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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장판’에서 푸코 읽기
장애인운동판에서 건져 올린 푸코의 사유
등록일 [ 2020년07월31일 18시26분 ]

『‘장판’에서 푸코 읽기-장애의 교차로에서 푸코를 만나다』, 박정수 지음, 오월의봄.

이 시대 변혁운동의 최전선에 위치한 장애인운동과 소수자운동의 눈으로 푸코를 읽는 책 『‘장판’에서 푸코 읽기-장애의 교차로에서 푸코를 만나다』(박정수 지음, 오월의봄)가 출간됐다.

 

‘장판’은 ‘장애인운동판’의 줄임말이다. 2016년부터 장애인인터넷언론사 ‘비마이너’ 객원기자로 활동하며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활동가, 노들장애인야학 철학교사,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심사위원 등의 활동을 해온 박정수 씨는 ‘장판’ 현장에 밀착해 장애인 당사자와 장애인권활동가들이 맞닥뜨리는 구체적 현실을 책에 담았다. 저자는 푸코의 이론과 사상이 이러한 저항운동의 ‘무기’로 활용될 때, 비로소 담론적 생명력을 얻게 된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오랜 기간 ‘장판’의 뜨거운 이슈였던 장애등급제, 즉 현재의 ‘종합조사표’가 장애를 계량화하며 장애인을 비인간화하는 방식은 푸코가 『말과 사물』에서 주목한 ‘근대 인간학’ 특유의 사유 체계와 맞닿아 있다. 근대에 들어 ‘노동’, ‘생명’, ‘언어’가 인간의 ‘본질’로서 탐구되기 시작했을 때, 바로 그 본질을 결여한 인간으로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출현한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신의학 및 정신과 의사가 행사하는 과도한 권력도 탐구의 대상이다. 저자는 푸코의 작업을 참조하며 정신의학이 그 실질적인 역량에 비해 지나치게 큰 권력을 행사한다고 꼬집는다.

 

푸코가 주목한 ‘안전사회’ 담론을 거쳐 발달장애인의 탈시설, 특수학교, 성년후견인 의제에 접근하는 시도도 주목할 만하다. 발달장애인만을 위한 시설과 특수학교 설립은 사실상 장애인을 ‘정상에서 벗어난 특수 집단’으로 타자화하는 실천에 지나지 않는다. 그 배후에는 누군가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조금이라도 손해가 되는 존재는 얼마든지 배제할 수 있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성년후견인 제도도 마찬가지다. 이 세련된 인신 보호 역시 사실상 자유와 자율성에 대한 박탈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장판’에서 푸코 읽기』는 바로 그 안전과 보호라는 두꺼운 유리막을 거둬내고 장애인 당사자들의 삶을 사유하자고 제안한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장애인을 보호와 시혜의 대상으로 여기는 편협한 사고와 결별하고 그들 역시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가는 주체임을 깨닫는 일이다. 나아가 비장애인과 장애인은 한쪽이 도움을 베풀고 다른 쪽은 받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해방’을 향해 함께 나아가는 관계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스스로의 삶을 돌보는 것과 타인을 돌보는 것은 결코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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