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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에 장애인의 오복을 요구한다"
공동행동, 새 정부 출범 맞아 오복 전달식 개최
장애인공약 후퇴 비판하며 장애등급제 폐지 등 촉구
등록일 [ 2013년02월25일 16시36분 ]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은 박근혜 정부 출범을 맞아 25일 정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오복'(5대 요구안)을 전달하는 행사를 열었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맞아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이 ‘오복’(5대 요구안)을 전달하는 행사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 주최로 25일 정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렸다.

 

광화문역에서 25일 현재 189일째 농성 중인 공동행동은 이날 △장애등급제 폐지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부양의무제 폐지 △활동보조 24시간 보장 △발달장애인법 제정 △수화언어권리 보장 등의 요구안이 담긴 다섯 개의 모형 박을 복주머니를 던져 터뜨리며 새 정부에 5대 요구안 수용을 촉구했다.

 

이날 전달식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오복에 담긴 5대 요구안은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이 누려야 할 권리를 뜻한다”라면서 “박근혜 정부가 임기 5년 동안 1년에 하나씩이라도 우리의 요구안을 수용해 제대로 실행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할 때 우리는 박수를 쳐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5대 요구안 중 장애등급제 폐지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은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죽음, 그리고 차별받는 삶을 통해 이미 우리에게는 검토가 끝난 사안”이라면서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에 공약으로 약속했던 장애등급제 폐지 및 개선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치면서 단계적 검토로 바뀌었으며,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은 제정 검토로 바뀌었다”라고 지적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또한 공약에서 약속했던 활동보조 24시간 보장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국정과제에서 어디론가 사라지고 대상자와 급여 확대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바뀌었으며, 부양의무제는 여전히 폐지하지 않겠다고 한다”라면서 “후보자 시절에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이야기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이제 국정의 책임자가 되어 복지를 말하고자 한다면 정책과 예산으로 이야기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쌍둥이 자폐성장애 아동을 양육 중인 우진아 씨는 “발달장애인은 학교를 졸업하면 지역사회에서는 점점 갈 곳이 없어져 결국 시설에 가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그래서 ‘나만 죽을까’, ‘아이들과 함께 죽을까’, ‘집에 불을 지를까’라는 생각을 하며 밤을 보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우 씨는 “새누리당이 지난해 국회 1호 법안이라며 발달장애인법안을 발의했으나 인수위원회를 거치면서 법 제정 의지는 후퇴했다”라면서 “새 정부는 지금이라도 장애특성마다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하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이 터뜨린 모형 박에서 나온 5대 요구안.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양영희 회장은 “활동보조는 장애인들 투쟁의 결과물이자 생존의 권리이지만 아직도 장애인들은 필요한 만큼 활동보조를 쓰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그래서 지난해에는 고 김주영 활동가, 박지우·지훈 남매가 비장애인이라면 피했을 화재를 피하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야만 했다”라고 지적했다.

 

양 회장은 “또한 지난해에는 활동보조 예산 수백억 원이 남았음에도 그 누구도 24시간 활동보조를 보장받지 못했다. 정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 활동보조를 제공하고 있느냐?”라면서 “가열찬 투쟁으로 24시간 활동보조를 반드시 쟁취하자”라고 강조했다.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조직국장은 “지난해 초 141만 명이었던 수급자는 지난해 말 139만 명으로 줄었는데 이는 2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는 뜻”이라면서 “가난한 사람들의 최저 생계를 보장하겠다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목적을 온전히 지키기 위해서는 부양의무제를 폐지해야만 한다”라고 촉구했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 김세식 상임이사는 “우리는 시혜적이고 동정적인 정책을 원하지 않으며 수화를 보편적인 언어로 인정하는 전제 아래서 교육, 의사소통 등이 이뤄지는 세상을 원한다”라면서 “지난해 수화언어 권리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농아인들은 앞으로도 권리를 쟁취할 때까지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행동 이형숙 집행위원장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가난하다는 이유로 우리가 차별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라면서 “5대 요구안을 수용할 때까지 광화문농성장을 지키자. 우리가 이번에 권리를 쟁취하지 못하면 이번 정권뿐만 아니라 다음 정권에서도 계속 차별을 받으며 살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이 대통령 취임 경축연회가 열리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대 요구안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이어 공동행동은 대통령 취임 경축연회가 열린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늦은 3시부터 4시 30분까지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5대 요구안 수용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새 희망의 시대를 열겠다고 했는데 우리를 이렇게 꽁꽁 막아서고 혼자서 새 시대를 열면 뭘 할 것인가"라면서 "우리의 권리를 외면하지 않고 듣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5년 동안 따라다니며 우리의 권리를 쟁취해내겠다"라고 강조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 김득주 수석부지부장은 "오늘 연대발언을 하러 왔지만 사실은 오히려 장애인 동지들로부터 더 연대를 받고 있다"라면서 "며칠 전에 희망걷기를 했는데 평택에서 수원까지 함께 걸어준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동지들을 보며 큰 힘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김 수석부지부장은 "우리가 힘이 있다면 길에서 투쟁할 이유가 전혀 없지만 우리는 가진 것이 하나도 없다"라면서 "우리를 대변하라고 정치를 시킨 정치인들이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 거리로 나섰다. 함께 의연하게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하자"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동행동은 앞서 이날 이른 10시 30분에는 박근혜 정부 출범식이 열리는 국회 앞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촉구했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명애 공동대표는 "국민의 행복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공약으로 약속한 장애등급제 폐지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활동보조 24시간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라면서 "가난도, 장애등급도, 활동보조도 걱정하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원교 공동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약속한 공약이 많이 있는데 실천이 중요하다. 한 가지 공약이라도 국민의 의견과 당사자의 의견을 듣고 제대로 실천해야 한다."라면서 "우리는 박근혜 정부가 어떤 공약들을 이행하는지 감시하고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25일 이른 10시 30분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 앞에서 열린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촉구 기자회견.

▲25일 정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오복(5대 요구안) 전달식에 참가한 사람들.

▲모형 박을 터뜨리기 위해 오복주머니를 던지는 참가자들.

▲박이 터질 때마다 요구안을 외치는 참가자들.

▲터진 박에서 나온 '장애등급제 폐지하고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하라'
▲5대 요구안이 적힌 오복주머니 모형을 들고 광화문광장으로 향하는 참가자들.
▲시민들이 박근혜 정부에 바라는 바를 적은 오복주머니를 매단 희망의 나무 앞에서 5대 요구안 수용을 촉구하는 모습.
▲25일 늦은 3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인 박김영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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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권호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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