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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만 65세 활동지원 연령제한 지자체·복지부가 방안 마련하라”
만 65세 도래 중증장애인 12명 거주지 지자체장에게 긴급구제 권고
“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가 불합리한 제도 개선 방법 강구해야”
등록일 [ 2020년02월11일 19시43분 ]

‘장애인활동지원 만 65세,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문구가 쓰인 팻말. 사진 박승원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는 11일 장애인활동지원 만 65세 연령제한에 대해 거주지의 지자체장과 책임 기관인 보건복지부(아래 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가 해결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12월 3일 만 65세가 되는 중증장애인 14명이 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이들은 장애인활동지원제도(아래 활동지원)가 중단되고 노인장기요양보험(아래 노인요양)으로 강제전환될 위기에 처하자, “활동지원이 중단되면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전혀 유지할 수 없고, 매 순간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가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긴급구제를 요청했다. 이 중 2명은 인권위의 입장이 나오기 전 노인요양 등급외 판정을 받으면서 이번 권고 대상에서 제외됐다.

 

인권위에 따르면 올해 만 65세가 되는 진정인 12명은 모두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고, 화장실 이용, 목욕, 옷 갈아입기, 식사, 외출 등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지체·뇌병변 장애인이다. 인권위는 “중증장애인이 65세에 도달했다는 이유만으로 하루에 최대 22시간까지 받던 활동지원을 3~4시간밖에 받지 못하게 되는 현 제도는 중증장애인의 기본적인 생리욕구 해결을 불가능하게 하고, 욕창, 저체온증, 질식사 등의 건강권과 생명권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며 “나아가 시설 입소를 강요하는 결과를 낳아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저해하게 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사회보장기본법’에서 국가와 지자체가 사회서비스를 제공할 의무를 강조하며, 생애주기에 맞춘 서비스 제공에서 연령제한을 둘 이유가 없다고 보았다. 이에 국가와 지자체에 만 65세가 도달한 중증장애인의 긴급구제를 권고했다.

 

또한, 인권위는 활동지원 만 65세 연령제한 자체의 불합리한 제도 개선 없이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복지부와 사회보장위원회가 시급성과 절박성을 감안해 법률 개정, 혹은 법 개정이 아니라도 특정 조건인 만 65세 이상 중증장애인을 구제할 수 있는 단서 조항을 만들어 조속한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정책 권고를 내렸다.

 

그러나 장애계는 이번 인권위 결정을 반기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긴급구제와 정책 권고 결정이 이뤄지기 전 한 차례 진통을 겪었기 때문이다. 인권위는 지난 2019년 9월 25일에는 3명의 중증장애인에 대하여 긴급구제를 결정했지만, 이번 12명의 중증장애인의 진정에 대해서는 지난 1월 16일 열린 상임위원회의에서 긴급구제 사안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4개월 만에 정반대의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에 지난 2월 10일 전원위원회를 앞둔 오전부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진정인들은 인권위를 점거하고 절박한 심정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관련 기사 : “장애인 활동지원 못 받으면 차라리 죽게 해달라” 인권위에 긴급구제 촉구) 이날 비공개 전원위 회의에서는 재적 인권위원 과반수가 긴급구제에 찬성하면서 이와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

 

인권위 권고가 만 65세 연령제한을 둔 활동지원에 영향을 미칠지도 미지수다. 인권위는 지난 2016년 10월 복지부장관에게 ‘활동지원 수급 장애인이 만 65세가 되면 활동지원과 노인요양 중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개정’을 권고했다. 지난 2019년 7월에는 국회의장에게 65세가 되는 장애인이 활동지원 이용에 불이익이 없도록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과 ‘노인장기요양보험법’ 등을 개정하라는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서비스 대상, 목적 등이 다르고 재정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인권위 권고에 ‘불수용’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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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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