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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1기 탈시설 운동가’ 박정혁 씨 22일 별세
활동지원서비스도 없던 2003년 탈시설해서 왕성하게 활동
장애인야학 ‘너른마당’ 만들어 초대 교장 역임도
등록일 [ 2019년06월22일 23시48분 ]

2012년 8월, 노역 투쟁 당시 박정혁 씨의 모습.

활동지원서비스도 없던 2003년,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나와서 탈시설운동을 해오던 탈시설자립생활운동가 박정혁 씨(만 48세)가 22일 오후 8시경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27살 때까지 집에서 살다가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장애인시설에 입소하게 됐다. 그러다가 “먹고 자고 싸기만 하는” 시설 생활을 더는 견딜 수 없어, 2003년 강원도 철원의 성람재단 산하 은혜요양원에서 나온다.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나 체험홈 등 장애인자립생활을 위한 어떠한 기반도 없던 시기였다. 그는 피노키오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하는 지인의 집에서 생활하며, 시설 생활 당시 알게 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지역사회에서의 생활을 이어나갔다. 이듬해인 2004년, 같은 시설에 있던 지영 씨 또한 고인의 지원으로 탈시설하게 되면서 둘은 함께 살다가 결혼에 이르게 된다.

 

2006년 성람재단 비리 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 전면 개정을 위한 대책위가 꾸려지고, 종로구청 앞에서 무기한 농성이 시작되자 그는 성람재단 산하 시설 출신으로서 비리 척결 투쟁에 앞장섰다. 또한, 2006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의원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그는 이때 출마한 당과의 인연으로 2007년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을 만들어 장애인야학 운동을 하며, 너른마당 초대 교장으로 2011년까지 활동했다. 2012년 8월에는 장애인운동 과정에서 발생한 벌금 60만 원(30만 원 벌금 두 건) 납부를 거부하며 장애인활동가 7명과 자진 노역을 하기도 했다. 

 

평소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장애인문화공간 활동가로 활동하면서 노래극 ‘타락한 장애인’의 시나리오 및 연출을 맡기도 했으며, 비마이너 초기 칼럼니스트(2010.3~2014.3)로 수  편의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왕성한 활동을 보이던 그는 2013년 4월, 그의 “스승이고 동반자이자 탈시설운동의 동지”였던 아내 지영 활동가(당시 44세)가 패혈증으로 숨지면서 잠시 활동을 중단한다. 이후 그는 2016년 새로운 인연을 만나 재혼하였으나 2017년 1월 대장암 4기 선고를 받아 현재까지 힘겨운 항암 투쟁을 해왔다.

 

탈시설 자립생활운동 1기로서 그가 가장 주력했던 활동은 무엇보다 탈시설 운동이었다. 임소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활동가는 “고인은 지영 씨와 함께 시설에서 나온 후, ‘1기 탈시설 운동가’로서 탈시설한 사람들의 멘토로 굉장히 많은 활동을 했다. 특히 고인은 자신의 경험을 자산으로 글을 써서 탈시설 운동을 알려내는 작가로서 운동했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병원장례식장 9호실이며, 23일 오후 6시 서울대병원 1층에서 추모제를 연다. 발인은 24일 오전(시간 미정)이다. 조문은 23일 오전 9시부터 가능하다.

 

- 조의금 계좌 : 우리 1002-654-175813 (예금주 : 배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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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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