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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 코로나19 2차 유행 예고… ‘장애인 대책’ 마련될까?
대구 지역에서 코로나19 토론회, 온라인으로 열려
코로나19 재난 상황, 사회적 안전망 촘촘히 하는 계기 돼야
등록일 [ 2020년04월29일 12시02분 ]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와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장애인 인권증진 토론회’가 뉴스민 유튜브채널과 대구인권사무소 페이스북에서 28일 오후 2시부터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사진 뉴스민 유튜브채널 캡처
 

올해 가을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2차 유행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 지역 장애인 당사자, 장애인 부모, 장애인 지역사회 기관 등이 모여 감염병 상황에서의 장애인 인권보장을 위한 지원대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재난이 닥칠 때마다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이 배제되고 오롯이 맨몸으로 재난 속에서 버림받는 상황이 개선되어야 한다”며 “코로나19를 취약계층의 사회적 안전망을 촘촘히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 대구인권사무소와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대구장차연)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뉴스민 유튜브채널과 대구인권사무소 페이스북에서 28일 오후 2시부터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주최 측은 코로나19의 감염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온라인 생중계로 토론회를 열게 되었다고 밝혔다.

 

- 수어통역도, 발달장애인 위한 쉬운 자료도 없어…정보와 지원 부족

 

장애인 당사자들은 코로나19에 대한 정보 제공 자체가 적었다고 털어놨다. 청각장애인인 장세일 달서구 수어통역센터 통역사는 “설 연휴 동안 서울에 방문했고, 이후 열이 나고 몸살 기운이 느껴져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일반병원에서 감기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며 “코로나19가 아니었으니 다행이지 확진자였다면 어땠을지 아찔하다”고 털어놨다. 그 과정에서 그는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를 통해 정보를 얻으려고 했지만 기계적인 답변이 돌아왔고, 수어상담은 전혀 지원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어통역센터에서는 인터넷에서 떠도는 정보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처럼 코로나19의 정보 부족으로 청각장애인들은 자연스럽게 마스크 구입, 긴급생계자금지원 등 정부 정책에서도 배제되었다. 장세일 통역사는 “대구시에서 수어로 된 안내 영상 하나만 만들어서 제공했더라도 이런 혼란을 줄일 수 있었다”며 “지금 코로나19와 관련해 청각장애인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는 대구시 브리핑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한 것뿐인데, 그마저도 브리핑을 시작하고 사흘이 지나서야 배치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어통역사 입장에서 청각장애인과 선별진료소를 방문할 때 수어통역사 보호장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대구시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복·중증 발달장애인을 고려한 읽기 쉬운 자료 제작도 이뤄지지 않았다. 병원·보건소·선별진료소·생활치료센터·의료기관 장애인 접근권에 대한 정보도 마찬가지였다. 이민호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은 “병원, 보건소, 선별진로소, 생활치료센터, 의료기관 등에 대한 장애인 접근권 정보가 없었다”며 “정보가 부족하니 증상 발생 시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장애인들은 극심한 심리적인 두려움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부족해,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는 그 돌봄을 고스란히 부모가 감당해야 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대상자가 한정적이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긴급돌봄은 특수학교에만 한정되어 있고, 통합학급에서는 긴급돌봄이 이뤄지지 않는다. 또한 고용노동부에서 제시한 가족 돌봄 휴가는 기존 만 18세 이하로 한정하고 있다. 긴급돌봄, 가족돌봄 휴가 모두 성인 발달장애인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는 와중에 어떠한 대책도 없이 사회복지시설은 무기한 휴관에 들어갔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에서 제시한 활동지원 추가 월 20시간 지원은 하루 1시간도 되지 않아 성인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전은애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회장은 “최근 전국장애인부모연대에서 발달장애인 자녀와 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발달장애인 87.8%가 코로나19에 따른 고립으로 도전적 행동이 표출되었고, 부모의 73.7%가 스트레스로 건강에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 확진자, 자가격리자에 대한 지원 전무… 민간에 맡겨진 책임

 

현재 전국 사회복지시설은 지난 2월 24일부터 휴관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 지역 일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은 마스크, 손세정제 등을 전달하고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소극적인 서비스밖에 할 수 없는 것은 민간기관으로서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김정환 발달장애인 주간보호시설 ‘여기함께센터’ 센터장은 “현재 가정 돌봄 공백이 처참한 곳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병원에 가서 당장 약을 처방받아야 하는 분들도 한 달째 약을 못 받고 있다”며 “그러나 보건복지부나 지자체에서는 단순히 휴관하라는 공문을 보내고, 돌봄 공백에 대한 대책은 제시하지 않았다. 민간기관에서는 휴관 권고를 무시했다가 혹시 확진자가 생기고 집단감염될까 두려워 권고를 따를 수밖에 없다. 그 책임은 고스란히 민간기관이 져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대구장차연이 집계한 대구시 지역사회 거주 장애인 확진자는 9명, 사망자는 1명이다. 그러나 중앙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장애인 자가격리자, 확진자, 퇴원자 등의 집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초적인 데이터 축적이 없는 만큼 장애인 확진자와 자가격리자에 대한 대책도 없었다. 전근배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확진자와 자가격리자에 대한 생활지원은 물론 확진자가 갈 수 있는 병원, 그리고 병원에서의 생활지원 인력의 부재는 현재까지도 계속 대책 부재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서 전 활동가는 ‘코로나19 장애인 종합대책 기본방향’을 제시했다. 기본방향에 따르면 자가격리자는 △24시간 활동지원 제공 △생활지원인에 대한 위험수당 및 안전장비 제공 △임시주거시설 제공 △장애특성 고려한 간편식 제공 △장애인 가족이 확진자나 자가격리 되었을 시에도 24시간 활동지원 제공 등이 필요하다. 장애인 확진자는 최우선 입원조치가 필요하고, 의료지원·생활지원이 가능한 병동이나 병상이 확충된 지정병원이 마련되어야 한다. 퇴원 후 사례관리 체계 등에 대한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병원에는 장애인 확진자의 입·퇴원에 대한 매뉴얼도 마련되어야 한다.

 

전 활동가는 “이미 메르스 사태 때 자가격리에 대한 문제가 있어 2016년 장애인단체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하지만 정부는 법원의 강제조정도 수용하지 않았다”며 “몇 년 전의 무대응이 코로나19로 안타까운 상황에 놓이게 했다. 앞으로 코로나19 제2차 유행이 점쳐지고 있는데,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상황에서 관련 체계가 반드시 잡혀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코로나19 상황 속 장애인실태 및 정책요구 개괄)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와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장애인 인권증진 토론회’가 28일 열렸다. 사진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집단거주시설, 폐쇄병동 인권사각지대에서 더 취약한 감염병… 기본권 존중해야

 

집단거주 자체에 대한 근본적 문제제기도 나왔다. 코로나19 첫 사망자는 청도대남병원에서 20년 동안 생활했던 정신장애인이었다. 현재까지 대구·경북 지역 집단거주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청도대남병원 115명, 성보재활원 9명, 대실한사랑요양병원 52명, 제2미주병원 185명, 서구한사랑요양병원 85명, 북구배성병원 9명, 수성요양병원 4명, 김신요양병원 2명, 대실요양병원 12명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연희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은 “시설 집단생활과 수용으로 지역사회에서 분리되는 게 감염에 더욱 취약하다는 사실이 코로나19로 드러났다”며 “게다가 거주시설 내 확진자 발생 시, 코호트 조치로 거주인과 종사자들의 기본권 통제가 너무 쉽게 허용되었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국장은 취약한 사람들에게 기본권을 통제하는 방식의 위기관리나 대처를 경계해야 하고, 인권위와 같은 인권기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제시했다. 이어 “집단거주 방식이 아닌 지역사회의 개인별 생활지원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며 “지역사회에서 생활지원이 이뤄진다면 건강과 삶의 수준이 더욱 높을 수밖에 없고,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면역력과 체계도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석 대구대학교 대학원 장애학과 교수도 “재난 상황에서 취약한 사람들은 일상에서 이미 취약했다는 사실이 코로나19를 통해 확실히 드러나고 있다”며 “집단수용으로 이뤄지는 지원이 아닌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중시되는 일상지원 시스템으로 변해야 한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졌다. 근원적으로 집단 수용 방식이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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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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