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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장애인 가정 방문해서 ‘5분마다 어떤 서비스 받는지’ 감시하겠다?
서철모 화성시장, 활동지원 개악안 관철하려 5분 단위 서비스 기록지 작성 제시
장애인들 “부정수급자 취급 용서할 수 없다. 서 시장 정중히 사과해야”
등록일 [ 2020년07월20일 20시59분 ]

화성시가 제시한 활동지원 모니터링 조사표. 조사표 아래에 “지원사가 활동한 모든 내용과 그 활동한 시간을 기재, 장애인과 그 보호사의 활동 혹은 특이사항에 대해서도 기재. 원칙적으로 5분 간격으로 활동 내용을 기재하되, 동일한 행위(수면, TV 시청 등) 지속 시 그 행위의 시간으로 작성(객관적 작성)”이라고 쓰여 있다. 사진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철모 화성시장의 활동지원 시 추가 삭감에 대한 대응이 점입가경이다. 이제는 시 추가를 받는 장애인 169명의 가정에 방문해서 24시간 동안 5분마다 어떤 서비스를 받는지 전수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장애계는 활동지원제도에 대한 이해도 없이 장애인을 인격체로 대하지 않는 서 시장을 향한 지속적인 투쟁을 예고했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경기장차연)는 20일 오후 2시 화성시장실 앞에서 ‘활동지원 권리를 무시하고, 막말을 일삼는 서철모 화성시장’을 향해 두 번째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6월 화성시는 ‘활동지원 시 추가 지원 사업’을 변경하겠다고 공지했다. 공문의 요지는 ‘현행 인정조사 1등급 대상자에 한해 지원했던 시 추가 지원사업을 1~4등급(종합조사 1~15구간) 대상으로 확대하여 장애인 당사자 간 서비스 수혜의 형평성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현재 화성시 추가 시간을 받는 장애인은 169명이며, 시 추가 최대시간인 월 192시간을 받는 중증장애인은 91명이다. 문제는 192시간을 받는 장애인 중 10명을 제외하고는 월 최대 30시간으로 활동지원 시 추가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활동지원 공백은 곧 생명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한 중증장애인들은 지난 16일부터 목숨을 건 농성 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서 시장은 요지부동이다. 13일 장애계와의 면담과 17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오히려 장애인들을 부정수급자 취급하고 있다. 또한 “가족이 있는데 왜 국가가 장애인을 돌보냐”는 망언을 해 빈축을 샀다. 그동안 장애인 돌봄의 책임이 가족에 맡겨져 있었다는 반성에서 나온 활동지원제도의 목적과 취지조차 모르는 무지한 행태다. 또한 현재 활동지원 선정 기준에 적용되지 않는 가족의 재산을 서비스 시간의 근거로 삼겠다고도 밝혔다. 이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폐해로 여겨지고 있는 부양의무자기준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으로, 오히려 과거로 후퇴한 발상이다.

 

홍성규 민중당 화성시당 위원장은 “서철모 시장의 말대로라면 대한민국이 장애인의 천국, 복지 천국인 줄 알겠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인은 활동지원이 없는 사이 불에 타 죽고, 가족에게 죽임당하고 있다”며 “화성시가 경기도의 다른 시보다 복지수준이 좋다고 자랑하고 있는데, 이제는 그마저 잘라내려고 하고 있다. 복지예산을 줄이겠다는데 그것은 서철모 시장 개인의 돈이 아니다. 화성시민이 낸 세금이며, 화성시민이라면 그 복지를 누릴 권리가 있다. 장애인도 화성시민이다. 한 발짝 나아가도 모자란 마당에 몇 걸음 더 뒤로 가겠다는 활동지원 시 추가 개악안은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서 시장은 ‘24시간 활동지원을 받는 장애인들에게 1인당 1억 원의 예산이 든다’며 이를 줄여야 한다고 선동하고 있다. 활동지원이 어떠한 배경에서 만들어진 복지제도인지 설명조차 하지 않고, 단순히 돈으로 환산해서 그것을 마치 ‘복지 누수’인 것처럼 말하는 것이다.

 

탁미선 경기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치매 국가책임제를 예로 들어 국가 돌봄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그는 “치매국가책임제는 가족의 부양의무를 줄여서 모두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활동지원은 그보다 더 오래 돌봄의 의무를 떠안을 수밖에 없었던 장애인 가족의 돌봄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족이 있는데 국가가 돌봄을 왜 떠안아야 하는지 묻는 서철모 시장은 장애인인식이 매우 부족해 보인다. 모르면 이 기회에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0일 오후 2시 화성시장실 앞에서 ‘활동지원 권리를 무시하고, 막말을 일삼는 서철모 화성시장’을 향해 두 번째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 시장은 페이스북에 “화성시의 장애인 복지정책은 장애인들의 인간다운 삶의 보장, 자립생활의 촉진, 일상적인 생활에 필요한 권리 확보를 통해 장애인이 사회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사회생활에 참여하고 권익이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 기본방향이자 철학”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자회견에서는 활동지원 시 추가 삭감은 이러한 서 시장의 철학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점을 지적했다.

 

강북례 화성동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화성시의 철학대로 장애인이 자립생활을 하고, 가족의 돌봄에서 벗어나려면 공공의 영역에서 제공하는 복지사업을 이용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그것이 바로 활동지원으로, 당사자의 삶의 질과 가족의 돌봄 부담을 덜 수 있는 제도다”라고 중요성을 짚었다.

 

현재 장애계의 강력한 반발에 화성시는 시 추가를 받는 장애인들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조사관을 파견해 장애인에 대한 활동지원사의 지원 내용을 24시간 동안 5분 간격으로 기록하도록 하게 한 방식이다. 이로써 활동지원이 매시간 필요하지 않음을, 부정수급의 근거로 내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활동지원 요구는 장애인의 매우 정당한 요구이다”라며 “서철모 시장은 자신의 정책에 대한 명분을 내세우기 위해 우리를 부정수급자로 취급하고 있는데,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우리는 서 시장의 정중한 사과를 받고,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의 활동지원을 요구하며 이를 관철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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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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