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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 교원 응시 막는 개정안 발의… “낙인으로 작용해 치료 방해” 반발
N번방 재발 막겠다며, 성범죄자뿐 아니라 정신질환자도 응시 못하게 정해
“예외조항 두더라도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21대 국회도 지켜볼 것”
등록일 [ 2020년05월28일 14시25분 ]

최근 정신질환자가 교원 자격시험 응시를 못 하도록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4월 28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범죄자와 정신질환자 교원 자격시험 응시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같은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 상당수가 미성년자로 밝혀지고 있어, 재발 방지 교육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학생을 가르치는 교원 자격을 엄격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성범죄로 처벌받은 사람과 정신질환자는 교원 자격검정에 응시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안

 

- “성범죄 관련 정신질환자는 예비 범죄자? 진단만으로 격리하는 것은 차별”
 
개정안에는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아래 정신건강복지법)’ 제3조 제1호에 따른 정신질환자”라고 규정하고 있어 정신건강복지법상의 정신질환자라면 교원 자격검정에 응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전문의가 교원자격 소지자로서 적합하다고 인정하는 사람은 제외한다.

 

비마이너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해당 개정안이 논란이 되자 서영교 의원실 측은 정신질환자를 포함한 이유에 대해 ‘모든 정신장애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며, 성범죄 관련 정신질환자만을 염두에 두고 그 구절을 넣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미국정신의학회(APA)가 공식 사용하는 ‘정신 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SM-5)’에는 ‘변태 성욕 장애(Paraphilic Disorders)’라는 항목이 있으며, 여기에는 관음 장애, 노출 장애, 성적 가학 장애, 아동성애 장애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의원실 측의 해명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진단받은 것만으로 교원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여전히 문제적이라고 지적한다. 장창현 느티나무의료사협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진단받은 것만으로 교사 자격을 제한하는 게 과연 범죄를 예방하는 방안으로 적합한지 의문이다”라면서 “단지 범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로부터 분리하고 격리하는 것은 차별이다. 오히려 낙인으로 작용해 치료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당사자가 치료를 기피하면 개인뿐 아니라 국가에도 큰 정신보건 부담이 발생한다”라고 꼬집었다.
 
- 교원 응시 자격 제한, 예외조항 두더라도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아래 민변 소수자위)’도 개정안이 근거 없는 편견에 기초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자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안이라면서 26일 논평을 냈다.
 
민변 소수자위는 “교원 자질에 관한 심사는 이미 현행 교원 자격검정 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도 정신질환자가 교원자격검정 시험 응시를 못 하도록 배제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교원자격검정령’ 제27조를 보면 구술고사에 교사로서 인성, 적성, 자질을 심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어 “정신질환자 교원 응시 자격 제한을 정당화하려고 ‘전문의가 교원 자격 소지자로 적합하다고 인정하는 사람’에 한해 예외로 허용한다고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예외조항이 있더라도 이는 정신질환자에게 교원 임용뿐만 아니라 교원 자격을 이용한 관련 분야 취업까지 금지하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도 2018년에 정신장애인 자격·면허 취득 제한 제도 개선을 권고할 때 “예외로 허용하는 경우에도 정신질환 자체를 치료 과정이 아닌 고정적 지위로 보는 사회 분위기가 있다”라면서 “정신질환에 관한 편견을 고려하면 예외 조항으로 구제 기회를 얻기 어려워 결국, 정신장애인에 관한 차별로 이어진다”라고 판단한 바 있다.
 
- 이미 정신질환자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하는 법률 수두룩

 

하지만 이번 개정안처럼 정신질환자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률은 이미 오래전부터 다수 존재했다. ‘정신질환 차별개선을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의료인, 요양보호사, 장애인 활동지원사 등 여러 직종에서 정신질환자가 법에 따라 자격을 제한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민변 소수자위는 “같은 개정안이 21대 국회에서 다시 반복될 수 있다. 앞으로도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반영한 법률이 제·개정되는지 계속 지켜볼 것이다”라면서 “아울러 현행 법률이 규정하는 정신질환자에 관한 광범위한 자격 제한을 없애고자 인권단체와 함께 적극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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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wony@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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