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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한자협, ‘비법정단체 망언’한 5개 장애단체에 공개 답변 요구
복지부 간담회 참석한 법정 장애단체들 “비법정 단체들 시위에 정부가 경도되면 안 돼”
“이번 사태 근본 문제는 ‘법정·비법정 편 가르는 복지부 기준’에 있어… 개선해야”
등록일 [ 2019년07월05일 17시42분 ]

5일 오전 11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법정 5개 장애단체 망언 사과촉구 및 장애인정책국 장애단체 갑질 청산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발언을 하고 있는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와 최용기 한자협 회장의 모습. 사진 허현덕

 

비법정단체로 지목된 전장연과 한자협이 ‘비법정단체 망언’을 한 5개 ‘법정’ 장애단체에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정부와 장애계의 소통을 방해하는 복지부 법정·비법정 기준 개정을 촉구했다.

 

5일 오전 11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한자협)는 ‘법정 5개 장애단체 망언 사과 촉구 및 장애인정책국 장애단체 갑질 청산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와 같이 밝혔다.

 

지난 6월 25일, 보건복지부(아래 복지부)는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기자브리핑에서 이른바 ‘비법정단체 망언’을 했다. 이에 전장연과 한자협은 박능후 장관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지난 2일부터 충정로 사회보장위원회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관련 기사: 박능후 장관 ‘비법정단체 망언’에 장애인들, 공개사과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 돌입)

 

천막농성 4일째인 4일에 전장연·한자협 대표단은 배병준 복지부 사회복지실장과 면담을 했다. 대표단은 “이날 복지부 측은 박능후 장관의 발언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나온 말로 장관의 주장이 아님을 밝혔다”며 “본의 아니게 받은 상처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전장연·한자협은 “우선 복지부의 사과는 받아들이되, 사과에 대한 진위에 대해서는 논의와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더불어 전장연·한자협은 이번 사태가 복지부의 사과만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하며, ‘비법정단체 망언’에 대해 복지부 간담회에 참석한 5개 장애단체의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이번 사태의 근본 문제는 복지부가 장애단체를 법정·비법정으로 나눠 소통한 것에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지난 6월 25일 ‘수요자 중심 장애인 지원체계가 시작됩니다’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장애단체 간담회에 모인 복지부 관계자와 5개 장애단체 대표들의 모습. 사진 보건복지부
 

- 전장연·한자협, 복지부 간담회 참석한 장애단체 5곳에 공식적인 답변 요구

 

6월 25일 복지부 간담회에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홍순봉)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김광환) △한국장애인부모회(정기영) △한국자폐인사랑협회(김용직) △한국장애인연맹(황광식) 등 5개 장애단체 대표가 참가했다.

 

박능후 장관은 이들 5개 단체 대표가 “소위 말하는 비법정단체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시위를 한다거나 과도한 의견표출들이 있었는데, 그러한 의견표출에 너무 정부가 경도되지 말고 균형 있게 기존의 법정단체를 중심으로 대표성 있는 단체들의 의견을 좀 더 충실히 반영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역사적인 장애등급제 폐지를 앞두고 열린 간담회에서 장애인 대표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장애단체 간 분란을 일으킬 발언을 왜 했는지 저의가 의심되고, 기존의 신뢰마저 무너뜨렸다”며 “장애단체 간 이견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는 부분이지만, 공식적이고 역사적인 자리에서 사석에서나 할 법한 이야기를 복지부 측에 전했다는 것은 같은 장애단체로서 심한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또한 “지금까지 5개 단체의 입장을 전달받은 바가 없다”며 “간담회에 참석한 5개 단체 대표들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전장연·한자협이 5개 단체에 보낸 공문에는 △‘법정단체’가 간담회 자리에서 복지부에 요구한 내용 △헌법에서 보장하는 ‘시위’가 문제인 이유 △장애단체의 대표성의 기준 △‘비법정단체의 과도한 의견 표출’이라는 표현의 구체적인 내용과 문제점 △(그동안 장애등급제 폐지를 반대한 단체에 한해서) 현재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에 대한 입장과 반대에서 찬성으로 바뀐 이유 △복지부에 비법정단체의 주장에 ‘경도되지 말라’고 주장한 근거 등에 대한 물음이 담겼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그날 자리는 5개 장애단체에 소속된 장애인만의 위한 자리가 아니라 장애인의 요구를 복지부에 공식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던 만큼 이들은 어떤 요구를 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그 자리에 있었던 대표들은 책임감을 지니고 위와 같은 의혹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그저 단순히 ‘망언’을 했다고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공식 답변을 촉구했다.

 

‘법정 5개 장애단체 망언 사과촉구 및 장애인정책국 장애단체 갑질 청산 기자간담회’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 허현덕

 

- “복지부 법정·비법정 기준 완화로 소통체계 개선해 더 다양한 장애계 의견 들어야”

 

전장연·한자협은 ‘비법정단체 망언’ 사태는 그동안 복지부가 장애단체에 가한 ‘갑질’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복지부는 장애계의 의견을 구할 때 법정단체를 위주로 했고, 다른 장애단체는 대화조차 나설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법정단체의 기준인 사단법인 허가는 복지부의 권한이다. 현재 복지부 내 사단법인은 32개가 있다.

 

한자협은 2003년부터 올해까지 여러 차례 사단법인 허가를 신청했지만 모두 반려됐다. 2003년 당시 복지부는 “한자협과 비슷한 성격을 지닌 단체와 합치면 사단법인을 내주겠다”며 반려했다. 올해 1월에는 실사까지 나왔지만 결국은 반려했다.

 

그러나 현재 복지부가 사단법인으로 허가한 장애단체 중에서는 비슷한 성격의 단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전장연·한자협의 주장이다. 최용기 한자협 회장은 “이미 복지부에 등록한 사단법인에는 유사 단체가 많고 차별성도 떨어진다”며 “복지부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단체만 사단법인으로 등록해주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전장연·한자협은 법정단체와 비법정단체로 나눈 기준을 개정해 정부와 장애계 소통을 더욱 유연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복지부에 △복지부 장애단체 사단법인 등록기준에서 ‘유사중복단체’ 등록 금지 폐기 △장애단체 예산 지원기준을 비영리민간단체로 확대하고 공모사업을 통한 지원방법 변경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까지 ‘장애등급제폐지민관협의체’ 정례적 운영 협의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 참여 보장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전장연·한자협은 “지난 6월 14일, 복지부가 한자협에 한 약속이행(관련 기사: 한자협, 9시간 만에 농성 해제… 6월 내에 복지부 장관 면담하기로)과 장애등급제 폐지에 따른 장애인정책국 예산을 함께 협의하자”며 복지부의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난 기자브리핑에서 복지부가 발표한 5200억 원으로는 ‘종합조사표’가 ‘점수조작표’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며 “장애등급제 폐지에 따른 장애인 예산을 현재보다 2조 규모 더 증액해야 한다”며 복지부가 협의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예산 증액의 근거로는 △활동지원서비스 65세 이상 지원 불가 해결 △활동지원서비스 24시간 정부 지원 △활동지원서비스 삭감 및 탈락 방지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하루 8시간 보장 △유형별 다양한 서비스 보장 등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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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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