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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 성소수자 인권지수, 지난해보다 후퇴 ‘최하위권’
SOGI법정책연구회 ‘한국 LGBTI 인권 현황 2019’ 발간
성소수자 존재 가시화 긍정적이지만 극심한 혐오와 차별도 혼재
등록일 [ 2020년05월15일 16시56분 ]

2018년 10월 20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천여 명 참가자들이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평등행진’을 진행했다. 이들은 오후 2시 광화문 세종로 공원에서 출발해 국회 앞 여의도 이룸센터로 행진했다. 사진 박승원
 

2019년 한국 성소수자 인권지수가 전년보다 후퇴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 49개국 인권지수와 비교했을 때 47위 수준으로 최하위다.
 
SOGI법정책연구회(아래 연구회)가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한국 LGBTI 인권 현황 2019(아래 인권보고서)’를 발간했다. 성소수자가 완전히 평등한 국가의 무지개 지수를 100%로 볼 때 2019년 한국 ‘무지개 지수’는 8.08%에 머물렀다. 2018년 11.7%보다 3.62% 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무지개 지수 상위국가는 몰타(90.35%), 벨기에(73.08%), 룩셈부르크(70.40%) 등이 꼽혔다. 반면, 한국보다 낮게 평가된 국가는 아르메니아(6.49%), 터키(5.16%), 아제르바이잔(3.33%)으로 조사됐다.
 
무지개 지수는 성소수자 인권단체 ‘일가유럽(ILGA Europe)’이 49개국에 평가할 때 사용한 ‘ILGA-Europe Rainbow Map(Index) May 2019’ 틀과 ‘ILGA-Europe Rainbow Map’에 설명한 기준을 한국 성적지향·성정체성 관련 제도 여부에 적용한 결과를 반영한 수치다.

 

2019 한국 성소수자 인권지수는 8.08%에 그쳤다. SOGI법정책연구회 자료 제공

- 2019년 성별정정허가 지침 개정,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제도 개선 이뤄
 
연구회는 “2019년은 성소수자 인권 관련한 제도적 성과와 성소수자 존재의 가시화가 있었지만, 반(反)성소수자 단체·공공기관의 혐오와 차별도 혼재한 해”라고 평가했다.
 
우선 긍정적인 면을 보자면, 대법원 예규 ‘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신청 사건 등 사무처리지침’이 개정돼 성별정정 신청 시 ‘부모동의서’가 필수 서류에서 제외됐다. 부모동의서 요구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요건이었다. 문화재청이 한복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에 ‘남성이 치마를 입거나 여성이 바지를 입는 경우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표기한 부분도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 시정 권고로 개선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에서는 66년 만에 ‘낙태죄’에 관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왔고,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 상 전파매개행위 금지 및 처벌조항에 관한 위헌제청이 이뤄졌다. 법원에서는 무지개색 옷을 입고 채플에 참여한 것을 이유로 징계받은 장신대학교 신학대학원생에게 징계 무효확인 판결을 하고, 반성소수자단체의 서울퀴어문화축제 금기처분에 대해서는 기각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성소수자, 특히 동성 부부를 중심으로 존재를 가시화하는 활동도 이어졌다. 5월에는 두 남성 동성애자 부부가 공개 결혼식을 열었고, 9월에는 여성 동성애자 부부가 회사에서 축의금과 신혼여행 휴가를 받기도 했다. 11월에는 1,056명 성소수자가 인권위에 동성혼·파트너십 권리를 요구하는 집단진정을 제기했다.
 
- 구금시설 내 성소수자 인권침해, 인권위법 성적지향 삭제 문제도
 
반면, 연구회는 반성소수단체의 혐오 선동은 여전했다면서 공공기관 차별도 심각한 해였다고 꼬집었다. 구금시설 안에서 성소수자와 HIV감염인이 인권침해와 차별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한 11월에는 안상수 등 국회의원 40명이 인권위법 차별금지사유 가운데 ‘성적지향’을 삭제하고 ‘성별’을 남성 또는 여성으로만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인권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제3회 부산퀴어문화축제가 취소되는 일도 발생했다. 또 검찰과 경찰은 2018년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 현장에서 증오범죄, 집회방해를 한 기독교단체 대표에 적극적 수사 없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혐오 규제하는 정책 과제로 남아

 

이번 인권지수 평가에 있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지 않고 혼인평등이나 생활동반자관계등록을 제도화하지 않은 점 △성소수자에 관한 혐오표현·혐오범죄를 규제하는 법률이나 정책이 없는 점 △퀴어문화축제 광장 사용을 불허하거나 성소수자 인권단체의 사단법인 설립을 불허한 점 △최근 3년간 정부의 성소수자 공공행사를 방해한 점 △트랜스젠더가 성별 정정을 해도 가족관계등록부상 ‘부’, ‘모’ 기재를 변경하도록 지원하지 않는 등이 감점 요인이 됐다.


SOGI법정책연구회는 성소수자에 관한 차별과 인권침해가 심각한 한국 현실을 국내외 알리고자 2013년부터 매년 인권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한국 LGBTI 인권 현황 2019’는 연구회 홈페이지(www.sogilaw.org)에서 누구나 내려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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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wony@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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