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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옥죄는 자부담, 확실하게 끝장내자"
전장연·한자협, 자부담 폐지 및 취약가구 확대 요구
"3급 장애인이 활동보조? 자립생활 가로막아"
등록일 [ 2013년07월09일 14시56분 ]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9일 이른 11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활동지원서비스 본인부담금 폐지와 현실에 맞는 취약가구 기준 조정을 촉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한자협)는 9일 이른 11시 보건복지부(아래 복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활동지원서비스 본인부담금 폐지와 현실에 맞는 취약가구 기준 조정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스포츠연맹 모경훈 사무국장은 “목 디스크 수술 후 전신마비 증상이 나타나 자립생활을 하기가 너무 어려워졌다”라면서 “그래서 활동보조 시간을 늘리기 위해 재판정을 받고 현재 월 550시간을 이용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모 사무국장은 “그러나 15만 원이 넘는 본인부담금을 내고 나면 남는 돈이 없어 병원에도 자주 가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또한 여자 친구의 장애등급이 3급이라서 앞으로 결혼을 하게 되면 취약가구 기준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겨우 늘려놓은 활동보조 시간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라고 밝혔다.

 

현재 활동지원서비스에서는 이용자를 제외한 가구구성원이 1~2급 장애인, 18세 이하 또는 65세 이상인 가족으로 구성된 경우에만 취약가구로 인정해 추가급여를 제공하고 있다.

 

모 사무국장은 “복지부에 3급 장애인인 내 여자친구가 활동보조를 할 수 있다고 과연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라면서 “나도 결혼해서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아이도 갖고 싶은데 이것은 아예 결혼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니냐?”라고 성토했다.

 

▲ 3급 장애인인 여자친구와 결혼할 경우 활동보조 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스포츠연맹 모경훈 사무국장. (왼쪽)

 

한자협 양영희 회장은 “장애등급 때문에 누구는 취약가구로 인정받고 누구는 취약가구로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말이 된다”라면서 “본인부담금의 경우에도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면 월 20만 원 이상 내야만 하는데 과연 누가 이를 이용할 수 있겠느냐? 결국 이 사회가 자립생활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자협 박홍구 활동보조위원장은 “지난 활동지원제도자문단회의에서 취약가구 기준과 관련해 ‘3급 장애인이 65세 노인보다 활동보조를 더 잘할 수 있느냐?’라고 지적했더니 복지부 관계자는 ‘장애인 차별 아니냐? 장애인의 잔존 가치를 무시하면 안 된다’라고 하더라”라면서 “활동지원제도자문단회의에서 나온 말을 언론에 공개했다는 이유로 앞으로 회의에 못 들어가는 일이 생기더라도 이 말은 꼭 해야겠다. 이렇게 무식한 발언이 어디에 있느냐?”라고 성토했다.

 

박 활동보조위원장은 “더구나 지금의 제도로는 활동보조 시간이 더 필요한 중증장애인일수록 더 많은 본인부담금을 내야만 해 언젠가는 활동보조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사채까지 끌어다 쓰는 일까지 벌어질지도 모른다”라고 꼬집고 “복지부는 본인부담금을 유지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라”라고 촉구했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 투쟁 때 4만 원의 자부담을 받아들인 것이 빌미가 되어 지금까지 권력이 이를 가지고 장난질을 치고 있다”라면서 “이번 기회에 자부담을 확실하게 폐지하는 투쟁에 나서야 한다”라고 밝혔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우리가 처음 장애등급제 폐지를 이야기했을 때 모두가 이를 무시했지만 이제는 정부조차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자부담도 우리의 힘으로 완전 폐지할 수 있다”라면서 “자부담 완전 폐지를 통해 분명하게 활동보조를 우리의 권리로 쟁취하자”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올해만 벌써 3번의 자부담 인상이 연달아 있었고 심지어 당사자의 반발을 우려해 제대로 고지하지도 아니하여 당사자들만 낭패와 혼란을 겪었다"라면서 "애초에 장애인계는 자립생활의 철학상 자부담은 있을 수 없다고 분명하게 지적하였고 만약 부과하더라도 그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누차 이야기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우리정부와 보건복지부는 중증장애인의 삶에는 별 관심이 없고 그저 행정편의만 내세워 이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현행 취약가구의 인정요건에서 장애인 가족 중 1급과 2급만 취약가구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것 역시 장애와 자립생활에 대한 몰이해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국가 폭력"이라면서 "과연 3급의 장애인이 1급의, 그 중에서도 최중증 장애인을 물리적으로 원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규탄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농성이 진행 중인 광화문까지 행진하는 것으로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편, 복지부는 오는 8월부터 심야·공휴일에 제공하는 활동보조 할증수가를 현행 120%에서 150%로 인상하고 하루 할증결제 한도도 4시간에서 8시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활동지원급여도 할증수가를 보전하는 수준에서 소폭 증액할 예정이나,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급여량은 전과 동일한데 본인부담금만 정률로 인상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 본인부담금 폐지, 현실에 맞는 취약가구 기준 조정을 촉구하는 참가자들.

▲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현장투쟁위원회 '전동' 회원들도 이날 깃발을 들고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 본인부담금 완전 폐지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는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모습.

▲복지부 앞 기자회견을 마치고 광화문 농성장으로 향하는 참가자들.

▲안국동사거리 앞을 지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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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권호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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