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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지원, 연금, 주간활동서비스만은 꼭…” 장애계, 내년도 예산 쟁취 투쟁 나서
사기로 전락한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막기 위해 예산 확보 절실해
“확장적 재정 편다는 정부, 장애인 생존권 예산 두 배로 확대해야”
등록일 [ 2019년08월09일 19시05분 ]

장애계는 개인 맞춤형 3대 정책인 활동지원서비스, 장애인연금, 주간활동서비스 예산 쟁취 투쟁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9일 오전 10시 사회보장위원회 앞에서 열었다. 사진 박승원

장애계가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를 위한 내년도 장애인 생존권 예산 확보 투쟁에 나선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한자협) 등은 이른바 개인 맞춤형 3대 정책인 활동지원서비스, 장애인연금, 주간활동서비스 예산 쟁취 투쟁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9일 오전 10시 사회보장위원회 앞에서 열었다.

 

올해 7월 1일부터 31년 만의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가 시행되면서, 활동지원서비스 판정에 기존의 인정조사표가 아닌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가 도입되었다. 정부는 종합조사를 통해 하루 최대 16.16시간까지 활동지원을 받을 수 있고, 기존 수급자들 역시 평균적으로 7시간가량 시간이 확대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장애계 자체 모의평가 결과, 16.16시간이 나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으며 대다수 중증장애인은 시간이 삭감되기도 했다. 따라서 장애계는 복지부가 모의평가했다는 588명에 대한 구체적 내용 공개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고, 장애인정책국장과의 면담에서 모의평가 실시를 약속받았으나 이조차도 끝내 복지부의 일방적 파기로 끝났다.

 

이에 대해 장애계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 진행되는 종합조사는 결국 평균 서비스 지원 양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며 이는 장애인의 생존권 위협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결국 예산 반영이 없다면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는 사기행각에 불과할 것”이라고 분노했다.

 

기자회견에서 박명애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요즘 장애인끼리 만나면 활동지원시간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 게 안부 인사가 됐다. 복지부는 종합조사로 활동지원시간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장애계와 함께 모의평가하겠다고 날짜까지 잡아두고서는 하루아침에 못 하겠다고 폐기했다”라면서 “장애인들에게 복지부는 활동지원시간을 가지고 삶을 좌지우지하는 저승사자같은 상대가 되어버렸다. 우리 삶을 우롱하는 복지부를 규탄하기 위해 가열찬 투쟁을 이어가겠다”라고 결의했다.

 

최용기 한자협 회장은 “나는 활동지원 하루 24시간이 필요한 최중증 사지마비 장애인인데도 하루 최대 지원시간인 16.16시간이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최중증장애인 고위험성 장애인이 800명이라고 한다. 그런데 복지부가 말하는 하루 최대 16시간을 받기 위해서는 산소호흡기를 낀 채 직장생활을 하고 시청각장애, 인지장애 등 다양한 복합장애가 있어야만 한다. 마땅히 하루 24시간이 필요한 장애인은 누구든지 최대시간인 16시간을 보장받아야 한다. 그럴 수 있도록 내년도 활동지원예산 증액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자”라고 외쳤다.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박승원

 

- “확장적 재정 편다는 정부, 장애인 생존권 예산 두 배로 확대해야”

 

이날 장애계는 ‘거주시설 등 장애인을 배제하는 정책 예산’을 제외한 ‘장애인 자립생활’ 관련 복지부 예산이 현재 1조 8770억 원에 불과하다면서, 내년에는 이보다 두 배가량 증액된 4조 189억 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중에서도 개인 맞춤형 3대 정책인 활동지원서비스, 장애인연금, 주간활동서비스 예산을 대대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애계는 △장애인활동지원 9948억 원(1조 34억 원→1조 9983억 원) △장애인연금 8412억 원(올해 7197억 원→내년 요구안 1조 5610억 원)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1180억 원(195억 원→1375억 원)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증액 요구 내용을 자세히 보면, 활동지원예산 관련하여 장애계는 “장애등급제 폐지에 따라 개인별 지원서비스 확대가 필요하고 이에 따라 대상자 수와 평균 시간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용자 수 8만 1000명→10만 명 △월 서비스 평균 시간 109.8시간→150시간 △수가 12960원→16570원으로 확대를 요구했다. 더불어 자부담폐지, 만 65세 연령 제한 폐지, 하루 24시간 보장도 주요 요구 사안이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도에 이용자 수는 고작 7000명 증가한 8만 8000명을, 시간은 현재 109.8시간에서 127.14시간으로, 단가는 900원 인상한 13860원으로 책정한 안을 내놓은 상태다.

 

장애인연금에 대해 장애계는 장애인소득 보장을 위해 수급 대상자를 현행 중복3급에서 3급까지 확대할 것을 요구한다. 문제는 이때 대상자가 현행 36만 3천 명에서 65만 명으로 두 배가량 늘기에 예산 역시 두 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예산 확대는 불가능하다며, 중복 3급까지 지급하는 현행 방침을 내년에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첫 시행된 발달장애인주간활동서비스 예산은 195억 원에서 1375억 원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장애계는 △이용자 수 2500명→1만 명 △월평균 시간 88시간→132시간으로 확대를 요구했다. 또한, 현재는 활동지원서비스 이용자가 주간활동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활동지원 시간을 삭감하고 있는데 이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표=점수조작표’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들. 사진 박승원
 

이러한 예산 확대 요구에 대해 박경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이사장은 “내년 정부는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편다고 하는데 장애계도 돈 몇 푼의 자연증가분이 아니라 제대로 된 생존권 예산을 쟁취하자”라며 외쳤다.

 

박 이사장은 “정부는 내년도 장애인 예산이 19% 인상된다고 하는데 이는 숫자놀음이다. 10원에서 20원 올리면 100% 인상, 만 원에서 만오천 원 올리면 50% 인상이다. 이와 똑같다. 장애인의 삶은 ‘마이너스 100’에서 이제야 고작 10 올라서 현재 ‘마이너스 90’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19% 인상이 무슨 의미가 있나. 정부는 더이상 숫자놀음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이들은 지난 7월 1일부터 40일째(9일 기준) 사회보장위원회 앞에서 하는 농성을 ‘예산쟁취, 갑질청산 사회보장위 농성 투쟁’에서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개인맞춤형 3대 정책 예산 쟁취 투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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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wony@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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