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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 대구 ‘장애인 확진자’ 발생, 병상 없어 ‘자택 자가격리’ 통보
정부·대구시 ‘무대책’에 비장애인 직원이 방호장비 착용하고 함께 격리
대구 장애계 “장애인 확진자만이라도 병원 후송 요청… 살려달라” 호소
등록일 [ 2020년02월29일 11시07분 ]

28일 밤 10시 35분, 지적장애인 ㄱ씨 코로나19 양성판정에 대한 대구 동구보건소의 문자. 문자에는 “ㄱ님 코로나 검사 결과 양성입니다. 현재 대구에 병원 병상이 없어서 병상 배정될 때까지 자가격리 잘 지켜주시고 집안에서도 마스크 착용 꼭 해주셔야 됩니다. 가족분들과 공간 및 식사, 화장실 등 따로 사용 바랍니다. 가족분들도 자가격리 대상입니다. 2.28 기준 14일 동안(3월 13일) 자가격리 대상이며 자세한 내용은 내일 전화로 설명드리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사진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구에서 ‘장애인 확진자’가 나왔지만, 병상이 없다는 이유로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장애인 자가격리자, 확진자를 위한 정부 대책 부재를 우려하던 장애계는 정부와 대구시의 조속한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장애인 확진자, ‘자가격리’밖에 방법 없다는 대구시

 

대구에서 사는 ㄱ 씨(남, 49세)는 지난 28일 밤 10시 35분경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됐다. 그러나 대구시는 마땅한 병실이 없다며 14일 동안(3월 13일까지) 자택에서 자가격리하라고 통보했다. ㄱ 씨는 현재 거주지에서 비장애인 직원 1명과 함께 자가격리돼 있다. 이 직원은 ㄱ 씨가 자가격리되는 동안 지원을 위해 주택방문했던 직원으로 ㄱ 씨의 밀접촉자로 분류된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현재 방호복만으로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ㄱ 씨는 지적장애인으로, 그동안 지적장애인 ㄴ 씨(남)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지난 24일부터 28일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ㄱ 씨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은 동거인 ㄴ 씨, 활동지원사 2명, 직원 4명 등 총 7명이다. 함께 살던 ㄴ 씨는 자가격리 직원 1명과 함께 단기체험용 자립주택으로 이동하여 자가격리 중이다. 나머지 4명도 자가격리됐다.

 

이런 격리과정에서 대구시와 동구보건소는 ㄱ 씨에게 ‘현재 대구에 1인 병실이 없어 입원이 불가능하다’며 자택 자가격리를 통보하고, 자가격리 대상인 비장애인 직원과는 방과 화장실을 따로 쓰면서 지원하는 방법만을 알려줬다. 대체가능한 활동지원사 방안이나 다른 생활지원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었다.

 

확진자에 대한 대책부재는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23일 대구의 장애인자립생활센터(아래 IL센터)에서도 활동지원사가 확진 판정을 받으며 장애인 자가격리자 13명이 발생했지만, 당시에도 장애인 자가격리자나 지원 인력에 대한 정부와 대구시의 대책이 없어 IL센터에서는 자구책으로 버티던 중이었다. 게다가 대구에 마련된 격리시설 두 곳도 장애인은 들어갈 수 없다. 이용대상자를 주소지가 없는 외국인·홈리스 등으로 제한하고 있고, 설령 들어갈 수 있다고 하더라도 편의시설과 지원인력이 없어 이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방법은 현재처럼 자택에서 생활지원을 받으며 자가격리되는 수밖에 없다.

 

- “장애인 확진자 ㄱ 씨만이라도 병원 후송 해달라… 살려달라”

 

이에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대구장차연)는 29일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장애인 자가격리자와 확진자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대구장차연은 “대구의 장애인 자가격리자는 비장애인 활동가와 함께 격리되어 있고, 이제는 장애인 확진자마저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한 채 방호복을 입은 비장애인 활동가에 의해 생활지원을 받아야 할 처지다”라며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 활동지원사들과 지원자들의 도움을 통해 생활하는 장애인들은 자가격리자나 확진자가 될 가능성도 높다”고 절박한 상황을 알렸다.

 

대구장차연은 현재 정부와 대구시의 문제점을 △즉시 투입가능한 생활지원인력의 부재 △가족돌봄 지원대책에서 장애인 대책 부재 △장애인과 장애인 관련자에 대한 느린 검진 △장애인 확진자 발생 시 대책 부재 등을 꼽았다.

 

전근배 대구장차연 정책국장은 “1명의 발달장애인이 양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자가격리를 통보받았다. 의심증상이 있어 보건소를 찾았지만 전화예약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며 “지금 수준의 정부와 대구시 대책으로는 장애인은 자가격리 될 수도, 격리시설에서 지원받을 수도 없다. 또 앞으로 나올 장애인 자가격리자들과 장애인 확진자들은 어떻게 국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부와 대구시는 부디 서로 간의 책임을 떠넘기는 행정이 아니라 장애인을 위한 확실한 코로나19 대응체계를 발표해야 한다”며 “현재 발생한 장애인 확진자라도 긴급히 병원으로 후송하여 보호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협의하여 장애인이 보호받을 수 있는 자가격리 대책과 확진자 전담의료병원을 운영해 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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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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