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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 동료지원활동, 지역사회 서비스 대안 될 수 있을까?
당사자 운동과 함께 발전, ‘경청과 격려, 공감’을 통한 효과 입증돼
사례관리와 보완적 관계로… 나아가 ‘절차보조사업’으로 위기 개입도
등록일 [ 2019년09월11일 18시31분 ]

활동가 석요한 씨와 이용자 임형욱 씨가 동료지원활동으로 같이 계획한 활동 내용을 달력에 적고 있다. 사진 고운누리


정신질환자 위기 대응에서 부족한 건 강제력이 아니라 이해력

 

한국사회에서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진보와 보수를 안 가리고 심각하다. 진보적 법학자로 알려진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자조차 정신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보수적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은 후보자 시절 ‘국민들께 드리는 다짐’에서 국민들 일상의 안전을 위협하는 집단으로 “조두순 같은 아동성범죄자” 다음에 “범죄를 반복하는 정신질환자”를 지목하고, 위험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보호관찰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범죄를 반복해서 저지르게 되는 근본원인”이 치료 거부에 있다고 보고, 치료명령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정신질환자는 위험집단이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병원치료뿐이라는 이런 보수적 관점으로는 정신질환자들이 병원 치료를 거부하는 이유도, 지역사회에서 빈곤과 관계단절로 고통받는 현실도, 비루한 환경 때문에 악화된 증상이 사회에 대한 증오로 표출되는 메커니즘도 파악할 수 없다. 아니, 그들은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저 동물원을 탈출한 맹수 보듯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안과 수용을 강화하라고 소리칠 뿐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정신질환자 위기대응 정책은 보건복지부의 대응책보다 인식 수준이 훨씬 뒤처져 있다.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사건’ 이후 보건복지부는 이런 사건의 원인이 (병원 치료의 부족이 아니라) 지역사회 정신건강서비스의 부족에 있다고 보고,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인력을 대폭 늘려 사례관리 및 위기대응 역량을 증진키로 했다. 특히, 정신응급 상황 시 경찰·구급대원과 함께 반드시 정신건강전문요원(간호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가 일정한 수련을 거쳐 복지부로부터 자격을 인정받은 자, 아래 전문요원)이 현장에 출동해서 위기상태를 평가하고 대상자의 안정을 유도하여 적절한 응급치료로 이어질 수 있게 하겠다는 정책은 경찰력이 아니라 이해력이 정신질환자 위기대응에서 더 중요하다는 생각의 발로다.

 

복지부의 동료지원 사업 지침과 지역 센터의 관심

 

보건복지부는 중장기 개선방안으로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정신재활시설)을 대폭 확충하여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함께 지역사회 통합 훈련과 생활지도를 하도록 했다. 이때 전문요원뿐 아니라 정신장애인 중 회복된 당사자를 동료지원가로 양성하여 지역사회의 고립된 정신질환자를 방문, 상담, 생활지원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동료지원활동가 표준교육과정을 개발, 보급하여 광역 센터와 전문기관에서 교육을 제공하고, 교육을 이수한 후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사례관리, 응급개입팀에 참여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의 기관평가 항목에 동료지원 사업이 들어감으로써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정신재활시설에서 동료지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런 관심 속에서 지난 8월 28일 ‘동료지원활동 워크샵’이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렸다. 성남시의 정신재활시설 ‘고운누리’가 주최한 워크숍은 참가비가 있었음에도, 95명이나 참가하여 동료지원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알 수 있었다.

 

지난 8월 28일, 고운누리가 주최한 동료지원활동 워크샵에서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이 질의응답하고 있다. 사진 고운누리
 

당사자 운동과 함께 발전, ‘경청과 격려, 공감’을 통한 효과 입증돼

 

정신장애인을 ‘말하는 주체’가 아니라 ‘관리 대상’으로 보는 한국에서는 낯설지만, 정신장애인 동료지원은 일찍이 1970년대 미국의 장애인 자립생활 운동에서 시작됐다. 1981년 버클리자립생활센터는 센터에서 활동하는 장애인을 ‘동료상담가’(peer counselor)로 불렀다. 이후 정신장애인이 동료상담가로 활동하는 센터도 속속 생겼다. 미국의 경우 2017년 기준 30,000명 이상의 정신장애인 동료지원가가 있으며, 급속히 그 수가 늘고 있다. 캐나다 역시 전국적으로 동료지원가의 활동이 일상화되어 있다. 복지 선진국에서 동료지원은 일방적 ‘지시’나 ‘방향 제시’가 아니라 ‘경청과 격려, 공감’을 통해 자기 주도적 회복에 이르게 하는 당사자 옹호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의 자립생활운동은 1990년대 말에 일본과의 교류를 통해 도입됐다. 하지만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극심하고 당사자의 각성이 미미하여 정신장애인은 당사자 운동의 흐름에 뒤처져 있었다. 그러다 2006년 서울지역 정신재활시설에 다니는 정신장애인 30명이 ‘정신장애인 리더십 훈련 프로그램’을 받고 2007년에 자조모임 ‘같이 가는 길’을 결성한 게 시발점이 되었다. 2008년 한울정신건강센터가 센터 이용을 기다리는 대기자들을 위해 동료방문서비스를 실시했고, 2011년 전국 14개 정신재활시설이 모여 동료상담활동 개발, 보급을 위한 ‘동행’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013년 서울시 정신건강복지센터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과 함께 동료지원활동을 새로운 직무로 개발하고,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정신재활시설에 동료지원활동가를 고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17년까지 7기를 모집해 27시간의 양성교육 수료 후 근무지에 배치하고, 모니터링했다. 

 

동료지원활동이란 회복을 경험한 당사자가 비슷한 어려움을 가진 동료를 찾아가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그들의 회복을 돕는 활동이다. 이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이런 일은 정신건강전문요원이 해야지 정신질환을 가진 자가 어떻게 하느냐’며 의구심을 가지기도 한다. 그러나 일정한 교육을 받은 당사자는 전문요원에게는 없는 정신질환에 대한 ‘경험적 지식’이 있다. 이용자와의 동질감과 공감 능력, 수평적 관계에서 오는 친밀감은 전문요원의 상담효과 이상의 효과를 불러온다는 사실이 이미 국내 외의 양적, 질적 조사 결과 확인되었다.

 

지난 8월 28일, 고운누리가 주최한 동료지원활동 워크샵에서 원제시 씨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고운누리
 

고운누리 동료지원활동 10년의 경험 워크북으로 나눠

 

2009년 취업한 동료를 방문하는 것으로 동료지원활동을 시작한 ‘고운누리’는 2013년부터 신입회원 적응을 도와주는 당사자 자조모임, 증상 나눔 및 매뉴얼 제작, 명절 방문 등으로 동료지원활동을 다변화했다. 2016년에는 활동 경험을 모아 ‘동료지원활동가 양성교육 워크북 Ver 1.0’을 제작했다. 2017년부터 성남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지역 내 고립된 정신장애인을 방문해 일상생활과 여가활동을 지원하고 증상에 관한 고민을 나누었다. 이번 워크샵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동료지원가 양성 워크북 Ver 2.0’을 배포하고, 그동안 동료지원활동을 해온 당사자들의 경험을 나누는 자리다.

 

동료지원활동가가 되려면 양성교육을 받아야 한다. 고운누리의 양성교육은 동료지원활동의 의미와 필요성, 증상의 이해, 동료지원활동의 종류와 방법, 에티켓을 배우는 이론교육 30시간과 실습 1회, 체험 2회로 구성된다. 이론이라도 선배 활동가의 경험적 지식을 나누고 토론을 통해 자기화하는 실무 교육이다. 실습은 선배 활동가가 이용자 역할을 맡아 이뤄지고, 체험은 진행 중인 동료지원활동에 교육생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이용자와 관계맺기’가 제일 어렵고 중요해

 

고운누리에서 8년 동안 동료지원활동을 해온 이명일 씨는 양성교육에서 ‘이용자와 관계맺기’의 중요성과 노하우를 가르쳤다. 그에 따르면, 동병상련으로 시작한 동료지원활동이라도 고립된 생활에 익숙한 이용자와 신뢰 관례를 맺기 위해서는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조현병, 우울증, 조울증, 강박증 등 병리적 증상이 다 다르고, 같은 진단명을 갖고 있어도 고통의 양상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증상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용자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주기 위해 성취 가능한 작은 목표부터 시작하는 게 좋고, 활동가 자신의 노하우와 회복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이용자 스스로 선택하고 직접 해볼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 많은 이용자가 “뭘 하고 싶냐?”는 제안에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고립된 환경에서 삶의 경험이 적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이용자에게 함께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을 먼저 제안하고, 이용자가 선택하게 한다. 선택의 경험을 쌓아 이용자 스스로 욕구와 의견을 표현하는 데 익숙해지게 한다.

 

동료지원활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을 묻자 이명일 씨는 “혼자 방문했을 때 어떻게 얘기를 시작할지, 나를 싫어하면 어쩌나, 나 혼자 감당할 수 있을까 막막했다.”고 대답했다. 어떻게 해결했냐는 질문에 “해보니까 되더라.”고 단순하지만 간단치 않은 해법을 제시했다.   

 

고운누리 동료지원활동가 석요한 씨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은둔형 외톨이로 살았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이용자들이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까 이해가 된다.”고 했다. 동료지원활동의 의미를 묻자 그는 “동료지원활동은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다. 이용자 중에 백화점 앞에서 두려움 때문에 못 들어가겠다고 한 분이 있었다. 한참 기다렸다가 내가 앞장서 함께 들어갔다.”고 대답했다.  

 

자기 주도적 회복을 향한 동료지원활동의 거울효과

 

동료지원활동은 이용자에게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활동가 자신의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동료지원활동을 통해 환자로서가 아니라 지역사회 활동가의 역할과 책임을 가지게 되고, 주변사람들의 인정과 지지를 받을 수 있다. 활동 과정에서 부정적인 경험을 하더라도 집단적으로 평가하고 객관화함으로써 거기서도 배움을 얻는다.

 

동료지원활동을 통해 이용자와 활동가는 대인 관계 역량을 키우고, 세계와 단절된 벽이 아니라 자신감의 벽돌을 쌓아나갈 수 있다. 동료지원활동 과정에서 활동가와 이용자는 서로에게 거울이 된다. 지역사회와 단절된 이용자는 동료지원활동가에게서 미래의 자기를 보고, 활동가는 이용자를 도우면서 자기 경험을 반추한다. 다른 사람을 보면서 자기를 보게 되는 이런 ‘거울효과’는 정신질환 회복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운누리 동료지원활동가 윤준호 씨는 동료지원활동과 자기 회복의 관계를 이렇게 이해한다.

 

“우리 도움이 필요할 수 있는 이들의 아픈 기억들과, 힘들고 우울한 현실, 막막해 보이는 미래가 위태롭게 서서 자신을 ‘시간’이 아닌 ‘삶’으로 불러주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때 언제든지 다가가서 당신의 시간도 소중한 삶이라고 이야기해 주고 상처 입은 마음이 홀로 있지 않게끔 똑같은 마음을 곁에 놓아두는 준비가 되어 있을 때가 활동가로 일할 수 있는 회복에 다가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사례관리와 동료지원활동의 보완적 관계 필요

 

고운누리처럼 동료지원활동을 하고 있는 기관은 아직 많지 않다. 고운누리에서 동료지원활동을 맡고 있는 사회복지사 한송이 씨에 따르면,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당사자들이 주도하는 리더십교육과 동료상담을 진행하고 있고, 용인정신병원의 낮병원 '해뜰날'에서 동료지원활동가 양성교육에 당사자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서울의 ‘태화 샘솟는집’은 자립한 회원을 상대로 동료지원활동을 하고 있고, 포항의 ‘브솔시냇가’가 평생교육원과 연계해 동료지원활동가 양성교육을 하고 있다. 그 외 재활시설 내부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곳도 일부 있다.

 

지역사회 동료지원활동이 안착되기 위해서는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2017년 고운누리가 처음 성남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협력 사업을 할 때 동료지원활동 경험이 없던 센터는 깊이 우려했다. 그래서 고운누리는 센터 팀장에게 사업 구조를 설명하고,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고운누리에서 했던 동료지원 사례를 발표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사업 시작 후에도 한 달에 한 번 센터 실무자와 동료지원 활동가가 모여 회의를 했고, 사업 후에는 평가도 같이했다. 그러고 나니 센터도 동료지원활동의 효과를 믿게 되었다. 센터의 사례관리와 동료지원활동의 관계에 대해 한송이 씨는 이렇게 말했다.

 

“센터 사례관리는 1명의 실무자가 약 70명의 회원을 담당하기 때문에 한 달에 한번 약물관리, 일상관리밖에 할 수 없어요. 담당자가 바뀔 때도 있고. 그래서 물리적으로 더 자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동료지원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동료지원활동이 센터의 사례관리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서로 보완하는 관계를 맺어야 해요. 그러면 서비스의 형태도 수요자의 입장에서 더 다양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기상황에 개입하는 동료지원활동, 절차보조사업

 

동료지원은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위기상황, 응급상황, 치료 과정에 개입하여 당사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도 포함한다. 보건복지부가 시범사업 중인 정신장애인 절차보조사업이 그것이다. 절차보조사업에 참여하는 동료지원가는 현재 서울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의 상근 인원 5명, 경기도 ‘우리다움’의 반상근 인원 7명, 부산 광역정신건강센터의 비상근 인원 3명이다.

 

지난 9월 6일, 고운누리의 동료지원활동가 3명이 참여하고 있는 경기도 절차보조사업단 ‘우리다움, 프렌즈’를 방문했다. 고운누리 외 경기도 재활시설 이용자였던 정신장애인 4명과 비장애인 전문요원 2명을 합쳐 9명이 경기도 절차보조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사업을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활동은 4월부터 이뤄졌다. 처음 하는 사업이라 병원을 돌아다니며 의료진과 당사자에게 사업 내용을 홍보하고 설득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처음에는 5개 병원, 지금은 15개 병원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협력병원 외 병원에 입원한 당사자가 직접 요청하여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중간에 사업이 종료된 사람까지 합쳐서 35명이 절차보조서비스를 받았다.

 

의료진과 가족의 반대 심했지만, 호의적인 반응 늘어

 

절차보조사업에 대한 병원 의료진의 태도는 어떨까? ‘우리다움, 프렌즈’ 절차보조사업 팀장 채문현 씨는 처음 병원에 사업 홍보하러 다닐 때 “뜻은 알겠는데, 병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당사자 요청으로 사업을 신청했을 때 주치의가 아무런 설명 없이 병원 사회복지팀을 통해 안 된다고 통보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우호적인 의사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그는 주치의에게 이용자의 생활환경이나 치료 방향을 물어봐야 할 때가 있기 때문에 의사와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반응은 어떨까? 당사자와 관계가 안 좋은 가족에게 전화했을 때는 곧바로 끊어버린 경우가 많다. 그리고는 곧바로 병원에 압력을 가해 이용자의 절차보조서비스를 중단하게 만든다. 그런 가족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왜 병원에 가만히 있는 애를 들쑤시냐.”는 거다. 반면, 동료지원활동에 호의적인 가족도 있다. 당사자나 전문요원이 말했을 때는 모르다가 동료지원가가 당사자의 마음을 전할 때 “이제야 알 것 같다”고 하는 가족을 보며 동료지원의 효과를 절감한다고 했다.

 

주된 활동은 일주일에 한 번씩 이용자의 면회나 외출을 지원하는 것이다. 입원유형이 비자의 입원일 경우 자의 입원이나 동의 입원으로 바꾸는 것을 도와주기도 한다. 대부분 도심의 상가건물에 150병상 정도 갖춘 정신병원들의 입원 환경은 좋지 않다. 이용자들이 한결같이 원하는 것은 퇴원이다. 절차보조팀은 퇴원 후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자원, 가령 공동생활가정이나 사회복귀시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퇴원한 이용자에게 정기적으로 연락하여 지역사회 통합을 지원하는 것도 주된 일이다.

 

활동가 석요한 씨와 이용자 임형욱 씨가 동료지원활동으로 카페 가서 이야기하며 연락처를 공유하고 있다. 사진 고운누리
 

응급상황 및 위기상황에 개입할 방법 모색 중

 

응급입원 절차에 개입할 수도 있을까? 지금까지는 정확한 지침이 없어 응급상황에 경찰과 구급대원의 협조를 구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다행히 지난 5월 보건복지부는 응급개입팀에 향후 동료지원가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응급상황 소식을 듣고 현장에 가면 이미 늦어버리는 어려움도 있다. 그래서 채문현 씨는 응급입원이 주로 이뤄지는 병원, 가령 곧 개원할 경기도의료원 직영 도립정신병원에 출장소를 마련하여 상시 대기하고 있다가 적시에 개입하는 방법도 생각 중이라고 했다.

 

응급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전조현상으로 여러 번의 위기상황이 일어난다. 따라서 응급입원 전에 지역 내 정신장애인의 위기상황에 개입해야 한다.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와의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다움, 프렌즈’ 절차보조사업팀은 파주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함께 매주 목요일 동국대일산병원에 방문하여 파주시 정신장애인들을 만나 위기개입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시범사업 중인 ‘커뮤니티 케어’에도 절차보조사업이 들어가 있다.

 

절차보조 사업 효과 뚜렷, 앞으로 확대될 것

 

비장애인 전문요원와 비교하여 동료지원가가 지닌 강점이 뭘까? 채문현 씨는 “전문요원은 병원이나 센터와의 조정 역할을 맡고, 동료지원가는 현장에서 이용자와의 상담을 맡는다.”고 했다. 그는 동료지원가는 증상이나 병원 치료에 대한 경험적 지식과 공감능력이 있기 때문에 “전문요원이 제안할 때보다 동료지원가가 제안할 때 이용자가 훨씬 더 잘 받아들인다.”고 한다.

 

절차보조사업의 확대 가능성에 대해 채문현 씨는 그 효과가 뚜렷이 나타났기 때문에 시범사업 후 정식 제도로 안착될 거라 확신했다. 게다가 정신장애계도 당사자주의가 확산되는 추세고, 보건복지부도 당사자의 욕구를 반영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고 있다. 그렇게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이 병원 중심의 치료 문화의 틀을 깨고 다양한 회복의 길을 제시하며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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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원 lizom@hanmail.net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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