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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성매매 후 복귀하는 ‘사회’에 관해 묻다
[교차적 관점으로 시설화 비판하기] ⑬
등록일 [ 2019년07월25일 12시40분 ]

/기획의도/
 
장애여성공감은 [IL과 젠더 포럼]을 통해서 장애인 탈시설 운동의 문제의식을 확장하고자 시도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삶을 통해 증명하듯이, 장애인이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은 지난한 ‘과정’을 의미합니다. 단지 삶의 장소를 옮기는 것뿐만 아니라 시설에 수용된 역사를 재해석하고, 지역사회 안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과 관계 맺기를 해나가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인 조건과 권력의 변화가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과정’은 시설을 폐쇄해서 더이상 시설에 갈 필요가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과도 긴밀하게 연결됩니다. 또한 이 ‘과정’에 참여해야 하는 사람은 등록된 장애인으로 한정되지 않습니다. 부랑인, 홈리스를 비롯해서 정신병원에서 심지어 지역사회와 집에서 사실상 감금된 채로 살아온 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함께 드러내고 변화의 주체가 되는 과정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장애인에 대한 억압뿐만 아니라 젠더, 섹슈얼리티, 인종에 대한 억압과 정상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동시에 필요하며 다양한 해방의 관점과 결합되어야 합니다. 장애여성공감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시설화에 저항하는 동료들을 만들고, 누구도 시설에 수용되지 않는 사회를 그려보고자 합니다.
 
이번 기획연재를 통해서 한국 사회에서 다양한 방식과 집단(부랑인, 정신장애인, 소위 요보호 아동, 여성, 성폭력 피해자, 난민,  HIV 감염인 등)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시설화의 양상들을 살펴보고, 이와 관련된 문제점과 대안을 찾아 나가는 시도를 해보고자 합니다.
 
/연재순서/
 
1. 시설화를 넘어서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며 : 나영정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2. 사회복지체계에서 탈시설 운동의 의미: 김지혜(강릉원주대학교 다문화학과)
3. 탈시설 운동의 확장: 조미경(장애여성공감)
4. 홈리스 시설: 김윤영(빈곤사회연대)
5. 한부모 시설: 오진방(한국한부모연합)
6. 입양/미혼모 시설: 김호수(뉴욕시립대학교 사회학과)
7. 정신병원/요양시설: 노다혜(장애여성공감)
8. 성폭력 피해자 쉼터: 여름(장애여성공감)
9. 난민 시설: 고은지(난민인권센터)
10. (탈가정) 청소년 시설: 변미혜(함께걷는아이들)
11. 요양병원: 권미란(에이즈환자 건강권 보장과 국립요양병원 마련을 위한 대책위원회)
12. 가족: 김순남(가족구성권연구소)
13. 성매매피해자 자활시설: 김주희(서강대학교 트랜스내셔널 인문학연구소)
14. 탈시설, IL센터의 역할은 무엇인가 : 노다혜(장애여성공감)
15. 시설의 경계 : 김현철 (토론토대학교 지리학과)
16.탈시설과 중증장애인 노동권: 정다운(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17.탈시설과 난민 : 김연주 (난민인권센터)
18. 시설의 문화적 재현과 이미지 : 김은정 (시라큐스 대학교 여성과 젠더학, 장애학)

 

화재 사건으로 본 두 개의 ‘수용소’

 

이 기획은 장애인, 노숙자, 난민, 미혼모 등 다양한 비규범적 주체들을 시설에 ‘보호’하려는 시도가 사실은 이들에 대한 사회적 격리와 배제를 초래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시도이다. 나는 성매매피해여성과 관련한 꼭지를 맡게 되었는데, 사실 이 주제는 이러한 시리즈 기획에 꼭 들어맞지는 않는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페미니스트 운동으로서의 반성매매 활동이 전개되어 온 역사적 진행 과정을 고려할 때 그러하다. 다음 두 가지 측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진보’ 여성 운동계의 오랜 요구와 활동으로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성판매자 여성들은 요보호여성에서 성매매피해자로 지위 변화를 겪었다. 성매매특별법이 ‘자발적 성판매자’를 분류하고 이들에 대해 처벌을 한다는 점에서 이 법은 여전히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전 시대 ‘윤락행위 등 방지법’이 성판매자 여성의 “선도”―사실상 추방과 격리―를 목적으로 한 법이라면 성매매특별법은 여성의 “보호와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라는 측면에서 현재의 법이 담고 있는 정치철학적 함의는 이전 시대와 비교해서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성판매자 여성들을 ‘시설’에 보호하려는 시도가 가진 문제를 드러내는 연구들은 주로 이전 시대 시설에서의 폭력을 고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왔다.

 

다음으로 우리 사회에서 성판매 여성에 대한 사회적 격리와 배제를 만들어 내는 직접적 요인은 시설이 아니라 성매매 업소에 있다. 일차적으로 여성을 확보해야 운영이 가능한 성매매 업소에서는 여성들을 업소에 붙잡아 두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동원한다. (그것이 비록 합법적인 외연을 가졌을지라도) 이러한 ‘다양한 수단’의 차별적이며 폭력적 성격에 대해 나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주의자들이 오랜 시간 연구하고 고발해왔다. 따라서 성매매 업소에서 개인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경험한 여성들을 ‘구조’하고 ‘지원’하는 활동은 선구적인 여성주의 활동의 일환이다. 이러한 활동을 구시대 시설이 가진 “사회적 격리와 배제”라는 문제의식으로 비판하는 것은 불가능할뿐더러 사실이 아니다. 

 

구시대 시설과 과거와 현재의 성매매 업소라는 “사회적 격리와 배제”의 두 공간이 가진 문제는 다음 두 건의 널리 알려진 화재 사건으로 증명된다. 먼저 시설의 문제는 경기여자기술학원 화재 사건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이 사건은 1995년 8월 21일 새벽 용인에 위치한 경기여자기술학원에서 이 시설을 탈출하고자 한 수용 학생들의 방화로 37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다친 사건이다. 한겨레 신문의 1995년 8월 22일 기사에 따르면 “이 시설에서는 검·경의 단속으로 적발된 윤락여성과 가출소녀 등이 수용돼 미용, 양재, 기계자수, 요리 등의 기술교육을 받고” 있었다. “교육시간은 10개월이며 2급 기능사 자격증을 딸 경우 교육기간이 1개월 감면”되지만 “교육기간에는 외출과 외박, 면회 등이 엄격히 통제돼 사실상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채 교육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학원 쪽은 원생들의 잦은 탈출을 막기 위해 3만8천㎡ 주변에 철책과 초소를 설치하고 청원경찰을 배치”하고 있었다고 하니, 사실상 이 사건을 통해 직업보도시설로 출발한 부녀보도시설은 강제 수용시설에 지나지 않았음이 세상에 드러났다.1)

 

1995년 8월에 언론에 보도된 경기여자기술학원 화재 사건.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캡처.

 

이러한 과거의 끔찍한 화재사건은 2000년대 들어 성매매 집결지에서 반복되었다. (물론 공식 기록되지 않은 성매매 집결지 화재사건은 무수히 많다) 2000년 9월 19일에 군산시 대명동의 속칭 ‘쉬파리 골목’의 유흥업소에서 불이 나 성매매 여성 5명이 사망하였다. 그리고 2002년 1월 19일 ‘쉬파리 골목’과 인접한 군산 개복동의 유흥주점에서 “전기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해 15명이 숨지는 참사”가 또다시 발생했다. 기록에 따르면 “전체 26평에 불과한 2층에만 1평이 조금 넘는 쪽방이 무려 7개가 설치”되었고, “내부 통로는 60~80㎝에 불과해 겨우 한 명만이 오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았다”고 한다. 업소 “창문과 출입문은 쇠창살로 막혀” 있었고, “안과 밖에서 모두 잠글 수 있는 2중 자물쇠가 설치되어” 이러한 대참사가 발생한 것이다.2)  화재 현장에서 여성들이 쓴 각종 각서가 발견되었으며, 여성들의 탈출을 막은 쇠창살까지도 여성들의 빚으로 설치한 것이라는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두 건의 화재사건은 사회로부터 ‘격리’ 당하거나 업소에 ‘고립’되어온 성판매 여성들이 경험해온 이중의 어려움을 드러낸다. 지난 연재 글에서 김순남은 우리 사회에서 이른바 ‘요보호자’에 대한 원가족의 동의가 요구되는 순간, 혹은 시설 종사자들을 엄마, 아빠라고 호칭하는 장면을 드러내며 “가족의 얼굴을 띤 강제적 친밀함”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3) 이에 더해 성매매 업소에서 엄마, 아빠, 이모, 삼촌의 호칭이 일반적이라는 사실을 떠올려 볼 때 성매매 여성들이 처한 “이중의 어려움”이 이해될 것이다. 이에 여성주의자들은 경기여자기술학원 화재사건 이후 이러한 구시대적 시설을 변화시키고 극복하고자 앞장섰다. 성매매 업소라는 ‘수용소’에서 시설이라는 또 다른 ‘수용소’로 여성들이 이동하지 않도록 성매매피해여성에 대한 지원시설, 거주시설을 민주화하는 것은 여성주의적 활동의 연장선이었다.

 

여성단체의 NGO화, 여성운동의 전문직화

 

문제는 여성주의적 액티비즘을 통해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지원 활동이 큰 수준에서 변화하였으나, 세상도 변하고 성매매 업소의 운영방식도 변했다는 것이다. 경기여자기술학원 화재사건이라는 끔찍한 사회적 재난 이후 구시대적 시설은 개선되어야 할 요구에 직면하였고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의 중심에는 피해 여성들의 특징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전문 인력”이 개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기술교육 중심의 재활이 아닌 전문 카운슬링 등 치료위주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안이 대표적이다.4) 윤락행위등방지법도 개정되어 이제 과거에 오직 정부에서 설치 가능했던 시설은 이제 사회복지법인과 비영리법인에 의해 설치, 운영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경기여자기술학원 화재사건이 발생한 1995년은 베이징 세계여성대회가 열린 해이기도 하다. 베이징 세계여성대회에서는 당시 미국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가 “여성인권은 인권이다”라는 유명한 연설을 하기도 했다. 이 연설은 문장만 놓고 보면 틀린 것이 하나 없는 연설이지만 이 시기 진행되었던 미국 주도의 세계화가 제3세계 여성들을 착취적으로 동원하였기에 힐러리의 연설이 전세계 활동가들과 연구자들의 비판을 받았다는 점은 곱씹어볼 만하다. 어쨌든 이러한 베이징 세계여성대회 이후 “여성인권은 인권이다”라는 슬로건으로 대표되는 성 주류화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한국에서도 이 직후 본격적으로 여성 이슈가 정부 이슈에 포함되었다. 특히 김대중 정부(1998~2003년)는 이러한 성 주류화 정책을 선도적으로 견인했다. 김은실은 성 주류화 정책으로 여성학과 졸업생들의 전문성이 인정받고 “대학들이 여성학 프로그램을 더 많이 개설하게” 된 것을 가리켜 “역설적이게도” 여성학 프로그램이 “좋은 비즈니스”로 여겨지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5) 국가는 민간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여성 문제 해결을 제도화하고자 했고 이 과정을 거쳐 풀뿌리 여성단체들은 NGO로 전환되었다.6)

 

여성운동 단체는 문제의 원인을 전문적으로 진단해야 하는 위치에 놓이게 되면서 문제를 해결할 도구를 내놓아야 했다. 이때 여성운동은 전문화의 기반을 착실하게 닦아 놓은 사회복지 실천과 만나게 되었다. 여성운동의 역사와 활동 경험은 사회복지 프레임 안으로 흡수되었고 여성(주의)운동으로서의 상담활동은 사회복지기능으로 축소되게 되었다.7) 성매매 문제 역시 변화된 환경에 맞는 적절한 서비스를 지원해야 하는 전문성과 신속함을 필요로 하는 문제가 되었다. 성매매로 인해 여성 개인이 경험하는 문제는 사회복지 제도가 제공하는 전문적인 상담과 적절한 서비스 프로그램에 의해 ‘치료’되고 ‘회복’되어야 하는 문제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제정되었다. 그리고 성매매와 관련된 새로운 정체성이 등장하였다. 바로 “탈성매매 여성”이라는 범주이다. 이들은 전문가에 의해 만들어진 ‘탈성매매(를 위한) 과정’을 성공적으로 통과한 이들을 지칭하는데, 이제 성매매피해여성들은 요보호여성의 경우처럼 추방되거나 격리되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성공적으로 사회로 ‘복귀’해야 하는 여성이 되었다.

 

이 시기를 지나며 성매매 업소의 운영방식도 변화하였다. 성매매특별법 제정 이후 성매매를 목적으로 하는 선불금이 무효가 된 사례가 증가하면서 업소에서는 업주가 여성들에게 직접 건네주는 방식의 선불금을 기피하게 되었다. 동시에 한국 경제의 금융적 전환의 과정을 지나며 금융권에서 개인에게 지급하는 대출의 규모가 전례 없이 커졌다. 이전 시기 업주와 여성의 대면적 관계에서 지급되던 선불금은 저축은행 등 금융권의 대출로 전환되었고 여성들은 자신을 직접 구속하는 인물이 사라지고 제도화된 금융 시스템 안으로 진입하게 되면서 경제적 측면에서 ‘자유’를 경험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물론 이때의 자유는 성산업 안에서의 미래 수익을 담보로 하는 신용이 만들어놓은 제한적인 의미에서의 자유임은 틀림없다.8)

 

쇠창살이 있고 안에는 사람, 이불, 책 등의 실루엣이 어렴풋이 보인다. 사진 픽사베이
 

사회운동으로서의 탈시설 운동과 페미니즘

 

이 글을 시작하면서 나는 성매매라는 주제가 우리 사회의 ‘주변화된 존재’, ‘비규범적 존재’에 대한 시설 보호 담론이 가진 문제를 드러내는데 적절하지는 않다는 점을 밝혔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여성운동이 NGO화되면서 더 이상 시설에서의 보호는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탈성매매’ 담론은 시설 철폐 담론이 주도하는 ‘사회 복귀’라는 프레임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이유로 성매매라는 주제는 탈시설 운동의 미래와 방향을 점검하고자 하는 사유와 더 긴밀하게 만날 수 있다.

 

성매매피해여성들의 사회 복귀를 위해 ‘자활’이라는 키워드가 중요한 단어로 등장했다. 자활에서 최종 목표는 ‘탈성매매’ 이후 사회적 생존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 서비스화된 여성운동의 프로세스를 통해 성매매피해여성들은 성매매로 인한 피해를 치료, 제거하고 성매매 이외의 경제적 생존 수단을 통해 사회로 ‘복귀’하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우리는 그렇다면 여성들이 ‘탈성매매’ 이후 진입할 것이라고 여겨지는 사회에 대해 질문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회는 성매매로 인한 피해가 제거되고 신용을 가진 개인이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통해 자아실현을 도모할 수 있는 성매매와는 무관한 평등한 경제적 장, 탈매춘화된 장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앞서 살펴보았듯이 변화된 금융환경 및 성매매 업소의 운영 방식 안에서 신용은 여성들을 성매매 시장으로 인입시키는 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동시에 성매매 산업에서 발생한 이윤과 신용은 또다시 금융화된 사회적 관계와 질서를 보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성매매 접대 관행을 꼽을 수 있을 것이고, 또 최근 한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성매매 산업과 얼마나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지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제도에 기반한 반성매매 운동은 성매매 여성들을 사회로 돌려보내는 ‘자활’의 실천을 통해 본의 아니게 자본주의적 가부장제 사회를 성평등한 사회로 옹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성판매 여성들이 ‘탈성매매’ 가능하다는 신념에 기반을 둔 지식 생산과 활동은 의도치 않게 성매매 문제가 사회 안에 배태되어 있다는 사실을 누락시키게 되었다. 물론 이와 같은 나의 주장은 ‘자활 지원’을 요청하는 많은 여성의 요구를 없는 것으로 취급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고민하는 시설 폐쇄 담론에 꼭 들어맞지는 않는 이 주제를 통해, 오히려 이들이 살아가게 되는 ‘지역사회’에 대한 고민을 함께해보자는 거시적 제안에 가깝다.

 

결국 탈시설 운동은 시민사회가 주도하고 있는 사회복지서비스 활동을 넘어 사회운동으로 우리를 이끄는 것일지 모른다. 성매매를 통해 운영되고 있는 이 사회를 문제 삼지 않으면 자활을 통한 사회 복귀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는 여성운동의 교훈이 이러한 결론으로 우리를 이끈다. 주지하다시피 반성매매 운동의 미래는 성매매 없는 사회를 건설하는 일에 있다. 다만 이러한 사회는 개인 여성의 고통을 서비스 제공을 통해 개별적으로 해결함으로써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익숙한 ‘정상성’이 포함하는 차별, 차별을 통한 성장과 발전, 안전, 자유를 도모하는 활동을 문제 삼는 사회운동, 저항적 사회운동으로서의 페미니즘이 바로 이러한 미래를 보장할 것이다.

 

*     *     *

 

1) 한겨레, “경기여자기술학원 어떤 곳인가: 윤락여성·가출소녀 등 ‘교화’ 수용시설”, 1995.8.22.
2) 한국학중앙연구원, “2002년 군산시 개복동 화재 참사 사건”, 향토문화전자대전, http://gunsan.grandculture.net
3) 김순남, “[교차적 관점으로 시설화 비판하기] ⑫ 강제된 장소, 강제된 관계를 질문하는 탈시설 운동”, 비마이너
4) 한겨레, “또 하나의 감옥, 여자기술학원”, 1995.8.24.
5) 김은실, “여성주의 지식의 생산과 제도화의 정치학”, 『글로컬 시대 아시아여성학과 여성운동의 쟁점』, 이화여자대학교 아시아여성학센터 기획, 한울, 2016, 83-84쪽.
6) 여성운동의 제도화 과정에 대한 문제의식에 대한 연구로는 다음을 참고할 수 있다. 김경희, “한국여성운동의 참가의 정치: 1990년대 이후의 여성운동을 중심으로”, 『NGO연구』 1권 1호, 2003, 121-146쪽.
7) 윤정숙, “진보적 여성운동의 전환을 위한 모색”, 『창작과 비평』 제125호, 2004, 67쪽.
8) 관련 연구로는 다음을 참고할 수 있다. 김주희, “여성 ‘몸-증권화’를 통한 한국 성산업의 정치경제적 전환에 대한 연구”, 『경제와사회』 111호, 2016, 142-1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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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 서강대학교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 beminor@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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