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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장애인의 날 맞아 장애계, 국회에서 탈시설 로드맵 촉구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비준 및 탈시설 제도화 요구
서울시 지원주택으로 32명 장애인 탈시설 성공, 전국으로 확산되어야
등록일 [ 2019년12월03일 15시54분 ]

3일, 제27회 세계 장애인의 날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선택의정서의 비준과 탈시설 로드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이가연

 

유엔이 정한 세계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들이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선택의정서를 비준하고 장애인의 탈시설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 수립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아래 전장연 등)은 3일, 제27회 세계장애인의 날을 맞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장애계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우리나라는 2014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아래 위원회)로부터 협약 중 ‘자립생활 및 지역사회 동참’을 규정하는 제 19조의 이행이 부족하다고 지적받았다”라며 이를 위해 탈시설 정책이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현재 20대 국회가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 탈시설을 위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이번 국회에서 꼭 제정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국정부는 협약의 국내 이행 상황에 대한 제1차 국가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였지만, 2014년 위원회는 정부의 1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에서 제 19조의 이행을 지적하며 “한국은 장애인이 지역사회에 통합되기 위한 조치가 부족하며 효과적인 탈시설 전략을 수립하고 탈시설을 위한 지원서비스를 해야 한다”라고 권고한 바 있다. 

 

김미연 유엔장애인위원회 위원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여 “지역사회에서 장애인들이 자기 삶의 의사결정권을 갖고 스스로 살 수 있도록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 협약의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위원회는 국가의 제도적인 인권침해로서 시설을 지목한다”라며 “탈시설은 단순히 복지의 관점이 아닌 개인의 선택권과 인권의 의제로서 접근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세계장애인의 날은 탈시설 장애인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날이다. 어제(2일) 사회복지법인 프리웰(구 석암재단) 산하 장애인시설 ‘향유의집’에 거주하던 장애인 당사자 32명이 마침내 시설을 퇴소하고 지원주택으로 입주했다. 프리웰은 과거 석암재단 산하 시설에서 인권침해 및 시설 비리 문제가 폭로된 뒤 임시이사회를 구성하여 탈시설을 추진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정훈 씨는 또한 지원주택에 입소한 당사자 중 한 명이다. 신 씨는 “스물일곱 살에 교통사고로 장애를 갖게 되어 병원과 집에서 생활하다가 할 수 없이 시설에 입소하게 된 뒤 시설에 살면서 인간으로서 누려왔던 수많은 권리를 포기해야만 했다”라고 전했다. 지원주택 입주 소감에 대해 “평생 처음으로 내 이름으로 계약된 주택에서 안전하게 살게 되어 떨린다”라며 “아직 시설에 많은 장애인이 있는데 그들도 나처럼 자립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김정하 프리웰 대표이사는 서울시 장애인지원주택 제도를 언급하며 “현재 탈시설 장애인을 위한 지원주택은 서울시의 사업에만 국한되어 있다”라며 “국가는 더 이상 기다리라는 말 대신 구체적 계획을 통해 전국으로 탈시설을 제도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시설해체법을 제정해 실질적 시설 폐쇄로 이끈 노르웨이를 예시로 꼽았다. 박 대표는 “노르웨이는 1970년대 탈시설 운동이 시작한 뒤, 1988년 시설해체법을 제정하고 2008년 1월에는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시설을 해체했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협약을 비준한 우리나라는 선택의정서를 비준할 뿐만 아니라, 시설해체법의 제정을 통해 시설의 해체로 나아가야 한다”라며 “21대 총선에서 장애인거주시설 폐쇄법을 전면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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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연 기자 gayeon@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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