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02월26일wed
기사최종편집일  최종뉴스편집일
비마이너로고
news
뉴스상세검색 버튼
기사등록 기사제보
전체메뉴 펼침
HOME 뉴스홈 > 기고ㆍ칼럼 > 기고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피플퍼스트(people first), 그 현장 속으로②
둘쨋날, 21개의 다양한 주제로 분과회 열려
당사자들이 준비한 올해 대회 성황리에 마쳐
등록일 [ 2013년11월15일 21시24분 ]

지난 11월 2일부터 이틀 동안 일본 오사카에서는 발달장애인 당사자 중심의 운동 피플퍼스트(people first) 대회가 열렸습니다. 열아홉 번째 열리는 올해 대회는 '어린아이 취급을 하지 마라!' 등 13가지 슬로건을 주제로 6개국에서 1천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권수진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의 기고를 싣습니다._편집자 주

 

▲피플퍼스트 대회장 모습.

 

피플퍼스트 대회 첫날의 피로가 가시기도 전에, 이튿날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며 숙소를 나섰다. 30여 분을 걸어 분과회가 진행되는 오사카 국제교류센터에 도착했다. 둘째 날에는 21개의 주제로 각 분과회가 시작되었고, 폐막식으로 대회가 마무리되었다.

 

* 분과회 (오전 9시 30분 ~ 오전 11시)

 

장애인 당사자가 준비하고 발표하고 진행하는 분과회의 주제는 다음과 같았다.

 

1.  지원에 대한 내용(도쿄)

2.  직원은 잘난체 하지 마(효고)

3.  당사자가 하는 직원면접(오사카)

4.  돈 실패(도쿠시마)

5.  직업에 대해(후쿠오카)

6.  건강에 대해(카나가와)

7.  자립생활에 대해서(도쿄)

8.  명함교환회(시가)

9.  지진과 재해에 대해(도쿄)

10. 그룹홈(시즈오카) 

11. 생활보호(도쿄)

12. 입소시설을 없애자(나라)

13. 피플퍼스트 활동(교토, 히로시마)

14. 장애인권리조약(홋카이도)

15. 학대 용서치 않을 꺼야(히로시마)

16. 자신의 역사를 말하자(오사카) 

17. 오키나와의 차별금지조례(오키나와)

18. 동료 상담(오사카) 

19. 하면 할수록 점점 힘이 솟아! 자립생활계획 핸드북(오사카)

20. 자신이 점점 솓아 나는 말 걸기(오사카)

21. 데이트게임(효고)

▲분과회장 모습.

 

우리 팀에선 1번 지원에 대한 내용, 5번 직업에 대해, 13번 피플퍼스트 활동 등의 주제로 진행된 분과회에 참여했다.

 

지원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된 1번 분과에서는 도쿄에서 온 야스이씨(당사자)와 타마즈마씨(지원자)가 준비한 내용을 발표하고, 참여자들이 질문하는 방식으로 열렸다. 당사자와 지원자의 관계는 일본에서도 딜레마인 듯하다.

 

지원자의 개입으로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이 무시를 당하기도 하고, 부모님의 개입으로 지원자와 당사자 간의 소통이 소원해지는 예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활동보조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와 활동보조인과 비교를 했을 때 분명히 다른 점들이 있기도 하다.

 

일본의 지원자(한국의 활동보조인 역할)는 대체로 젊다. 시간제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젊은 대학생들이 주로 일을 하고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면 학교 동아리 후배들을 연계해주다 보니 지속적으로 대학생들이 지원자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주로 남성보다 여성이, 2~30대보다 4~50대의 연령층에서 활동보조인으로 근무하고 있다.

 

어떤 당사자의 말이 생각난다. 그는 "지원자가 앞서 가는 것도 지원자가 방관하는 것도 나는 바라지 않는다. 나와 지원자가 함께 나란히 가는 것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지원자의 개입으로 자신의 의견이 묵살당하는 것도 싫고, 지원자의 개입이 전혀 없어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 적당한 개입을 원한다는 것이다. 그 적당한 선이라는 것이 참 어렵고 힘든 부분이긴 하나, 중요한 말인 것 같다. 발달장애인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에 대해 고민할 부분인 것 같다.

 

▲분과회 당사자 발표 모습.

▲분과회 모습.

▲분과회 참가자의 발표 모습.

 

5번 직업에 대한 분과회에서는 후나모토상이 자신의 직업이야기를 발표하고, 분과회 사회를 맡았다. 후나모토상은 다양한 직업을 가졌었다고 한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건축회사에서 빌딩의 벽과 마룻바닥에 철근을 연결하는 일, 잡초정리, 자동차 부품 만드는 등의 힘든 노동을 했다고 한다. 일이 느리다고 잔소리를 많이 듣고, 장애를 이유로 회사 동료들에게 이지매를 당하기도 하고 폭력을 당하기도 했다. 신체적·정신적 폭력으로 한 직장에서 장기근무를 할 수 없었고, 갑작스레 계약직으로 전환되어 사회보장비를 보장받지 못해 직장건강보험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사회자의 발표가 끝나자 참가자들이 하나둘씩 저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냈고, 내용은 거의 비슷했다. 발달장애인 자립의 걸림돌은 힘든 노동과 낮은 임금, 그리고 비장애인들의 선입견이었다.

 

5번 분과회에 모였던 당사자들 모두 같은 고민과 같은 힘듦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갑갑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한 사람은 이렇게 얘기했다. 그래서 희망을 보았다.

 

“나는 접시닦이와 과자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쉬는 날에도 가이드 헬퍼(외출지원)를 하고 있습니다.

나는 매일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나는 나를 위해 일을 하고 있습니다."

 

13번 분과회에서는 피플퍼스트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피플퍼스트의 탄생배경과 현재 운영되기까지의 흐름을 발표하고, 참여자들이 질문하는 형식이었다.

 

일본 피플퍼스트 대회는 초기에 100명 정도 참석하는 대회였으나, 점차 확대되어 현재의 대회가 되었다고 한다. 초기에는 지원자들이 주도했고 지원자가 무대에 올라 진행했는데, 4~5년 전부터 발달장애인 당사자 중심의 대회로 열리고 있다고 한다. 당사자의 역량이 강화되면서 그렇게 변화된 것 같다.

 

당사자와 지원자의 관계는 복잡미묘해서 일본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현재의 피플퍼스트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러한 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고,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성공적인 피플퍼스트를 모델로 삼아 시행착오를 줄여나가면서, 우리들의 피플퍼스트를 만드는 것이 과제인 듯하다.

 

▲피플퍼스트 폐회식.

 

* 폐회식(오전 11시 30분 ~ 오후 12시 30분)

 

분과회가 끝나고 다시 대회장으로 이동해 폐회식에 참여했다. 대회장을 찾은 많은 인파 속에서 첫날 느꼈던 이질감보다는 동료애가 느껴졌고, 같은 고민을 나누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편해졌다.

 

'우리는 장애인이기 이전에 사람이다!'라는 구호로 폐회식의 문을 열었다. 외국초청 당사자 및 피플퍼스트 임원을 소개하고 대회참가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미국, 뉴질랜드, 스웨덴, 홍콩, 한국의 참가자들은 지속적으로 피플퍼스트 대회에 참가하고 싶고, 장애인 시설의 학대방지를 위해 우리가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시설폐지, 당사자의 자신감 향상, 네트워크 형성으로 관계 유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플퍼스트 대회 임원들은 세계교류의 중요성과 인터넷을 통해 국제조직을 만들고 더 분발하자고 외치며 소감인사를 마무리했다.

 

내년 피플퍼스트 대회는 오키나와 섬에서 개최된다고 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사람의 관심과 응원 속에 피플퍼스트의 중요성과 당위성은 강조될 것이다.

 

비장애인의 시선으로 바라보았을 때 당사자들이 기획하고 진행하는 피플퍼스트 대회는 조금은 서툴고 느리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피플퍼스트 대회에 참가했던 많은 사람들은 그들을 기다려주었고, 지지해주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도 당사자들의 자조모임이 활성화되려면, 시·구청의 지원과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지지가 많이 요구되는 바이다.

 

‘나는 학대받지 않고 살아갈 권리가 있다’

 

한 당사자의 발언이 문득 생각난다.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을 바라보는 동정 어린 시선보다, 시설이라는 구조 속에 갇히고 장애를 이유로 학대받는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계속 생각하게 한다.

 

당사자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자조모임과 피플퍼스트 대회를 직접 바라보며 나 스스로 장애인당사자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소중한 기회였다. 2014년 열리는 20회 오키나와 피플퍼스트 대회에도 많은 사람이 찾길 바란다.

 

'우리는 장애인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피플퍼스트의 마지막 슬로건을 많은 사람이 외치고,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기를 바란다.

 

▲폐회식 모습.

▲오키나와팀 내년 대회 준비 인사.

올려 0 내려 0
권수진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텔레그램 비마이너 구독하기 비마이너 paypal로 일시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비마이너 정기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피플퍼스트(people first), 그 현장 속으로①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신선했던 홍콩 유니티 플레이스 (2013-11-19 22:34:04)
피플퍼스트(people first), 그 현장 속으로① (2013-11-15 19:46:32)
비마이너의 아름다운 유혹, 독자 인터뷰 비마이너의 아름다운 유혹, 독자 인터뷰 더보기
신간소개기사보기 도서 구매하기
기고 칼럼 기자칼럼

기고 작은이미지
코로나19 정신병동 사망자, 그들을 위한 진혼곡
그의 시야는 어두웠을 것이다. 고열을 앓으며 그는 누구의 ...

[서평] 욕망은 더러운 것이 아니라 고통...
이해찬 대표의 발언이 답답한 네 가지 이...
[리뷰] 신자유주의는 한 사람의 삶을 어...
Beminor SNS 비마이너 페이스북비마이너 트위터비마이너 텔레그램
PayPal
▼ 정기후원


▼ 일시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