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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간 노동 착취에 명의도용까지 당했는데 경찰은 고작 ‘폭행’만?
장애인권단체, 허술한 경찰 수사 규탄하며 재수사 촉구
피해 지적장애인, 사건 벌어진 사찰로 다시… 장애계 “대책 마련하라” 촉구
등록일 [ 2019년07월10일 15시54분 ]

장애인권단체가 장애인 노동착취 피해자를 방치하고, 피고발인에 명백한 혐의가 있음에도 부실 수사로 일관한 경찰을 규탄했다. 이들은 수사가 진행되지 않거나 불기소 처분한 건에 대한 고발장도 제출했다.
 
10일 오전 11시,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아래 연구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사찰 내 장애인 노동착취 고발 및 경찰의 부실수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10일 오전 11시,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장애인권단체가 ‘사찰 내 장애인 노동착취 고발 및 경찰의 부실수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장애인 학대피해자 두 번 울리는 ‘경찰의 부실 수사’

 

피해자인 지적장애인 ㄱ 씨는 1985년부터 서울 소재의 ○○사(절)에 들어간 이후 32년간 ㄴ 스님으로부터 노동력착취, 폭행, 명의도용 등의 피해를 당했다.

 

ㄱ 씨는 쉴 틈도 없이 밥 먹는 시간을 빼고는 마당 쓸기, 잔디 정돈, 텃밭 가꾸기, 공사 등 하루 13시간 강제노동을 해야 했다. 명절(음력설, 추석) 당일에만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런데 ㄴ 스님은 일을 못 한다고 피해자를 폭행하고 폭언도 일삼았다. 일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칼로 찔러 죽인다”는 협박까지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ㄱ 씨는 여러 차례 수사기관에 호소하기도 했지만, 수사기관은 피해 장애인을 ‘스님이 되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으로 간주해 “근로자로 볼 수 없다”며 강제노동 피해를 묵살했다.

 

이 뿐만 아니라 ㄴ 스님은 피해자 명의를 도용해 2억 원가량의 아파트 2채를 매매하고, 피해자 명의로 49개의 계좌를 개설해 수억 원에 달하는 돈을 펀드에 투자하기도 했다.

 

ㄱ 씨는 2017년 말경 다른 지적장애인 1명과 함께 ○○사를 탈출해 동생에게 도움을 청했고, 동생은 이에 ㄴ 스님을 경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서울노원경찰서와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노동력착취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또한 ㄴ 스님이 피해자 명의를 도용해 금융부동산 거래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있었음에도 수사대상에 포함하지 않고 불기소 처분했다. 현재 ㄴ 스님은 12건의 폭행 혐의로만 기소되어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ㄱ 씨와 함께 ○○사를 탈출했던 지적장애인 1명은 다시 절로 보내졌다. 현재 ○○사에는 2명의 지적장애인이 ㄱ 씨가 당했던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연구소는 파악하고 있다.

 

- “국가, 장애인 학대사건 재발 방지 대책 마련하라”

 

이에 연구소는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노동력 착취건과 불기소된 명의도용 혐의에 대한 고발장을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또한 ○○사에 남아 있는 두 명의 지적장애인의 강제근로에 대한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하고, 빠른 시일 안에 피해자를 ○○사와 분리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구소 측은 수사기관에 대한 규탄의 의미를 담아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구소는 “경찰이 피해자와 ○○사에 남아 있는 두 명의 노동력착취 피해자들에게 수사 절차에서 충분한 ‘장애인 사법지원’을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헌법 제10조에 따라 국가는 개인이 지니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지니고 있고, 종교기관에 의해 피해가 발생했더라도 국가에는 적극적인 보호의무가 있다”고 국가의 책임을 강조했다. 지난 4월 5일, 대법원은 ‘염전 노예 사건’ 국가 배상 판결에서 ‘도움을 청한 장애인을 염주에게 되돌려 보내기까지 하고 이미 실종자로 등록된 피해자를 보호조치하지 않았다’고 경찰의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대법원, ‘염전노예사건’ 피해자들 손 들어줬다)

 

연구소는 이를 언급하며 “앞서 경찰 수사관행에 경종을 울린 판결이 있었음에도 2019년 서울에서 발견된 이 끔찍한 장애인 노동착취 사건에서도 경찰은 가해자의 범죄를 방치하고 있다”며 “이번 수사과정에서도 지적장애인 피해자의 지적장애와 그에 따른 진술의 특성을 면밀히 고려하지도 않았다”고 국가의 직무유기를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학대피해 사건에 대한 수사 매뉴얼을 정비하고, 소속 검사, 경찰관, 근로감독관들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며 “국가가 장애인 학대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장애인권단체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에 항의 방문해 ㄴ 스님에 대한 내부 징계 및 종단 산하 사찰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와 현재 ○○사에 있는 지적장애인 피해자 2명은 모두 조계종에 정식 등록된 스님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다. 따라서 경찰이 주장한 ‘스님이 되기 위한 공부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계종 측은 이번 장애인 노동착취 조사에서 장애인권단체의 적극적 협조를 받아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후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사무처에 항의 방문하고 있는 모습. 사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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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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