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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장애운동 벌금 70만 원 저항하며 노역 투쟁 결의
김준우 대표, 자진노역 결의로 검찰 출두했지만 편의시설 안 되어 있어
벌금납부연장 및 사회봉사명령 신청하고 당일 나와… 결과는 2주 후에
등록일 [ 2019년08월13일 22시48분 ]

13일 오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김준우 서울장차연 공동대표에 가한 벌금탄압을 규탄하고, 김 공동대표의 노역 투쟁 의지를 함께 다지기 장애인시민사회단체 활동가 30여 명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준우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박승원
 

“벌금탄압 중단하라! 끝까지 투쟁해서 장애등급제 폐지하자!”

 

김준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가 2017년 ‘420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투쟁 과정에서 발생한 벌금에 항의하며 자진노역을 택했다.

 

13일 오후 4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는 김준우 공동대표에게 가한 벌금탄압을 규탄하고, 김 공동대표의 노역 투쟁 의지를 함께 다지기 위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전장연, 서울장차연, 서울협의회) 등 장애계 활동가 30여 명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13일 오후 4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김준우 서울장차연 공동대표에게 가한 벌금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박승원

 

2017년 420투쟁 당시는 5월 19대 대선을 앞둔 때였다. 전장연을 비롯한 진보장애운동계는 각 정당 대선후보들에게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장애인수용시설 폐지를 약속받기 위한 투쟁을 진행했다. 

 

전장연에 따르면 당시 장애계는 4월 21일 광화문에서 충정로 사회보장위원회까지 행진한 뒤 사회보장위원회 앞 인도에서 20~30분 동안 집회를 하고 마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회보장위원회 쪽에서 이를 막았고 실랑이하는 과정에서 도로점거가 1시간 반 동안 이어졌다. 결국, 당시 집회 신고자인 김준우 공동대표는 ‘도로교통법 위반’을 혐의로 70만 원의 벌금에 처했다. 현재 김 공동대표는 벌금으로 통장까지 압류되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한 참여자가 눈시울을 붉힌 채 고개를 숙였다. 사진 박승원
 

김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도로를 막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잠시 막힌 도로는 정부가 장애인의 삶을 막았던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특히, 2017년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는 장애등급제 폐지를 ‘국민명령 1호’로 약속했다. 하지만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한 장애등급제 폐지는 예산이 없는 허울 좋은 가짜 폐지에 불과하다. 한정된 예산으로 지역사회 중심의 사회보장 정책이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리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공동대표는 “정부는 장애등급제 폐지를 외치는 장애계의 정당한 외침을 벌금과 구속 등 사법탄압으로 억압하고 있다. 이 땅에 장애등급제가 진정으로 존재하지 않는 그날까지 우리는 굴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노역을 하게 된다면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두렵다. 하지만 동지들이 함께이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응원해주고 같이 함께해준 많은 동지에게 정말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문애린 서울장차연 공동대표는 “벌금 70만 원, 내려면 얼마든지 낼 수 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도 자행한 사법탄압이 문재인 정권으로 이어져 왔듯이 앞으로도 장애계 투쟁에 관해 벌금 등 사법탄압이 뻔히 예상된다”라며 “앞으로도 제2의, 제3의 김준우가 나올 수 있다. 그때마다 잘못을 인정하며 벌금을 낼 수 없어 노역투쟁에 함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기자회견을 연 취지에 대해 소개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김준우 공동대표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 박승원
 

2017년 여름에 노역 투쟁을 한 이형숙 서울협의회 회장은 “김 공동대표는 목 아래로 사지를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 장애인이다. 구치소는 여전히 장애인 편의제공이 개선되지 않았으며, 활동지원사도 들어갈 수 없어 물 한 모금 마시는 것, 화장실 가는 것 조차 어렵다”면서 “안에서 함께 수감생활 하는 분들이 도와줄 수도 있겠지만, 그분들은 활동지원 교육을 받은 전문가들이 아니다. 당사자로서 매우 힘들겠지만,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위한 김준우 공동대표의 노역 투쟁을 지지한다. 밖에서 꿋꿋이 자리를 지키겠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이 되어서까지 이송수단 문제와 구치소 내 활동지원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김 공동대표는 구치소에 갈 수 없었다. 서울중앙지검은 김 공동대표를 구치소로 이송하려고 했으나 휠체어 탑승 가능한 차량이 없어, 김 공동대표에게 직접 장애인콜택시를 불러서 갈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 공동대표 측은 ‘당연히’ 이를 거절했다.

 

결국 김 공동대표는 사회봉사를 신청하기로 하고 벌금납부기한 연장신청을 한 뒤 저녁 8시 30분경 검찰청을 나왔다. 김 대표 측은 장애인인권교육, 동료상담 등을 사회봉사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사회봉사 신청 결과는 2주 뒤 법원에서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가기 전에 활동지원사를 통해 담배 한 대를 태우고 있는 김준우 공동대표. 사진 박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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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wony@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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