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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장애인들 “활동지원 24시간 보장” 촉구하며 시장실 점거
‘중증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 보장’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포항시 규탄
“중증장애인 생명권, 특정 IL센터의 자구책만으로는 해결 안 돼… 포항시 의지 보여야”
등록일 [ 2020년02월19일 18시40분 ]

19일, 오후 2시 포항IL센터를 포함한 포항지역 연대단체 22곳이 포항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항시 중증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을 보장’을 요구했다. 한 참가자가 “중증장애인 안전 무시하는 포항시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 포항IL센터
 

“야간에 혼자 체위변경을 할 수 없어 다음날 활동지원사가 출근할 때까지 잠을 안 자고 버티는 생활을 하다가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된 동료가 있습니다. 이 동료를 위해 지난해 8월부터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아래 포항IL센터) 직원과 회원이 야간시간에 체위변경과 신변처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 중증장애인들에게 활동지원서비스는 목숨과도 같습니다. 그렇기에 활동지원 24시간 지원이 꼭 필요합니다. 이런 내용을 포항시청 복지과 면담을 통해 여러 차례 전달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기다리라는 말뿐이었습니다.” (한종혁 포항IL센터 활동가)

 

포항시 장애인들이 중증장애인 생존권과 직결된 활동지원서비스(아래 활동지원) 하루 24시간 보장을 촉구하며 19일, 오전 11시 30분경부터 시장실을 점거하며 시장과의 면담을 촉구하고 있다. 오후 2시에는 포항IL센터를 포함한 포항지역 연대단체 22곳이 포항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항시 중증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을 보장’을 요구했다.

 

현재 포항지역 활동지원 시간은 보건복지부(아래 복지부) 월 391시간과 경상북도 월 90시간으로 월 최대 481시간이다. 하루 평균 14~15시간 정도인데, 이마저도 중증·독거장애인인 경우에만 해당한다. 중증·독거장애인이라도 하루 9~10시간을 홀로 고립된 채 지내야 하는 상황이다.

 

활동지원사가 없는 시간, 장애인들은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 실제로 지난 2012년 10월 26일 서울 성동구에서 활동지원사가 퇴근한 야간시간에 중증 뇌병변장애인 김주영 씨가 화재로 사망했다. 2013년 12월 대구에서도 아흔을 바라보는 노모와 단둘이 살던 지체장애인이 불이 난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발생한 포항 지진에서도 장애인의 안전 대책은 전무했고, 후속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다. 포항 IL센터는 “재난취약계층에 대한 대책 마련을 포항시에 알렸지만, 포항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배제하고 고립된 사람들을 계속 외면하기만 했다”고 성토했다.


19일, 오후 2시 포항IL센터를 포함한 포항지역 연대단체 22곳이 포항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항시 중증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을 보장’을 요구했다. 사진 포항IL센터
 
기자회견에서는 중증장애인은 재난 상황이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포항IL센터는 “중증장애인은 일상생활을 할 때 모든 영역에서 타인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화재나 지진이 야간에 일어난다면 대피할 방법이 없다”며 “재난이 아니더라도 소변 줄이 빠진다든지, 호흡곤란이 일어난다든지 일상생활에서도 혼자 있는 시간은 매우 위험한 시간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현재 포항IL센터에서는 야간에 혼자 체위 변경을 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을 직원과 회원이 돌아가면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항IL센터는 “한 사람을 살리는 일이 특정 IL센터에서만 고민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라며 “중증장애인이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포항시와 비슷한 인구수인 경기지역 기초지자체의 예를 들며, 포항시의 의지 부족을 꼬집었다.

 

포항IL센터는 “포항시가 활동지원 24시간 보장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활동지원 24시간 보장은) 꼴찌에 머물고 있는 포항시의 복지수준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위기 상황에 놓인 장애인들의) 활동지원 24시간 즉각 시행 △포항시 장애인자립생활지원 조례 제정으로 자립생활에 필요한 제도적 지원 마련 △장애인자립생활 권리보장 협의체 구성 및 정례화 △중증장애인 활동지원 기피 대책 마련 △재난취약계층 안전망 구축 등이 담긴 요구서를 전달하며, 포항시장 면담을 요청했다.

 

기자회견 직후 포항시 측은 포항시장 면담이 3월경에나 가능하다고 답변했고, 추후 대안을 마련하겠다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중증장애인의 생명권은 물러설 수 없는 시급한 문제”임을 강조하며, 시장실을 현재까지(오후 6시 30분 기준) 점거 중이다.

 

포항시장실을 점거하고 있는 장애인 활동가들. 사진 포항IL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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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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