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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통역 요청에 보건소 직원, “필담해주겠다”해놓고 ‘쿨쿨’
수화통역센터 있지만 수화통역사 2~3명으로 인력 부족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예산 확보 요구하며 인권위에 차별 진정
등록일 [ 2014년09월16일 17시09분 ]

▲장애인정보문화누리는 16일 낮 2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화통역을 제공하지 않는 서울시 내 공공기관 6곳에 대해 인권위에 차별 진정을 냈다.

 

임신 중인 농인 ㄱ 씨는 지난 6월 임신 및 출산 과정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자신의 거주지인 A보건소에서 진행하는 임신출산교실을 등록했다. 접수 날, ㄱ 씨는 보건소 직원에게 “청각장애로 수화통역이 필요하다”라고 요청했으나 직원은 “강사가 파워포인트를 사용하니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ㄱ 씨는 일단 들어보자는 생각에 강좌를 수강했으나 중요 부분만 요약한 파워포인트로는 내용파악을 할 수 없었다.

 

결국 ㄱ 씨는 보건소 직원에게 다시 한 번 수화통역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직원은 “수화통역사를 부르면 통역비를 줘야 하는데 예산이 없다”라며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보건소는 재능기부 할 수화통역사를 찾아보겠다고 했으나 이마저도 실패하자 담당 직원이 필담해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러나 필담으로 이뤄진 수업은 엉망진창이었다. ㄱ 씨는 “직원은 필담하며 자주 졸았고 어떤 때는 바쁘다고 가버렸으며 강의 내용을 대충대충 필담해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었다. 더욱이 필담을 하며 귀찮아하는 직원의 태도에 화가 난 적도 있었다.”라고 토로했다. ㄱ 씨는 9월에도 같은 교육을 한다고 하여 강의를 신청했으나 현재까지도 수화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김세식 씨도 1주일 전, 성북보건소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다. 농인인 김 씨는 고혈압·신장·당뇨와 관련한 강의를 신청하며 수화통역 지원을 요청했으나 보건소 측은 “책을 보면 알 수 있다”라고 답했다. 이에 김 씨는 “농인은 수화를 언어로 사용하기엔 문장력에 취약해 책만으로는 내용을 이해하는 건 어렵다”라고 재차 요청했으나 보건소 측은 “다음에 해주겠다”라며 김 씨의 요청을 거부했다.

 

현재 각 지역별로 한국농아인협회가 운영하는 수화통역센터가 있다. 수화통역센터는 수화통역이 필요할 시, 무료로 농인의 수화통역을 지원한다. 그러나 센터마다 수화통역사가 2~3명으로 인력이 충분치 않아 병원진료, 주민센터 등과 같은 일시적인 생활통역을 위주로 활동한다.

 

ㄱ 씨가 거주하는 A지역의 수화통역센터 담당자는 “수화통역사 한 사람이 (이와 같은) 정기교육에 장기간 배당되면 다른 사람의 이용이 제약되고 긴급상황 시에 대처하지 못한다”라며 “따라서 청각장애인의 기회 제공 차원에서 해당 교육기관에서 별도의 예산을 책정해 수화통역사를 지원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장애인정보문화누리(아래 문화누리)는 16일 낮 2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화통역을 제공하지 않는 서울시 내 공공기관에 대해 인권위에 차별 진정을 냈다.

 

문화누리가 차별 진정한 기관은 중랑구청, 강북구보건소, 광진구보건소, 도봉구보건소, 성북구보건소, 중랑구보건소로 총 6곳이다. 이는 문화누리가 단체 회원들 대상으로 9월 2주간 서울시내 공공기관 차별 사례들을 모은 것이다. 이들은 차별 진정과 함께 △농인의 서비스 요청 시 해당기관은 최선을 다해 서비스 제공할 것 △2014년 하반기부터 수화통역 예산 확보 △서울시는 서울시 내 공공기관 지도·감독 및 재발방지 대책을 세울 것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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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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