적용된다’고 공공연히 밝혀왔으나, 현재 종합조사표로 활동지원 적용만 결정났을 뿐 나머지 세 가지에 대한 적용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음이 드러나 등급제 폐지에 대한 복지부의 무책임한 태도의 심각성이 드러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서 최강민 한자협 조직실장도 “어렸을 때 가족이 있을 때만 화장실에 갈 수 있어서 늘 변비를 달고 살았다. 현재도 활동지원 시간이 부족해서 활동지원사가 있을 때 억지로 화장실을 가야만 하는데, 복지부는 활동지원 시간을 늘리기는커녕 예산에 서비스양을 맞추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명학 노들장애인야학 활동가 또한 “종합조사표는 자기네들끼리 만든 조작표”라면서 “활동지원 시간은 중증장애인에게 생명과도 같은데 이게 장난칠 대상인가”라고 분노했다. 이어 그는 “끝까지 투쟁해서 우리가 원하는 종합조사표를 쟁취하자”고 외쳤다.

 

한편, 이들은 같은 장소에서 오후 5시에 종합조사표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표’를 규탄하며 사회보장위원회를 기습 점거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4일 오후 2시 사회보장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박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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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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