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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계, 종로구 출마 주요 후보자에게 장애인 정책 요구안 전달
“종로구, 땅값 비싸 장애인은 살기 힘들어… 임대아파트도 없어”
과거 수백 명 장애인 사망한 성람재단은 여전히 운영 중… “시설 폐쇄” 요구
등록일 [ 2020년03월25일 16시42분 ]

25일 오전 11시, ‘종로구 장애인차별철폐 2020총선연대’(아래 총선연대)가 서울시 종로구청 앞에서 장애인 정책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추경진 활동가가 마스크에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종로구’라고 적힌 피켓을 붙이고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4월 15일에 있을 총선을 코앞에 두고, 장애계가 종로구에 출마할 주요 정당 후보자들에게 장애인 정책 요구안을 전달했다.

 

25일 오전 11시, ‘종로구 장애인차별철폐 2020총선연대(아래 총선연대)’는 서울시 종로구청 앞에서 장애인 정책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책 요구안을 주요 정당 후보자 및 종로구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문애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종로구가 서울시 25개 구 중 장애인 인구가 세 번째로 가장 적은 자치구에 해당하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로구는 땅값이 비싸서 장애인들이 살 수 있는 거주공간이 없으며, 임대아파트가 단 한 채도 없다. 또한 한옥마을과 인사동과 같이 유명한 관광지는 장애인의 접근권조차 보장되지 않는다”라며 가난한 사람들과 장애인이 종로구에서 더불어 살 수 있도록 정책 제안을 하겠다고 취지를 밝혔다.

 

박경석 노들장애인야학 교장이 이마에 ‘함께 살자!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종로구’라고 적힌 피켓을 붙인 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박경석 노들장애인야학 교장 또한 이러한 취지에 동감하며 “장애인이 모이면 땅값이 떨어진다는데, 만일 종로구에 장애인들이 더 많이 살 수 있도록 공공임대주택을 마련한다면, 장애인 정책과 부동산 정책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장애인이 안전하고 편하게 살 수 있도록 종로구에 공공임대주택 및 자립지원주택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박 교장은 “장애인들은 평소에도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일도, 교육도, 자립생활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해 여지껏 시설에서 격리되어 거리를 두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또 거리를 두라고 하니 재난의 시대에서 장애인은 더욱 불평등해진다”라며 종로구에 탈시설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종로구는 과거 심각한 인권침해로 인해 수백 명의 시설거주 장애인들을 사망하게 한 사회복지법인 성람재단(아래 성람재단)을 관할하고 있다. 성람재단은 종로구청에서 관할하고 있지만, 재단 산하 시설인 은혜장애인요양원과 문혜장애인요양원은 강원도 철원에 있다. 이곳에서 사망한 사람은 1992년부터 2004년까지 총 249명(은혜 169명, 문혜 80명)에 이른다. 총선연대에 따르면 그동안 장애계가 지속적으로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지만, 당시 문제를 일으켰던 이사장 일가가 지금까지 법인 이사직을 맡고 있는 등 제대로 된 처벌 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에 총선연대는 이번 정책 제안서를 통해 종로구가 해당 장애인거주시설들을 폐쇄하고 탈시설 정책을 추진하기를 촉구했다. 
 

김수정 서울장애인부모연대 종로지회 회장은 종로구에 공공주택이 없어 발달장애인의 주거보장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김 회장은 “서울시는 현재 발달장애인 지원주택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종로구도 주거모형을 실시하여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발달장애인 평생 종합계획도 냈지만, 예산 편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매일 투쟁 중이다“라며 종로구의 발달장애인 정책 예산 마련을 요구했다. 

 

25일 오전 11시, 총선연대가 서울시 종로구청 앞에서 장애인 정책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이가연

 

한편 총선연대는 차기 대선후보로 유력시되는 주요 후보들이 종로구에 출마함에 따라, 종로구에 소재하는 장애인단체들과 함께 장애인 정책 요구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21대 총선에서 종로구에 출마하는 주요 정당 후보로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있으며, 총선연대는 지난 12일 이낙연 후보와의 간담회를 이미 진행한 바 있다.

 

총선연대의 종로구 장애인 정책 요구안에는 △주거권 △노동권 △교육권 △장애인 가족지원체계 강화 △노인·노숙 장애인지원 △장애인인권교육 의무화 △종로구 무장애도시 △종로구 탈시설선언으로 총 8대의 정책과제가 있으며, 이에 대한 17개의 세부 정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총선연대는 이번 종로구 총선에 출마하는 주요 후보 정당에 종로구 장애인 정책 요구안을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임종국 서울시의회 의원은 “종로구에서 이낙연 후보가 내놓은 여러 가지 공약들이 선거가 끝난 이후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전담하여 진행하겠다”라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윤상직 의원실의 제방훈 보좌관 또한 “총선연대와 간담회와 협약식을 추진할 수 있도록 일정을 잡겠다”고 답했다.

 

총선연대가 각 당의 후보 관계자들에게 종로구 장애인 정책 요구안을 전달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소속 임종국 서울시의회 의원, 최충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 보좌관, 제방훈 미래통합당 윤상직 의원실 보좌관. 사진 이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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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연 기자 gayeon@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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