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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11주기, 역사가 던지는 질문 앞에서
최인기의 두 개의 시선
등록일 [ 2020년01월13일 16시41분 ]


 

2009년 1월 20일 동틀 무렵 서울 용산의 ‘남일당 빌딩’이 화염에 휩싸였다. 경찰 특공대 진압 작전이 시작된 지 약 30분이 지난 오전 7시 5분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컨테이너에 타고 있던 경찰 특공대가 망루 해체 작업을 시작했고, 이들이 탄 컨테이너가 망루에 충돌했다. 망루 안 계단이 무너졌고, 신나 등 유류물이 흘러내렸다. 경찰은 망루를 향해 물을 뿌렸지만, 오전 7시 25분 망루 전체로 불이 번지면서 망루는 붕괴했다. 경찰 특공대의 진압 작전은 안전 보호 조치를 모두 갖추고 마지막 보충적으로 현장에 투입돼야 했다. 하지만 이날은 안전대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고, 결국 이러한 결정이 다수의 인명피해를 일으킨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검찰은 경찰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는 무혐의 처분하고 철거민 등 25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로 무더기 기소했다. 철거민 8명은 4년~5년 4개월 징역형을 받고 수감 생활을 했다.

 


 

우리는 ‘역사가 진실을 밝혀 준다’고 믿고 있다. 과연 그럴까? 10년이 흐른 후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당시 검찰 수사가 소극적이고 편파적이었다며 검찰이 “철거민과 유족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지금껏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고, 철거민들은 국가 질서를 뒤흔든 ‘테러리스트’라는 낙인과 배제의 덫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용산에서 벌어진 ‘참사’ 수준의 이 사건은 단순히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책임을 묻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 철거민들은 요구한다.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벌어진 참사에 대해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김석기에 대해서는 즉시 수사하고 처벌할 것을, 특히 국가에 의한 폭력이 진행되었을 때 그 배후의 최고 통치자였던 이명박에 대해서도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이다. 국가폭력을 둘러싼 사건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따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야 '역사의 화살'은 비껴가지 않고 그 과녁의 정중앙으로 다다를 수 있다. 당연히 올바로 기억해야 하는 것은 기억하고, 이러한 역사가 모든 사람에게 제대로 설명될 때만이 비로소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미 2018년 아현동 재건축지역에서 벌어진 젊은 철거민 박준경 열사의 죽음과 최근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 그리고 곳곳의 재개발 사업으로 내몰리고 있는 철거민의 현실은 지금도 용산참사는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웅변해 주고 있지 않은가? 용산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체험은 세월이 흘러도 바뀌지 않고 또 다른 방식으로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여전히 개발을 둘러싼 도시는 어지러운 수레바퀴 아래 이리저리 채이고 있다. 버려야 할 것들은 잘못된 역사이며 처벌받지 않은 이들이다. 과거의 기억을 둘러싼 정치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용산참사 11주기는 그 물음을 우리에게 또다시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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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기 takebest@nave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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