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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자기결정권 보장되는 ‘시설 중심’"
한자협, 6주간 진행한 국제인턴십 보고대회 열어“시설에서 차별받지 않고 살아간다는 느낌 강해”
등록일 [ 2013년12월18일 22시49분 ]

▲아·태지역 새로운 10년 활동을 위한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들의 국제협력 인턴십 결과보고대회가 17일 3시 이룸센터에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한자협) 주최로 열렸다.


지난 10월 28일부터 12월 6일까지 총 6주간 장애인 활동가들이 홍콩을 방문했다. 이번 연수는 홍콩의 장애 현황과 복지서비스 전달체계를 살펴보고 민간단체와의 협력을 구축하려는 목표로 진행됐다.

 

그 결과를 알리는 보고대회가 17일 늦은 3시 이룸센터에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한자협) 주최로 열렸다. 이번 인턴십은 아·태지역 새로운 10년 활동을 위한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들의 국제협력 인턴십 사업의 하나로 진행됐다.


홍콩을 방문한 한자협 이라나 활동가와 김소영 활동가는 6주간 총 21개 기관과 개인을 방문했다. 이들이 방문한 곳을 분야별로 나누면 △자조 모임 △취업 지원 단체 및 사회적 기업 △특수학교 △시설(24시간 생활시설, 주간활동시설, 작업근로장) △예술활동모임 △정책기관 △부모 단체 등이다.

 

현재 홍콩의 장애유형은 신체, 지적, 정신, 청각, 시각, 자폐, 언어, 학습, 내부 신체, 집중(한국의 틱장애에 해당) 장애 등 총 10가지로 나뉜다. 홍콩 NGO 네트워크 단체 자료를 보면 2008년 기준으로 장애등록률은 5.2%이다.

 

그러나 이것은 ‘자신이 장애가 있다’라고 생각하는 자가진단으로 실제 의학적 기준에 의한 장애등록과는 차이를 보인다. 홍콩 정부는 5년에 한 번씩 본인이나 가족을 대상으로 장애에 대한 자가진단을 전수조사한다.

 

이번 홍콩 연수를 코디해 준 초즌파워(Chosen Power)는 1995년 홍콩에서 최초로 지적장애인들이 만든 피플퍼스트 운동 단체로 자기 옹호와 지역사회에서 통합하여 사는 삶을 지향한다. 피플퍼스트란 지적·발달장애인 당사자 중심의 자립생활운동을 의미한다.

 

초즌파워는 2006년 비영리 단체로 등록해 2008년 유한회사로 전환했다. 현재 총 15명의 이사진이 있으며, 정규직은 없고 전원 자원봉사자로 이뤄져 있다. 정부 지원금은 전혀 받지 않으며 구성원들의 활동에서 생긴 수익금과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구성원 각자는 공연 및 강연으로 얻은 수익금으로 국외활동까지 하고 있다.

 

홍콩은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되면서 과거에 영국식 사회복지제도가 들어왔던 시절에 비해 사회복지와 의료에 관한 정부 개입이 많이 축소되었다고 한다.

 

김소영 활동가는 “사회 변화에 따라 법령 등이 변화되어야 하는데 중국으로 넘어간 97년 이후엔 중국 정부가 사회복지 서비스에 대해 거의 손을 놓아버려 현재는 침체한 상황”이라며 “유엔권리협약과 장애인차별금지법도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라고 전했다.

 

▲보고대회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

 

시설에서 자기결정권 보장되나 여전히 ‘시설 중심’

 

연수단은 홍콩이 여전히 ‘장애=재활’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전했다. 자립생활이라는 단어는 있으나 그 개념은 정착되어 있지 않고 장애인은 시설에서 살아야 관리하기 쉽고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에서 자립생활을 하려 해도 제도적 지원이 거의 없는 상태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여러 시설을 둘러본 연수단은 홍콩의 시설이 한국과는 많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홍콩은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어서 시설에 있는 장애인도 모두 학교에 가며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의무교육을 방임한 혐의로 처벌받는다.

 

또한 시설에서는 개인별 의사소통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개인 공간이 보장되며 지역사회와의 통합을 고민하는 모습이었다고 연수단은 전했다. 지적장애인이나 자기 의사표현이 힘든 중증장애인의 경우, 그림책을 이용해 욕구 표현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등 자기결정권을 존중한다. 이번 연수에서 둘러본 홍콩 시설의 모습은 인권유린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한국의 시설과 대조된다는 설명이다.

 

이라나 활동가는 “홍콩 장애인들은 지역사회에서 살아간다는 의미보다 시설에서 차별받지 않고 살아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간을 중심에 두고 운영되는 것 같아 이러한 부분에서 한국과는 ‘다른 희망’을 보았다.”라면서도 “정치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부분은 미약했다”라고 지적했다.

 

이 활동가는 “홍콩은 여전히 ‘적은 돈으로 이만한 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은 시설밖에 없다’는 생각이 강하다”라며 “하지만 홍콩의 시설 장애인들은 이미 자신에 대한 욕구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지역사회와의 왕래도 자유로운 편이다. 따라서 중증장애인 당사자 목소리가 더 커지고 탈시설 운동이 이뤄진다면 언제든지 시설을 나와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홍콩의 장애수당은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나 할인제도는 없다. 수당은 최중증·중증·경증 등 의사 소견에 따른 장애 정도에 맞춰 차등 지급된다. 이 활동가는 “사회보장수당 중에서도 중복수당에 해당해 가장 많은 금액을 받고 있는 중증장애인도 현재 자신이 받는 수당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답했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한국의 활동보조서비스에 해당하는 도우미 서비스와 높은 집값을 꼽았다. 홍콩의 도우미 서비스는 장애인 당사자가 정부에서 지급된 돈으로 직접 고용하는 형태다. 따라서 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하면 할수록 자신의 수당은 줄어든다.

 

이외에 이 활동가는 부모 단체의 경우 한국처럼 정신·지적장애인들의 부모 중심 단체이며 운영위원회에 장애인 당사자는 없었던 점, 버스 경사로를 비롯해 대부분 편의시설 경사로가 수동으로 이뤄진 점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번 국제인턴십 보고대회는 두 시간가량 진행됐다.

 

▲버스 경사로를 비롯한 홍콩 편의시설 경사로는 대부분 수동으로 이뤄져 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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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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