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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탈시설주의자’… 시설협회와 손잡지 않았다
4·15 총선 정의당 장애인 비례대표 후보 점검 인터뷰
이영석 정의당 유엔장애인권리협약특별위원회 위원장
등록일 [ 2020년02월24일 20시48분 ]

4·15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 장애인 비례대표 경선이 치열하다. 이번 경선에 출마 선언을 한 후보는 박종균 정의당 장애인위원장, 이영석 정의당 유엔장애인권리협약특별위원회 위원장, 배복주 정의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이다. 박종균·이영석 후보는 정의당에서 토대를 닦아온 인물인 반면, 배복주 후보는 외부 영입 인재로 셋 중 유일한 장애여성이다.

 

당내 비례대표 경선 최종 후보만이 4·15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 나갈 수 있다. 정의당은 장애인 후보에게 여성의 경우 7·17번, 남성의 경우 8·18번을 배정할 예정이다.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 앞서 비마이너는 후보 검증을 위한 인터뷰를 진행한다.

 

비마이너는 개인별 질문과 함께 공통질문으로 △장애인 노동권 △탈시설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폐지 △정치인 장애인 비하 발언 대책 △주요 법안 △나의 강점에 대해 질의한다. 현재 모든 예비후보들이 지체장애인인 점을 고려해 다른 장애유형에 대한 정책 입장도 물었다.

 

① 배복주 정의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
② 박종균 정의당 장애인위원장
③ 이영석 정의당 유엔장애인권리협약 특별위원회 위원장

 

정의당 장애인 비례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이영석 정의당 유엔장애인권리협약특별위원회 위원장을 18일 오후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만났다. 그날 이 위원장은 늘 지니고 다닌다는 노란색 정의당 점퍼를 입고 인터뷰에 임했다. 사진 허현덕

그는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늦게 걸었다고 했다. 무릎과 배로 기어 다니다 5~6살 무렵에야 벽을 짚고 일어나 걸었다. 그러나 걷는 모습은 다른 이들과 달랐다. 그의 100미터 기록은 57초 89였다. 그러나 그것이 차별과 배제의 경험을 주는 사건은 아니었다. 그는 “비장애학생과 어울리기 위해, 더 경험하기 위해 더욱 많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래서였는지 그는 20대 때 장애인운동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30대 초반까지도 제과제빵을 배워 제주도에 빵집을 차리는 게 그의 꿈이었다.

 

그러다 2003년 운명처럼 ‘열린네트워크’라는 장애인단체를 알게 됐고, 장애인운동에 동참하게 됐다. 열린네트워크는 당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국토대장정’을 하고 있었는데, 그는 제주도 집행총괄 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제주장애인연맹(제주DPI)을 거쳐 15년째 한국장애인연맹(DPI)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치에 눈길을 돌린 것은 2006년, 민주노동당 제주당원이 되면서다. 민주노동당이 분당된 후 5년간의 공백기를 보낸 후에 정의당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14년 정의당 서울시 비례대표로 출마했고, 2016년에는 정의당 비례대표 8번을 받아 총선에도 도전했다. 둘 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이번 총선에 다시 도전한다.

 

지난 10일 이영석(49세) 정의당 유엔장애인권리협약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정의당 장애인 비례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18일 오후,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그날 이 위원장은 늘 지니고 다닌다는 노란색 정의당 점퍼를 입고 인터뷰에 임했다.

 

이 인터뷰에서는 장애인-탈시설 정책에 대한 후보자의 의견을 자세히 다룬다. 현재 정의당 내외에서는 장애인 비례대표 후보가 정의당의 이념에 반하는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아래 시설협회)와의 야합을 이뤘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고, 이러한 의혹의 한가운데 이영석 위원장이 있다. 그는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완강히 부인했다.

 

# 현장의 목소리 듣지 않는 장애인 정치인들에 염증 느껴 정치 도전

 

- 계속 정치 활동에 의지를 나타내왔는데, 특별히 정치에 관심을 두게 되었던 계기가 있었나.

 

이제까지 장애인이 여의도 정치에 진출해도 제대로 성과를 못 냈다. 17대 국회부터 장애인 비례대표가 늘었는데, 장애인 의원이 자신이 소속된 단체만을 위한 활동을 하다 보니 장애인운동 현장의 이야기가 국회 벽을 뚫지 못했다. 국회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판단이었는지 20대에는 장애인 국회의원이 한 명도 배출되지 못했다. 그래서 운동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당에서 활동하면서 새로운 장애인 정치 세력을 갖춰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 모델을 만들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기본적으로 장애인운동을 하는 것 자체를 정치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거 때 급작스럽게 공천을 받는 게 아니라 꾸준한 정당 활동을 통해 운동 현장의 요구를 관철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활동가들이 정치 활동도 정당 활동도 과감하게 했으면 좋겠다. 지금 장애계 현장에서 정당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  

 

- 출마 선언에서 ‘현장 당사자가 정당과 함께할 때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지금까지 정당 활동을 하면서 구체적인 성과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시청각중복장애인의 지원을 기반으로 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을 이끌어낸 것이다. 지난 2016년 4월경 시청각중복장애인과 간담회를 열고, 윤소하 정의당 의원실에서 지원체계를 위한 법개정 논의를 시작했다. 같은 해 개정안이 발의됐고, 2018년에 통과됐다. 올해 4월에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 시행령을 만들고 있는데, 시청각중복장애인에 대한 데이터 구축과 시청각중복장애인을 위한 센터 설치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이다.

 

그리고 현장에서 나오는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를 꾸준히 의원실에 연결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활동지원 65세 연령제한 문제에서 선택권을 주도록 한 윤소하 의원의 개정안 발의, 청각·시각장애인을 위한 정보접근성 보장을 위한 추혜선 의원의 개정안 발의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국회 통과가 안 돼 아쉽다.

 

국회에 수어통역사가 생긴 것도 추혜선 의원이 의정보고에서 가장 먼저 수어통역사와 함께한 게 계기가 됐다. 이번 코로나19 관련한 정부브리핑에서도 수어통역사가 세워지지 않았나. 강원도 산불 때도 정의당이 움직여서 수어통역사가 등장했었다.

 

- 정의당에 오래 몸담고 있는데, 정의당의 어떤 가치에 공감하고 지지하는가.

 

정의당 강령에는 장애인의 완전한 기본권 보장, 자기결정과 주체성을 통한 완전한 자립생활 보장, 노동권 보장은 물론 정치・문화・사회의 모든 측면에서 참여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가치에 공감하고 지지하기에 정의당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영석 정의당 유엔장애인권리협약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미리 준비한 인터뷰 자료를 보고 있다. 사진 허현덕
 

# 제1호 법안은 장애인권리보장법

 

- 지난 10일 밝힌 비례대표 출사표에서 활동지원 65세 연령제한 폐지, 활동지원 자부담 폐지와 함께 차별금지법·장애인권리보장법·여성장애인기본법 제정 등을 약속했다. 이 중 제1호 법안은 무엇인가.

 

장애인권리보장법이다. 현재 장애인복지법은 ‘복지’를 중심으로 하는데 이제는 ‘인권’을 중심으로 하는 법체계가 필요하다. 이 안에 장애인의 주거, 자립생활, 탈시설 등에 대한 권리를 담아내 장애인 관련 17개 실행법을 아우를 수 있는 법으로 만들고 싶다.

 

- 지난 2019년 11월부터 정의당에서 유엔장애인권리협약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위원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서는 장애유무와 관계없이 국가가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인간의 존엄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가장 이루고 싶은 것도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비준이다. 선택의정서 비준이 장애계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키라고 보고 있다. 국내법을 국제협약이 지원해주고 보강해주면 정부에 더 큰 압박을 가할 수 있다.

 

# “나는 ‘탈시설주의자’… 시설협회와 손잡지 않았다” 
 
- 인간의 존엄을 말하면서 장애인탈시설 문제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19조는 장애인의 지역사회에서의 삶을 강조하는데, 장애인탈시설-자립생활 정책 방향은 어떠한가?

 

장애인탈시설은 유엔에서도 강조하고, 국제사회의 흐름으로 봐서 거스를 수 없다. 다만 현재 정부가 제대로 된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지역사회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 재원과 프로그램이 모두 미비한 상황이다. 정부가 장애 인권적 모델에 기반한 탈시설 전략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

 

그런데 현재 국가정책이 요양시설, 거주시설 정책 위주이다 보니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지역사회 통합을 가로막고 있다. 그것을 빠르게 전환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시설을 폐쇄하고, 시설폐쇄에 따른 ‘기능전환’을 하는 국가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탈시설 종합계획을 위해 중앙부처, 의회, 당사자기구가 함께 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하고 논의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 장애계에서는 시설 격리 자체가 인권침해니 거주시설폐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거주시설폐쇄법을 제정하는 데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시설폐쇄를 하면서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시설 기능전환이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시설 관계자와 논의하고 협의할 필요성이 있다. 정의당에서는 현재 탈시설 당사자를 지원하는 장애인탈시설지원법 발의를 고민하고 있다.

 

- 시설 관계자와 논의·협의를 한다고 했는데, 시설 관계자들은 탈시설 정책에 당연히 반대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현재 개인적으로 모 시설 시설인권지킴이단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시설의 기능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이제는 시설 관계자들도 탈시설에 동의하고 있다는 뜻이다. 어차피 탈시설의 흐름은 막을 수 없으니, 시설폐쇄에 앞서 대안을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 탈시설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이 폐쇄 후 시설 노동자에 대한 노동권 보장이다. 고용승계에 대한 대안이 있나.

 

맞다. 노동권 문제가 가장 걸린다. 시설 직원의 노동권 보장을 위해 고용승계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 시설에서 일하던 생활교사나 직원들이 자신의 일을 가치 있게 할 수 있는 주거지원센터,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주간활동지원센터 등으로 고용 전환되어야 한다. 그래서 시설의 기능전환도 필요하다.

 

- 시설의 기능전환을 강조하는데 예를 들어 설명해 달라.

 

시설 정책 이야기를 할 때 늘 생각하고 있는 모델이 일본의 ‘사마리아 하우스’다. 거주시설과 자립생활주택의 중간지점에 있다. 3층 건물에 2~3층은 개인의 방으로 꾸며져 있고, 1층에는 사무실과 공동체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거주인들은 각자의 공간에서 생활을 하고, 잠도 자고, 요리를 할 수 있다. 시설은 이곳에 사는 장애인에게 맞춤형 상담을 통해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연계해준다. 주거공간은 자신의 기호에 맞게 꾸밀 수 있고, 24시간 아무런 제약이 없는 생활을 한다. 이곳에서 3년간 지내다 정부지원을 통해 자립생활을 하게 된다. 대규모 시설을 이러한 형태의 시설로 기능전환을 하자는 것이다.

 

- 예를 든 곳은 우리나라의 체험홈과 비슷하다.

 

맞다, 체험홈이다.

 

- 사마리아 하우스는 탈시설 당사자 기준에서는 거주 기한도 문제지만, 밀집된 지역에서 모여 산다는 점에서 장애계가 주장하는 탈시설과는 거리가 있지 않나? 사마리아 하우스가 장애인탈시설-자립생활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사마리아 하우스 거주인들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중증장애인도 일터를 구해 대부분 자립생활에 성공한다고 한다. 이런 부분이 인상 깊었다. 결론적으로는 장애인자립생활주택(공동주택)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일본의 사마리아 하우스와 단순히 견줘 보면 서울시 지원주택이 보다 앞선 장애인 지역사회 주거모델이 아닌가 생각한다. 서울시도 장애인자립생활주택보다 지원주택을 활성화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정부보다 서울시의 탈시설 정책이 앞서고 있는 게 사실이다.

 

- 정부의 탈시설정책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내리나?

 

정부는 제대로 된 로드맵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누가될지는 모르지만 탈시설정책을 장애인당사자 의원이 주축이 돼서 끌고,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

 

지난 2017년 12월 ‘건강장애 학생 인권 및 교육권 보장과 공교육 실현 촉구 당사자 가족 증언대회’에 참석한 이영석 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 사진 본인 제공
 

- 선거(2014년, 2016년)에 나설 때마다 장애인탈시설 공약을 냈는데, 이번에는 주요 공약에 빠져서 의아해하는 시선도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개인적으로 나는 탈시설주의자다. 장애인단체에서 일하면서 늘 반(反)시설을 주장했다. 시설폐쇄에서 국가책임을 강조하고 전환하는 시스템을 고민하고, 예산 반영을 요구해왔다. 그게 그동안 먹히지 않은 것뿐이다. 이번 공약에 드러나지 않아 의아할 것이라고 봤다. 나와 함께 활동했던 사람들이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듣고 탈시설 의지를 꺾은 게 아니냐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절대로 탈시설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한다거나 공약에서 빼지 않았다. 정의당원으로서 탈시설에 반대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항간에 좀…(긴 침묵). (장애계에) 아쉬운 부분이 있는 건 맞다. 현시점에서는 함께 활동했던 동지들에게 서운한 부분도 있다. 그런데 선거 경선 치르는 과정에서 그에 대해서 답변이나 대응할 수 있는 심리적인 상태가 아닌 상황이었다.

 

- 그렇다면 시설협회와의 야합은 사실이 아닌가.

 

사실이 아니다. 최근 ‘장애계에서 지지기반이 흔들리니 시설협회와 손을 잡았다. 시설협회와 이야기가 된 거 아니냐’는 말이 떠돌고 있다. 앞서 밝혔듯 모 시설에서 시설인권지킴이 활동을 했다. 그 시설에는 정의당원도 많다. 이번에 시민선거인단 모집을 하니, 시설 차원에서 경선에 참여하라고 독려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그 상황이 장애계에서는 다르게 보일 수 있었을 것이다. 많이 속상하다. 그러나 그동안 활동했던 곳에서의 지지기반이 무너진 상황에서 다른 지지기반을 완전히 무너지지 않게 막아놓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했고, 섭섭함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일일이 대응하지 못 했다. 장애인운동 현장에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왜곡해서 보지 않기를 바란다.

 

# 장애계 현안, 당사자 이야기에 귀 기울여 해결할 것
 
- 탈시설 문제와도 연결될 것 같은데 발달장애 문제 관련해서는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있는가?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는 말뿐인 상황이다. 20대 국회 예산편성을 보면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안 하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현재의 발달장애인지원법이 날림으로 만들어져 있고, 시혜성이 두드러지는 시행규칙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지원법을 강화해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권리옹호 등을 위한 예산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 개인적인 바람은 현재 부모들이 중심이 돼 발달장애인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는데, 피플퍼스트처럼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센터 운영에 참여하는 곳을 늘리고 싶다.

 

- 장애남성으로서 장애여성 문제 관련해서는 어떤 지점을 고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장애여성은 이중적, 다중적 차별을 받고 있다. 장애남성에 비해서도 교육, 문화, 전반적인 삶에서 소외돼 있다. 장애계도 장애남성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2011년 통계상으로 보면 장애남성은 취업률이 45%이고, 장애여성은 절반인 22.3%에 그치고 있다. 또한 장애여성은 출산과 양육의 부담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산부인과 등 병원을 가려고 해도 진료를 받을 수 없다. 공약에서 밝힌 것처럼 여성장애인기본법을 제정해 장애여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장애여성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겠다.

 

- 현시점에서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그에 따른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현재 장애등급제 폐지는 장애계가 요구했던 완전한 폐지가 아니고, 행정적인 폐지에 불과하다. 정부가 단계적으로 폐지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예산이 동반되어야 할 텐데 그조차도 안 되고 있다. 종합조사표에서 장애유형을 갈라놓고 싸우게끔 만들었다. 정부가 계속 이런 방향으로 나갈 것 같아 솔직히 불안하다. 장애등급제 폐지 문제는 충분한 예산 반영으로 해결될 수 있다. 그래야 장애계가 요구한 대로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 서비스를 받는 장애등급제 폐지를 이룰 수 있다.

 

- 소득 보장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것 중 하나가 기초생활수급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이다.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이외에 장애인의 빈곤 문제와 관련해 준비된 대안이 있다면?

 

국가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누군가 죽어야만 사후 대책을 마련하곤 했다. 아니, 사실 대책도 안 세우고 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복지사각지대 해결을 위한 전담기구다. 시민사회단체가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전담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전수조사와 모니터링을 하며 365일 복지사각지대에 대해 상시체계를 꾸리는 것이다.

 

- 빈곤문제와 연결된 것이 장애인 노동권이다. 장애인은 노동불가능한 존재로 낙인찍혀 최저임금법 적용에서도 제외된다. 장애인 노동권에 대한 대안이 있다면?

 

이번 공약에도 해당 조항(최저임금법 제7조) 폐지를 내걸었다. 현재의 노동은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장애인은 성과를 내기 힘들지 않나. 성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노동 환경을 고민해야 한다. 직업재활시설 관계자와 이야기를 해보면 장애인들에게 최저임금 챙겨주면 적자를 면치 못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국가는 보충급여제, 혹은 임금보존제를 도입해야 한다. 직업재활시설에서의 생산품, 노동급여, 판로 개척 등에 대해서 국가가 고용주에게만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

 

- 지난해 설요한 장애인 동료지원가의 사망으로 일부 장애계에서는 ‘공공일자리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장애계의 요구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대안이 있다면 이야기해 달라.

 

그동안 정부가 손 놓고 있어서 장애계가 어떻게든 방안을 마련해 공공일자리 정책을 요구했더니, 정부는 너무 높은 실적을 요구했다. 목표 실적을 없애고, 월급제를 도입해야 한다.

 

# 현장과 정당에서의 경험으로 국회에 현장 목소리 전하겠다

 

- 국회의원들의 장애인 비하 발언이 지난해부터 문제시되고 있고, 장애인들로부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되기도 했다. 장애인 비하 발언 퇴치와 관련해 당내에서 어떠한 활동 계획이 있나.

 

장애인위원장을 맡았을 때 게시판 등에 비하·혐오 발언이 올라오면 문제제기를 했다. 그래도 개선이 안 되면 직·간접적으로 연락해서 개선을 요청했다.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시혜와 동정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상시적인 교육 체계를 갖추도록 하겠다.

 

- 총선에 나가기 전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 임해야 한다. 이영석의 강점, 매력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기회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 정의당과 장애인운동 현장에서 활동했다. 현장의 경험으로 무장돼 있고, 정당에서 정치 영향력을 지니고 준비돼 있다고 자부한다. 나에게는 사람들과 대화하며 가야 할 길을 만들고, 확실하게 끌고 가는 강한 추진력이 있다. 현장과 정당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장애계의 요구를 국회에서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은 나, 이영석이다.

 

이영석 정의당 유엔장애인권리협약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인터뷰 도중 포즈를 취하며 웃고 있다. 사진 허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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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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