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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은 매일 지뢰밭을 걷는다"
성신여대입구역 장애인사고 규탄 및 편의시설 촉구
서울매트로, 다음 주 내로 사장 면담 추진
등록일 [ 2013년06월05일 17시57분 ]

 

▲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서울장차연)와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서울협의회)는 5일 늦은 2시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하행선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사고에 대한 공개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근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지체, 시각 장애인 등의 사고가 계속되자 장애인 단체 등이 서울메트로에 공개사과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서울장차연)와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서울협의회)는 5일 늦은 2시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하행선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사고에 대한 공개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성신여대입구역에서는 지난 4월 2일 낮 12시 30분께 하행선 7-1 승강장에서 1급 시각장애여성이 열차에 탑승하려다가 열차와 승강장 간격에 몸이 허벅지까지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피해 여성은 함께 열차를 타려던 사람이 바로 도와줘 찰과상 외에 큰 부상은 입지 않았다. 사고 지점의 열차와 승강장 간격은 17cm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아래 장추련) 박김영희 사무국장은 “피해 여성은 사고를 당한 후 역장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나 역장은 피해여성이 전화로 도우미 서비스를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사고라면서 사과를 거부했다”라면서 “이에 장추련에서 공문을 통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편의시설 부재의 문제임을 명확히 알리자, 역장은 전화로 피해여성에게 사과했다”라고 전했다.

 

박 사무국장은 “장애인은 열차와 승강장 간격에 휠체어 바퀴가 빠지거나 몸이 빠지는 위험에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있는데 언제까지 이 문제를 개인이 참으며 견디어야 하느냐?”라면서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들을 때까지 투쟁하자”라고 강조했다.

 

송파솔루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오병철(시각장애 1급) 활동가는 “주변 시각장애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누구나 한 번씩은 열차와 승강장 사이에 빠지거나 선로에 떨어진 경험이 있다”라면서 “나도 하루에 대여섯 번씩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마다 겁이 난다”라고 토로했다.

 

▲사고 지점의 열차와 승강장 간격. 17cm나 되어 성인 남성의 다리가 쑥 들어갈 정도이다.

 

안산상록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영수 활동가는 “나도 금정역에서 열차에 탑승하려다가 전동휠체어가 전복되는 사고를 두 번이나 당한 적이 있다”라면서 “장애인들은 매일 지뢰밭을 걷는 기분으로 다니고 있다”라고 밝혔다.

 

진보신당 박은지 부대표는 “이동권은 단순히 장애인의 문제가 아니며 유아, 아동, 노인 등 모든 교통약자를 위한 권리”라면서 “이에 진보신당에서는 교통권 보장을 위한 조례를 준비하고 있으며, 앞으로 전국적으로 이를 확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비장애인들에게 5cm의 턱과 간격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겠지만, 장애인에게는 목숨이 달린 문제”라면서 “29년 전 김순석 열사는 서울 거리의 턱을 없애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저항한 바 있다”라고 밝혔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우리가 투쟁하지 않으면 턱과 간격이라는 구조적 문제로 사고가 발생해도 저들은 사고의 원인을 개인의 문제로 돌리며 ‘개죽음’으로 만든다”라면서 “우리가 직접 17cm의 간격이 무엇인지, 5cm의 턱이 무엇인지 직접 보여주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안전발판 없이 열차에 타는 모습이 직접 보여줬다. 참가자들의 휠체어 바퀴가 승강장과 열차 간격에 빠지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로 말미암아 늦은 3시부터 3시 20분까지 20분가량 열차 운행이 멈췄으며, 몇몇 승객들은 기자회견에 참가한 장애인들에게 격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후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와 서울메트로 측은 역무실에서 면담을 진행해 다음 주 내로 사장 면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장 면담에서는 안전 인력 확보와 편의시설 설치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메트로는 사장 명의로 피해자에게 사과 공문을 보내고 실무 협의를 거친 뒤 언론에 공개 사과 광고를 내기로 합의했다.

 

면담을 마친 후 성신여대입구역 역장은 참가자들 앞에서 “지난 4월 2일 있었던 시각장애여성의 다리 실족 사고에 대해 역장으로서 공개 사과를 드린다”라면서 “다른 요구 사항들은 사장 면담 후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장차연과 서울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서 지난달 28일 1호선 대방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공사 사장 면담 등을 포함한 요구서를 전달한 바 있다. 철도공사는 오는 11일까지 이에 대해 답변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또한 이들 단체는 오는 12일에는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철도공사에 장애인 편의시설 촉구 및 사장 면담을 요구할 예정이다.

 

▲성신여대입구역은 간격뿐만 아니라 턱(단차)도 높았다.

▲늦은 4시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와 성신여대입구역 역장이 면담 결과를 참가자들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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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권호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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