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07월14일tue
기사최종편집일  최종뉴스편집일
비마이너로고
news
뉴스상세검색 버튼
기사등록 기사제보
전체메뉴 펼침
HOME 뉴스홈 > 뉴스 > 사회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쪽방 주민들, 코로나19보다 두려운 재개발 “주거권 보장해 달라”
동자동·양동 쪽방 주민들, 영등포 공공주도 순환형 개발방식 확대 도입 촉구
“살던 곳에서 이웃주민들과 계속 살 수 있게 해 달라”
등록일 [ 2020년03월23일 15시03분 ]

2020홈리스주거팀과 주민들은 23일 오전 11시,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동자동·양동 쪽방 순환 개발방식 요구 서명 제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주민들이 ‘영등포 모델 동자동·양동에도 확대 적용하라!’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 허현덕
 

“남대문5가동(양동)을 다음 달이면 떠나야 합니다. 지금 이미 4명이 떠났습니다. 알고 보니 건물주가 직접 쫓아냈다고 합니다. (중략) 이제 동자동도 머지않았습니다. 저는 남대문에서 정확히 65년을 살았습니다. 살던 곳이 철거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 번은 입주권을 주겠다고 했지만 그곳은 목동과 상계동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우리가 살던 그 자리에서 살 수 있게끔 해달라는 겁니다. 딴 거 없습니다. 서민들은 쫓겨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의 권리를 찾아야 합니다.” (권영태 남대문로5가동 쪽방 주민)

 

동자동·양동 쪽방 주민들이 영등포 쪽방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공주도 순환형 개발방식(아래 순환 개발방식)을 동자동·양동 쪽방에도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2020홈리스주거팀(아래 홈리스주거팀)과 주민들은 23일 오전 11시,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동자동·양동 쪽방 순환 개발방식 요구 서명 제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동안 쪽방촌 주민들은 최저주거기준 면적에 미달하는 2평(6.6㎡) 이하의 방에서 보증금 없이 월세나 일세를 내며 살았다. 월평균 23만 3000원이라는 서울 강남주택보다 높은 단위 임대료를 내고도 전용 화장실도 부엌도, 온수와 냉·난방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여 있었다. 비싼 임대료, 노후화된 시설, 주거권 보장에 대한 논의는 계속됐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공공임대주택으로의 이주도 비싼 보증금과 주민들의 지역사회 기반 붕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 1월 20일 발표된 ‘영등포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및 도시 정비를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계획’이 모범 사례로 꼽혔다. 쪽방 주민의 주거권과 재정착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진계획에는 국토교통부(아래 국토부)와 서울시, 영등포구는 영등포 쪽방촌의 2/3에 해당하는 곳을 영등포구, LH 한국토지주택공사(아래 LH), SH 서울주택도시공사(아래 SH)가 공공주택사업으로 개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영등포 쪽방촌을 철거해 공공임대주택과 주상복합아파트 1,200호를 짓고, 영구임대주택 370호를 별도로 마련해 기존 쪽방 주민들을 전원 입주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쪽방 주민들은 기존 쪽방보다 2~3배 넓은 공간(16㎡)을 약 3만 2천 원의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게 된다.

 

정성철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영등포 순환 개발방식은 그동안 쪽방이 역세권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더 많은 이윤을 개발하고 주민들을 축출했던 역사를 반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영등포 쪽방에서 첫 삽을 떴으니 이제 모든 쪽방 지역에 순환 개발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박원순 서울시장과 국토부가 서울지역 다른 쪽방촌에도 순환 개발방식을 도입하겠다 공언한 바 있기에 주민들의 기대감은 높았다. 그러나 ‘2020 국토부 주요업무 추진계획’에는 지방 1곳에만 확대 적용하고, 서울의 다른 지역에 대한 계획은 담겨 있지 않다.

 

2020홈리스주거팀과 주민들은 23일 오전 11시,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동자동·양동 쪽방 순환 개발방식 요구 서명 제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허현덕
 

그러는 사이 동자동·양동(남대문로5가동) 쪽방촌은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서 양동 쪽방촌은 올해 1월 16일 결정·고시가 되어 지구별 세부계획이 없음에도 건물 폐쇄와 주민 퇴거 등 재개발 예비조치에 따른 주민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박승민 동자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남대문로5가동 재정비구역에서는 주민들에게 3월까지 나가라고 했는데, ‘당장 어디로 가느냐’고 항의해서 겨우 5월로 미뤄졌다”며 “재개발이 이제는 말뿐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동자동도 5월까지 건물주가 개발 계획안을 내놔야 하는데,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주민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서 요구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주거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보상이 안 되고 쪽방 주민들은 내쫓기다시피 했는데 10년, 20년 이곳에서 살아온 주민들에게도 권리가 있다”며 “재개발이 이뤄지는 곳 가까이에 시유지가 있는데 그곳에서 같이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하며 정부가 주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홈리스주거팀은 3월 17일~21일 5일간 동자동과 중구 남대문로5가동(구, 양동과 도동) 정비지구 일대 주민들에게 ‘순환 개발방식 요구 서명’을 진행했다. 요구 서명에는 △동자동·양동 개발지역 쪽방 일대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른 공공주택지구로 지정 △재개발 기간 동안 쪽방 주민의 재정착 보장 △주민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는 주민 자치(공유) 공간의 공급과 운용 계획 수립 △적정 물량의 ‘임시주거’ 공급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양동 재개발 지역 주민 300여 명 중 168명, 동자동 재개발지역 주민 1,000여 명 중 288명이 서명에 동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창일 홈리스야학 학생은 “서울시 실태조사에 따르면 쪽방 주민들의 70%가량이 기초생활수급, 경제적 도산과 금융채무 연체, 거리 노숙 등의 경험이 있고, 고령자와 장애인의 비율도 약 30%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따라서 주민들의 재정착과 임시거주지를 정부에서 마련하는 순환 개발방식을 도입해 주거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태 동자동사랑방 대표는 “이제는 더 이상 우리가 이리저리 쫓겨 다니지 않고 떳떳하게 주택을 마련해 함께 모여 살 수 있게끔 해달라는 것”이라며 “우리들의 요구를 서울시와 용산구, 중구, 국토부, SH, LH에 당당하게 요구할 것”이라며 연대와 응원을 당부했다.

올려 0 내려 0
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텔레그램 비마이너 구독하기 비마이너 paypal로 일시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비마이너 정기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퇴거 위기 처한 양동·동자동 쪽방 주민들 “순환형 개발 도입하라”
청계천 골목 사이 촘촘한 57개의 쪽방, 창신동 이야기
한 평 남짓 공간 지킬 힘없어 퇴거로 내몰리는 양동 쪽방 주민들
탈바꿈하는 영등포 쪽방촌, ‘쪽방 주민 재정착 지원’에 시민단체 환영
‘고시원만 위험하고 쪽방은 괜찮다’? 서울시의 ‘반쪽’ 대책
우리는 살아도 쪽방, 죽어도 쪽방이오
거리의 삶을 벗어날 최소한의 공간 '쪽방', 안정적 지원대책 시급해
"조물주 위에 건물주"?, 쪽방촌 주민은 어디로 가야하나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프린트하기
  •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댓글, 욕설과 혐오를 담은 댓글, 광고 등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삭제될 수 있으니 댓글 작성 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한 평 남짓 공간 지킬 힘없어 퇴거로 내몰리는 양동 쪽방 주민들 (2020-03-25 15:30:21)
인권위 “코로나19 확진자 개인 특정 않고 방문 장소만 시간별로 공개해야” (2020-03-09 16:00:00)
비마이너의 아름다운 유혹, 독자 인터뷰 비마이너의 아름다운 유혹, 독자 인터뷰 더보기
2020년 중증장애인-비장애인 협업강사 교육
기고 칼럼 기자칼럼

기고 작은이미지
이제 처벌 반대를 넘어 세상을 바꿀 때가 왔다
[기획의 글]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가 형...

가족이지만 잘 알지 못합니다
저출산은 문제가 아니다
병원도, 식사 지원도 중단... 코로나19에 ...
Beminor SNS 비마이너 페이스북비마이너 트위터비마이너 텔레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