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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철폐의 날’ 장애인들, 장애인 권리 강화 위한 법 제·개정 촉구
420공투단, 19번째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에 사회적 연대 강화하는 투쟁 개최
장애인거주시설 폐쇄 및 탈시설 정책 요구하며 “대통령·여당에 면담 촉구”
등록일 [ 2020년04월20일 23시10분 ]

장애인 활동가가 행진 도중 경찰에 에워싸이자 분노하고 있다. 사진 강혜민
문애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가 행진 중 손을 뻗으며 외치고 있다. 사진 이가연

 

제21대 총선 결과 이른바 ‘슈퍼여당’이 탄생하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가 차츰 잦아드는 가운데, 장애계가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고 제21대 국회에 장애인 권리 강화를 위한 법 제·개정을 촉구하는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에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아래 420공투단)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제19회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420공투단은 이날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물리적 거리두기’를 반영해 2미터 간격의 거리를 두는 ‘인간 띠 잇기’ 행진을 하여 마로니에 공원에 도착해 오후 4시 30분에 투쟁 결의대회를 이어나갔다. 

 

이날 코로나19로 인해 매년 전국적 규모로 개최되던 투쟁 결의대회는 다소 축소되어 진행되었지만, 장애인의 권리 쟁취를 위한 투쟁의 열기는 뜨거웠다.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에서 행진을 출발하고 있는 와중에 한 참가자가 자녀에게 마스크를 씌어주고 있다. 사진 강혜민

광화문광장에서 행진을 출발하며 한 참가자가 휠체어에 앉아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완전 실현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이가연

 

- 코로나19로 장애인거주시설의 취약성 드러났지만, 여전히 반성 없는 정부 

 

결의대회를 개최한 420공투단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장애인들이 더 심각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특히 집단 수용시설 중심의 장애인거주시설 폐쇄를 요구했다. 420공투단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장애인거주시설에 사는 중증장애인들의 비참한 삶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지만, 정부는 코호트 격리와 같은 물리적 강제력으로 봉쇄만 할 뿐이다. 청와대는 탈시설을 적극 추진하는 방향이 아닌 수용시설을 강화하려는 인권 침해적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날 연대발언으로 함께한 장혜영 정의당 미래정치특별위원회 위원장이자 비례대표 당선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정신장애인 폐쇄병동에서 사망자와 감염자가 더 많이 발생한 일에 크게 분노했다. 

 

장혜영 정의당 미래정치특별위원회 위원장이자 제21대 총선 비례대표 당선자가 결의대회에서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허현덕

 

장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대구·경북의 정신장애인들이 폐쇄병동에서 죽어가는 뉴스를 보면서 가슴 아팠다”라며 “비장애인들은 1~2주일 자가격리 하는 것만으로도 답답하다고 호소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어린 시절부터 격리당해서 평생을 남들이 정해주는 삶을 살아간다”라고 흐느꼈다. 이어 장 위원장은 “발달장애동생이 시설로 보내졌을 때 저 또한 오랫동안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들이 투쟁을 통해 제게 (잘못되었다고) 알려줬다. 21대 국회에 가서도 함께 마지막까지 투쟁하겠다”라고 외쳤다.

 

정성철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은 어제(19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제21차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 2020년 장애인정책 시행계획 확정’)를 언급하며 “보도자료에서 복지부는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를 코로나19로 인해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라면서 “약속한 장애등급제 및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정책을 다 망쳐놓고, 장애인 시설중심의 정책에 대한 반성 없는 복지부의 태도가 오히려 더 안타깝다”라고 분노했다. 

 

한편, 복지부는 해당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중증장애인이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가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보도자료의 내용과는 달리 실제로는 완전한 폐지가 아닌 생계급여에서의 폐지만 해당하며, 부양의무자의 실제 소득도 연 약 1억 원 이하이면서 재산가액 합산이 9억 원 이하인 경우에만 해당하여 사실상 폐지가 아닌 ‘완화’에 불과하다. 이에 정 조직국장은 “올해 중순에는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이 발표된다. 비록 정부가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에 대한 의지가 없을지라도, 우리의 투쟁으로 그 의지를 만들어내어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서 완전 폐지를 이끌어내자”라며 결의를 다졌다.

 

행진의 참가자가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라고 적힌 투명 캡모자를 머리에 쓴 채 전동휠체어에 앉아있다. 투명 캡모자에는 습기가 가득 차 있다. 사진 이가연

 

- 420공투단, 문재인 대통령 면담 요구하며 국회에 장애인 관련 법 제·개정 요구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또한 장애인 노동권 쟁취를 위한 연대를 밝혔다. 양 부위원장은 “중증장애인에게는 일상이 바로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이라면서 “잘못된 법과 제도로 인해 장애인은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하는 차별을 받고 있다.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조항 폐지를 위해 투쟁하겠다”라고 외쳤다.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투쟁 결의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허현덕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의 의미를 다시 되새겼다. 최 회장은 “40년 전, 전두환 정권이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하고 장애인을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로 지정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정권놀음에 속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에 장애인 관련 법 제·개정을 요구했지만 두 거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모두 요구안을 채택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하며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80석을 차지해 더 이상 야당에 묻지 않아도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게 됐다.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면담을 요구한다. 더 이상 기만적인 장애인의 날이 아닌 장애인의 권리가 존중되는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따라서 420공투단은 이날 40년을 맞이한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만들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어 △21대 국회에 21개 장애인권리보장 관련 법 제·개정 논의 및 더불어민주당 대표 면담 △구시대 87년 헌법은 장애인차별 헌법, 장애인권리보장 헌법으로 개정 △코로나19 재난 관련 중증장애인과 장애가족 지원 종합대책 수립 및 추경예산 반영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만65세 연령제한 긴급해결 촉구 △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 공공일자리 보장, 고용장려금 및 근로지원인 제도 마련 △장애인거주시설 정책 폐기, 장애인 탈시설 지원 및 장애인거주시설 폐쇄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표 개선 △2021년 정부부처 장애인 관련 예산 협의 등을 요구했다.

 

‘인간 띠 잇기’ 행진에 사용된 밧줄에 ‘장애인권리옹호법 제정’이라고 적힌 작은 피켓이 달려있다. 사진 이가연

참가자들이 마로니에 공원을 향해 도로 위에서 행진하고 있다. 사진 아영

참가자들이 ‘물리적 거리두기’를 위해 2미터의 거리를 두고 ‘인간 띠 잇기’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 강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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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연 기자 gayeon@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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