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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어법 제정 4년… “농인 복지정책 여전히 심각”
‘신종 코로나’ 정부 브리핑에 수어통역 미제공이 현주소
청와대에 ‘정부 브리핑 수어통역사 배치, 농교육 개선’ 등 요구
등록일 [ 2020년02월04일 19시26분 ]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을 비롯한 6개 장애인 단체가 4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수어와 농인 복지정책 개선 요구서 청와대 전달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현명 원심회 수어통역사가 수어로 사회자의 발언을 장애인 활동가들에게 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 박승원
 

장애계가 4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수화언어법(아래 한국수어법)이 만들어진 지 4년이 되었지만 수어를 쓰는 농인들의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면서 청와대에 수어와 농인 복지정책 개선안을 전달했다.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아래 장애벽허물기)’을 비롯한 6개 장애인 단체는 △농교육 전면 개선 △일상에서 수어통역권 확대 △공공정보에 수어 제공 △일반학교 수어과목 도입 △청와대 브리핑에 수어통역사 배치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전문서비스 시행을 요구했다.
 
농인인 윤정기 장애벽허물기 활동가는 “주요 공공기관에 수어통역사를 배정해야 한다”라면서 “농인이 수어로 자유롭게 소통하고 의견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라고 전했다.
 
윤 활동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아래 신종 코로나)가 기승을 부려도 농인은 보건소에 찾아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몇 년 전 보건소를 찾았을 때 수어통역사가 없어서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민간 시설에 가면 더하다. 통역은 고사하고 청각장애인에 관한 이해가 없다”라고 꼬집었다.

 

윤정기 장애벽허물기 활동가가 수어로 발언하는 모습. 김철환 장애벽허물기 활동가가 가운데에서 마이크를 잡고 음성언어로 통역하고 있다. 그 오른쪽에는 김주현 장애벽허물기 대표가 윤 활동가가 보는 발언문을 손으로 받쳐주고 있다. 사진 박승원
 

김철환 장애벽허물기 활동가는 “신종 코로나에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알리는 정부 브리핑에 수어 통역이 빠지기도 했다”라고 꼬집었다. 하루 전인 3일 장애벽허물기는 신종 코로나에 관한 주요 정보를 제공하는 국무총리실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수어 제공을 하지 않는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 진정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관련 기사: ‘신종 코로나, 어떻게 대처하지?’ 수어 통역 없어 불안한 농인들)
 
그러자 다음날(4일) 오전, 정부는 부랴부랴 정부 브리핑에는 수어통역사를 배치했다. 이에 김 활동가는 “발 빠르게 수어통역사를 배치한 것에 환영한다”라면서도 “정부는 통역뿐만 아니라 수어를 이용한 농인 맞춤형 정보도 함께 올려 정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 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에서는 일반적인 수어통역뿐 아니라, 농인 특성에 맞게 재난 대피 관련 정보를 수어로 설명한다”라고 소개했다.
  
조태흥 한국장애인연맹 실장은 “한국은 2008년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비준하고 가입국으로 그 의무를 이행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4년마다 한 번씩 유엔사무국에 이행에 관한 내용을 제출하는데 정보제공을 잘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라면서 “정부조차도 제대로 한국수어법을 이행하지 않는 것이 장애인 복지정책의 현주소다. 청각, 시청각 중복장애인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청와대가 먼저 앞장서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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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wony@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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