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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을 것이라고는 쇠사슬밖에
최인기의 두 개의 시선
등록일 [ 2019년08월23일 11시59분 ]




오랜만에 장애인 투쟁에 참석한 후배가 뙤약볕을 걷다가 뭐라고 중얼거린다.

 

“그런데 장애등급제는 진짜가 있고 가짜가 있나 보네…”

 

조금 엿들은 기억을 살려서 후배에게 훈수를 둔다.

 

“말로는 장애등급제를 폐지한다고 하지만, 실제 예산을 올려서 충분한 서비스 지원이 되어야 ‘진짜’ 폐지지 안 그래? 방금 집회 사회자가 그러잖아. ‘장애인연금, 활동지원, 주간활동’ 등 예산의 획기적 확대가 필요하다고.”

 


 

마침 육교 위에서 현수막을 내린 채 한바탕 목소리를 높인다. 나도 잘 모르는 내용을 또 질문할까 봐 카메라를 들고 육교 위로 올라간다. 아래로 쇠사슬이 내려오고 장애인들은 필사적으로 몸에 감은 채 저항한다. 장애인들의 권리 행진이 후끈 달아오른다.

 

“연대 왔다가 힐링하고 돌아가요.”

 

나는 또 “그런 소리 말아라, 이 안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그리고 당사자들은 얼마나 많은 고통에 휩싸여 있는 줄 아냐?” 하며 괜히 핀잔을 준다.

 

더 질문이 이어질까 봐 얼른 덧붙인다.

 

“잃을 거라고는 쇠사슬밖에 없는 사람들이 저항에 나서는 법이지, 심장을 도려내는 아픔을 느껴야 하는 거고, 모든 것을 다 던지지 않으면 한 줌 얻어 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는 걸 먼저 아는 사람이 나서는 거란다.”

 

멋진 이야기로 후배 입을 막으며 더 궁금한 게 있으면 ‘비마이너’를 참고하라고 추천했다. 먹구름이 가득 낀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후끈 달아오른 아스팔트를 비가 적시자 사람들은 우산을 펼치고 비옷을 챙겨 입으며 또 행진을 시작한다.

 


 

“흠! 개인의 저항이 우리 모두를 위한 투쟁일 때 우리는 이렇게 격하게 공감하고 동화되는 거 아니겠니?”

 

날씨가 선선해졌다. 폭염이 물러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겠지, 막바지 더위가 있을 테고, 그러다 보면 가을이 우리 곁에서 서성이겠지. 사실 ‘힐링’이 된다고 나도 중얼거렸다.

 

- 8월 21일 열린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2020년 예산 쟁취 및 활동지원 65세 연령 제한 폐지 집중결의대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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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기 takebest@nave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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