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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애인 대책’ 촉구하며 청와대 만난 장애계, “TF구성 제안”
“중증장애인 특성 고려한 장기적 대책까지 마련해야”
올해가 ‘4·20 장애인의 날’ 40주년, 대통령 특별면담 요청도
등록일 [ 2020년03월20일 21시15분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6개 장애인단체는 19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있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과 간담회를 했다. 왼쪽에서부터 강문대 사회조정비서관,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사진 박승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에 대한 장애인 재난 대책이 전무한 가운데, 장애계가 청와대 관계자를 만나 중증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관계부처 TF구성을 시급히 촉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등 6개 장애인단체는 19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있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과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에 관한 장애인 재난 대책과 ‘420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관련한 정책과제를 전달했다.
 
- 장애계 “코로나19 문제 해결 위해 시급히 관계부처TF 구성해야” 제안  

 

전근배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이 코로나19로 인한 대구 장애인 재난 상황을 말하고 있다. 사진 박승원
 

코로나19 확산지로 꼽히는 대구에서는 장애인이 자가격리되거나 확진되었을 때의 정부 대책이 없어 장애인단체들이 그야말로 자구책으로 버텨야 했다. 일상적인 생활지원인이 필요한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짝을 이뤄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며, 일부 중증장애인은 생활지원인 없이 홀로 자가격리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장애인 확진자’가 발생했으나 대구시는 ‘병실이 없다’며 집에서 자가격리할 것을 통보했고, 이에 비장애인 활동가가 방호복을 입고 들어가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벌어졌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확진자 발생 시 격리시설 입소를 첫 번째로 한다고 했지만, 대구에는 장애인이 접근가능한 격리시설이 없다.

 

이러한 대구 상황을 전하며 전근배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은 “복지부의 지침은 일방적이며 비현실적이다. 현장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구체적 대책으로 △중증장애인 확진자 우선 입원조치 △장애 접근성이 갖추어진 병원과 생활치료센터 확충 △중증장애인 지원인력 갖춰진 지정 병원 확충 △장애인 확진자 입원 시 의료인력이 활용할 수 있는 매뉴얼 수립 △의사소통, 생활지원 등 입원치료 시 필요한 부분을 지원기관과 병원이 상호 협력하여 관리하는 시스템 마련 등을 촉구했다.

 

최근에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그에 관한 대책도 시급히 촉구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복지시설이 모두 휴관하면서 발달장애인 돌봄이 24시간 가족에게 떠맡겨져 가족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17일에는 제주도에서 발달장애인자녀와 그의 어머니가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어 18일에는 인천에 있는 발달장애인이 확진 판정을 받고 그와 접촉한 다수의 발달장애인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발달장애인이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 가족이 같은 병원에 입원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소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한자협) 사무총장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지금 당장 필요한 대책과 함께 장기적 대책도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 현재 2개월가량 장애인분들이 집에서 못 나오고 있는데 언제까지 안 나올 수는 없지 않으냐”면서 “그때 어떤 체계를 갖출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지침은 ‘금지’하는 내용뿐인데 국가 차원에서의 장기화 대책을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아래 전장야협) 이사장은 “비장애인의 경우, 질병관리본부 중심의 체계가 있지만 그 지침은 장애인의 다양한 상태를 고려한 내용이 아니다”라면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지만, 사회적 거리를 둘 때 장애인은 더욱 고립되는 이중적 상황에 처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대책 마련을 위해 현장과 소통하는 TF구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변재원 전장연 정책국장은 “복지부 차원을 넘어선 범부처 차원의 TF가 구성되어야 한다”면서 “특히 발달장애인,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 지방에 사는 장애인 등에 대한 고려가 없으며, 장애인거주시설·요양병원 등에 대한 코호트 격리 기준도 모호하다. 현재 장애인은 정책 후순위로 밀려 있는데, 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거성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적극적인 소통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오늘 이야기를 토대로 담당 부처에 전달한 후 다시 회신을 드리겠다”고 답했다. 또한, “현재 1차 추경예산이 끝났으나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장애인단체들의 의견을 모아 세부적 과제에 대해 필요한 예산 등을 정리해주시면 전달하겠다”고도 밝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6개 장애인단체는 19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있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과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에 관한 장애인 재난 대책과 ‘420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관련 정책과제를 전달했다. 사진 박승원


- “만65세 연령제한 문제, 대통령 의지 정확하니 문제해결 위해 힘 실어달라”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한 달 앞두고서 장애계는 정책과제도 전달했다. 장애계가 최우선으로 강조한 정책은 ‘활동지원서비스 만 65세 연령제한 폐지’다. 장애인의 경우, 만 65세가 되면 활동지원서비스가 중단되고 노인장기요양서비스로 강제 전환된다. 문제는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시간은 하루 최대 4시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장애계는 지속해서 문제제기를 해왔지만 형평성을 이유로 정부와 국회는 문제해결을 미루고 있다.

 

임소연 한자협 사무총장은 “만 65세가 되면 활동지원서비스가 중단되어 개인의 삶이 완전히 붕괴하고 있다. 장애계는 단식도 하며 강하게 문제해결을 촉구해왔지만 올해 고작 5억 원의 시범사업 예산이 책정된 게 전부다”면서 “장애인이 국가인권위원회의 긴급구제를 받아도 지자체에 살려달라고 애원해야만 한다. 국가나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을 하는 게 아니라 개인이 문제제기하면 그제야 봐주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를 위해 국회에서 장애인활동지원법 등이 개정되어야 하는데 계속 밀리고 있다. 대통령의 메시지가 정확하니 청와대가 해결을 위해 힘을 실어 달라”고 요구했다.

 

실제 지난해 11월에 열린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운을 떼며 “빠른 시일 내에 해법을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거성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65세 문제’에 대한 기본방향은 제시되어 있다. 법에서 해결할 부분도 있지만, 그 외 행정절차에서 예산이나 사업 등을 통해 정부 차원에서 해결할 부분이 있는지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 장애계, ‘장애인의 날’ 40주년 맞이 대통령 특별면담 요청

 

박경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이사장이 대통령 특별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 박승원
 

올해 4월 20일 장애인의 날 40주년을 맞이하여 장애계는 대통령 면담도 요청했다. 박경석 전장야협 이사장은 “지난해 장애등급제 폐지로 장애인복지체계가 31년 만의 변화를 맞이했는데, 올해 40주년을 맞아 대통령 면담을 요청한다”면서 탈시설, 발달장애인, 노동권 등 대통령 공약뿐만 아니라 장애인복지예산 확대 등에 관한 점검도 다시 한번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은 “대통령 약속을 점검하는 회의는 필요하다고 본다. 적극적으로 제안하겠다”고 응답했다.

 

이 외에도 장애계는 △‘탈시설 공약’ 로드맵 점검을 위한 탈시설민관협의체 논의 지속 △장애인연금 3급 확대 등 장애등급제 폐지에 따른 2021년 예산 반영 △권리중심-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마련과 최저임금 적용 제외 폐지 등의 요구사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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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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