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깔깔깔 웃기 위해 출발했습니다. 35미터 공중에서 세상을 내려다본 지 185일째. 김진숙 지도위원의 투쟁을 진정 이 땅의 희망으로 만들기 위해 전국에서 만여 명이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으로 출발했습니다.
장애인운동을 하는 백여 명의 활동가들도 두 번째 희망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버스에 실을 수 없는 전동휠체어는 잠시 몸과 떨어져 있어야 했습니다. 부산역에는 먼저 도착한 만여 명의 사람들, 그리고 거센 폭우가 우리를 반겼습니다.
폭우를 뚫고 나아가는 거대한 행렬. '김진숙을 보고 싶다', '조남호를 구속하라' 팔박자 구호가 빗줄기를 가릅니다. 한진중공업을 700여 미터 남겨두고 경찰의 차벽이 행진을 막습니다. 평화롭게 걸어온 이들에게 새파란 물대포를 쏘고 최루액을 난사합니다. 50명을 잡아가고 방송차를, 어묵탕을 빼앗아 갑니다. 참가자들은 그 자리에서 밤새도록 구호를 외치고 문화공연을 진행합니다.
날이 밝자 장애인활동가들이 차벽을 막아섭니다. '폭력경찰 물러가라', '연행동지 석방하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몸짓패 '바람'의 힘찬 공연도 이어집니다. 김지도에게 보내는 희망엽서에 삐뚤빼뚤 글자를 가득 채워 종이배에 띄웁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쬡니다.
늦은 네 시경 다음 희망버스를 기약하며 모두들 인사를 나눕니다. "힘내십시요. 우리는 반드시 만날 것입니다." 김지도의 전화 통화 목소리를 가슴에 담으며 버스에 오릅니다. 끝내 김지도와 어깨 마주치며 맞이할 깔깔깔…
▷ 출발 - 1차 때보다 열 배 많아진 2차 희망버스에는 서울 경기 대구 등 전국의 장애인운동 활동가들도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