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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격리시설, 장애인은 못 들어간다
대구시 코로나19 격리시설 2곳 마련, 하지만 장애인은 이용 못 해
방법은 활동지원사와 자택 자가격리뿐… 활동지원 중개기관 “한계” 호소
등록일 [ 2020년02월28일 19시22분 ]

보건복지부 장애인서비스과가 배포한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 유지를 위한 개별지침’. 지침 캡처

 

편의시설 미비와 지원인력의 부재로 대구시 장애인의 경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자가격리자·확진자가 되어도 격리시설에 들어갈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자택에서 자가격리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관련 대책이 모두 민간기관에 맡겨져 있어 정부가 장애인 대책에 손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코로나19 대구 확진자는 1579명이다.

 

실제 최근 대구에서 확진자인 할머니와 함께 살던 발달장애인이 자가격리자로 통보되었지만, 격리시설에 입소하지 못했다. 조민제 장애인지역공동체 사무국장은 “다행히 발달장애인은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자체적인 자가격리밖에 방법이 없다”며 “보건복지부(아래 복지부)는 지침에서 격리시설로 이동하라고 했지만 대구에 장애인이 갈 곳이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 대구시 코로나19 격리시설 2곳, 장애인은 이용 못 해

 

현재 대구시 코로나19 격리시설은 대구교육낙동강수련원(수용인원 40명)과 중앙교육연수원(수용인원 160명) 두 곳뿐이다. 그러나 장애인은 이곳에 들어갈 수 없다.

 

대구시에 확인한 결과, 격리시설 2곳은 1인 1실 격리공간으로 휠체어 접근은 가능하지만, 화장실에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다. 윤귀염 대구시 장애인복지과 주무관은 “현재 격리시설은 활동지원사가 필요한 장애인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게 맞다”며 “격리시설에는 간호사와 행정인력만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간호사는 발열 체크 등의 일을 하고, 행정인력은 격리시설 사람들과 일체 접촉을 안 하고 (행정 일만 하고) 있기에 장애인은 활동지원사를 통한 자택에서의 자가격리가 나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입소 대상자로 포함이 되는지도 모호한 상황이다. 대구시청 격리시설운영부서인 자치행정과에서는 “보건소와 보건건강과에서 격리시설 입소 결정을 하는 것이라서 확답하긴 어렵지만, 2곳의 격리시설은 노숙인, 외국인 등 거소부재자(주소없는 사람)를 위해 격리시설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애인의 격리시설 입소나 이용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답변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만 밝혔다.

 

실질적으로 격리시설 입소 결정을 하는 대구시청 보건건강과에 28일 여러 번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 “복지부 지침 현실성 없다… 실제로는 활동지원사 매칭밖에 대책 없어”

 

지난 25일 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장애인서비스과는 지자체에 보낸 지침에서 ‘장애인이 자가격리자가 될 경우, 시·도별로 설치된 격리시설에서 돌보는 것을 첫 번째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최악의 코로나19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대구지역 장애인단체 활동가들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지침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문승원 복지부 장애인서비스과 사무관은 “2월 초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지자체에 격리시설을 마련하라고 권고했고, 세종과 제주를 제외한 지역에서 격리시설을 확보했다는 보고를 받은 후에 해당 지침을 내려보낸 것”이라며 “현재 지역마다 의료진이나 격리시설이 부족한데, 특히 대구·경북은 이미 포화상태라 선별적 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유행대비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 유지를 위한 세부지침 Q&A. 보건복지부 자료 캡처

 

이러한 상황에서 대구는 장애인이 자가격리자나 확진자가 되면, 활동지원사 매칭밖에는 방법이 없다. 복지부는 자가격리자인 장애인에 한해 활동지원 24시간을 지원하고, 가족 활동지원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지침을 내려보낸 바 있다. 그러나 세부지침에서도 활동지원사·중개기관·지자체의 행정적 보고 체계만을 명시하고 있고, 활동지원사 추가수당이나 대체인력 모집 방법은 없다. 자가격리 기간 중 이뤄지는 활동지원 급여를 지급하는 곳조차 명확하지 않다. 현재로서는 지자체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지자체와 민간 중개기관에 활동지원의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러한 목소리에 복지부는 할 만큼 했다고 주장했다. 문 사무관은 “복지부 차원에서는 다른 사회복지서비스보다 활동지원사 대책에 한해서는 급여 신청 절차도 간소화했고, 최소한의 지침을 내려보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 “민간차원의 노력은 한계, 정부의 발 빠른 대책 절실”

 

현재 대구시 차원에서도 장애인의 자가격리자에 대해 뾰족한 대안을 내놓고 있지는 못하다. 대구시는 활동지원 급여에 대한 추가수당 등이 담긴 운용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만 밝혔다.

 

상황이 이러하니 자택에서 자가격리하는 장애인에 대한 대책은 온전히 민간기관의 몫이다. 그러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 대구는 활동지원사 구인에 큰 어려움마저 겪고 있다. 급기야 활동지원 중개기관은 28일 ‘자가격리 장애인 생활지원인을 모집한다’는 광고까지 냈다. (관련 기사 : 대구장차연, 코로나19로 자가격리된 장애인 위한 생활지원인 모집)

 

대구지역 활동가들은 민간 차원의 노력은 한계에 다다랐다고 호소하며, 중앙정부의 보다 세심한 대책 마련을 거듭 촉구했다. 조민제 사무국장은 “현재 대구에는 국무총리도 내려와 있다는데 장애인에 대해서는 정부가 관심을 두지 않는 듯 보인다”며 “장애인이 갈 수 있는 격리시설도 가동이 안 되는 거 보면 정부도 대구시도 대책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정부는 대구시와 민간단체에만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발 빠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에서 대체인력을 모집하고, 장애인 자가격리자를 위한 대응이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이라며 “어떻게든 체계를 마련하려고 하지만,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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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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