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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세 모녀’ 6주기… 여전히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은 죽고 있다
기초법공동행동 등, 6주기 맞아 ‘빈곤층 복지 대폭 확대’,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촉구 
“코로나19로 시설에 격리된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의 연이은 죽음 막아야 한다”
등록일 [ 2020년02월26일 17시43분 ]

26일,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등은 오후 2시 서울 광화문광장 남측에서 ‘송파 세 모녀 6주기 및 가난 때문에 세상을 떠난 이들의 추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추모 기자회견의 한 참가자가 국화꽃과 피켓을 들고 있다. 피켓에는 ‘송파 세모녀를 잊지 말자는 외침,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 빈곤정책 대폭 확대로 답하라’, ‘빈곤과 차별없는 세상을 염원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사진 이가연
 

송파 세 모녀의 죽음으로부터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가난을 이유로 한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아래 기초법공동행동) 등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송파 세 모녀’ 6주기를 맞아 가난 때문에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한 추모 기자회견을 열었다. 

 

2014년 2월 26일, ‘송파 세 모녀’의 죽음이 처음으로 언론에 보도된 뒤 사회적 파문이 일자 일명 ‘송파 세 모녀 법’이라는 이름으로 기초생활보장법 및 긴급복지지원법이 개정되었고, ‘사회보장급여의 이용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이 신설되었다. 

 

그러나 작년 한 해만 해도 빈곤으로 인한 죽음은 계속해서 일어났다. 2019년 1월에는 서울 중랑구 모녀의 죽음, 7월에는 관악구 모자의 아사, 9월에는 강서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의한 일가족 살해 및 자살 사건, 11월에는 성북구 네 모녀의 죽음 등이 연이어 반복되었다. 

 

이에 대해 정성철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국회에서는 송파 세 모녀의 죽음 이후 단순히 가난한 사람들의 정보를 많이 모아 ‘사각지대’를 찾아내겠다고 입법했지만 계속해서 가난한 사람들이 죽고 있다”며 “실제로는 사각지대를 찾지 못해서가 아니라 결국 예산이 부족해서 죽음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가난한 사람들의 생계, 의료, 돌봄 등의 많은 영역에서 예산의 총량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희철 노동당성북당협위원장은 작년 11월에 사망한 ‘성북 네 모녀’를 언급했다. 신 위원장은 “70대 어머님과 40대 자녀 세 분이 돌아가신 채 발견된 뒤, 성북구청에 빈소라도 차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결국 성북시민들이 추모위원회를 구성해 고인들이 살던 곳과 가까운 한성대입구역 옆 공원에서 시민분향소를 차려 추모제를 진행했다”며 성북구가 가난한 사람을 추모하기 위한 아무런 대책이 없던 점에 대해 꼬집었다.

 

이어 신 위원장은 “만일 이분들이 기초생활보장제도와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신청했었더라도 기준에 맞지 않아 거부되었을 것”이라며 “더 이상 이런 안타까운 일이 없도록 국가가 나서서 보편적 복지제도를 마련하고 사후 처방이 아닌, 예방적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공약으로 앞세웠지만, 임기 절반을 넘어가는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공동행동 등은 “올해 중순에 ‘제2차 기초생활 종합계획’을 통해 부양의무자 기준의 단계적폐지 추가 계획이 발표될 예정이지만, 생계급여의 경우 완화계획을, 의료급여의 경우 폐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희망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황성철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황성철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오랫동안 수급을 받지 못하다가 지난 14일, 쪽방에서 숨진 고 김남선 활동가를 떠올렸다. 황 활동가는 “건설 일을 하던 남선 아저씨는 돈을 벌면 쪽방에 들어가고, 돈이 없으면 거리에서 생활했다. 부모가 있다는 이유로 수급신청을 하지 않겠다던 남선 아저씨는 2013년, 결국 건강 악화로 일을 못 하게 되어 수급을 신청하게 되었다. 그러나 부모의 ‘금융정보제공동의서’가 필요하다는 말에 20년 만에 어렵사리 부모를 만났지만, 세월의 벽이 두꺼워 결국 동의서를 받지 못한 채 거리로 돌아왔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황 활동가는 “지금과 같이 부양의무자기준을 실제로 폐지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남선 아저씨가 생겨날 것”이라며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서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촉구했다. 

 

또한 이형숙 장애인과가난한사람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정부의 부양의무자 기준 정책을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을 때, 송파 세 모녀 6주기인 오늘에는 당연히 폐지될 줄 알았는데, 2020년에도 여전히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라며 올해 있을 ‘제2차 기초생활 보장계획’에서는 반드시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전히 폐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의 연이은 죽음이 발생하고 있는 점도 지적됐다. 기초법공동행동 등은 (26일 오후 5시 기준) 청도대남병원 폐쇄병동의 정신장애인 102명 중 101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이 중 7명이 사망한 사실을 언급하며 정부가 빈곤층 복지를 대폭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가난하거나 몸이 아픈 사람들을 이윤과 효율의 잣대로 시설에 격리해 온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참극”이라며 “가난 때문에 닫힌 문 안에서 홀로 죽어가는 사람이 없기를, 이를 위한 마땅한 실천이 뒤따르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초법공동행동 등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 △기초법 개정 및 사회 공공성 강화를 통한 빈곤층 복지 대폭 확대 △가난한 이들의 죽음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송파 세 모녀 6주기 추모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이 국화꽃을 들고 있다. 사진 이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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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연 기자 gayeon@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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