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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인권헌장 선포’ 요구 외면...뒷문행 택해
성소수자 단체 서울시청 점거 나흘째
박 시장, 면담 요구 외면...“인권단체와 완전히 등 돌리나?”
등록일 [ 2014년12월09일 17시19분 ]

▲동성애 혐오세력에 밀려 서울시민인권헌장 선포를 사실상 포기한 서울시에 항의하며 인권단체 회원들이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성소수자 차별 금지의 내용을 담은 ‘서울시민인권헌장’의 선포를 촉구하는 인권 단체들의 서울시청 점거 농성이 나흘째에 접어들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은 여전히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농성 참가자들은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박 시장의 면담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박 시장은 이들을 외면하고 ‘뒷문행’을 택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인권단체는 9일 2시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같은 시각 박원순 시장은 시청 3층에서 ‘국민소통공감위원회’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고, 행사를 마친 후 다른 일정을 위해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권단체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박 시장이 내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1층 엘리베이터 앞 출입구로 달려갔다.

 

마포레인보우주민연대 오김현주 활동가는 “박 시장이 당당하다면 큰 길로 나와 우리를 만나야 할 것이다. 그것이 대인배 다운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잠시 뒤 행사를 마친 박 시장은 이들을 피해 ‘뒷문’으로 빠져나갔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참가자들은 허탈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인권단체 회원들이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청원 경찰들의 벽에 막혔다.

▲"성소수자에게 인권은 목숨이다"

 

인권단체들은 이날 오전에도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과의 조찬모임에 참석한 박원순 시장을 찾아가 인권헌장 선포를 촉구했지만, 박 시장으로부터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하고 경호원들이 쳐 놓은 벽에 막혀야 했다. 이들이 박원순 시장의 ‘묵묵부답’과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를 접해야 했던 이날은 세계인권선언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게다가 앞서 박 시장이 일부 기독교계 목사들을 만나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밝히며 사과한 것과 관련해 농성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었다. 시장으로 당선되기 전, ‘인권변호사’로 불렸던 그의 행보와는 전혀 다른 태도라는 지적이다.

 

기자회견 발언에 나선 노동당 이용길 대표는 “박원순 시장은 대표적인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시민사회의 성과를 가지고 당선됐다”며 “그동안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던 그가 이런 태도를 보여선 안 된다. 인권헌장 선포를 요구하는 시민사회에 적극 응답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조계종 노동위원회 양한웅 집행위원장도 “시장이 ‘지하철 공짜로 탈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등 공약을 말하는 것보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인권을 옹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보편적 인권에 대한 고려 없이 그저 표 계산이나 하며 극단적인 혐오세력을 품고자 하는 박 시장의 태도를 인정할 수 없다”라고 일갈했다.

 

한편, 서울시 인권위원회는 8일 ‘만장일치 합의’ 없이는 인권헌장 선포가 불가능하다는 서울시의 입장을 반박하며, 서울시민인권헌장제정시민위원회(아래 시민위원회)의 표결을 합의로 인정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헌장을 선포하라는 권고를 발표했다.

 

또한 시민위원회와 서울시 인권위원회는 세계인권선언일인 오는 10일 서울시가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서울시민인권헌장을 선포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앞으로 서울시의 대응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성소수자 차별 금지를 포함한 서울시민인권헌장의 선포를 촉구하고 있는 시민들.

▲"다음 서울시장 선거는 만장일치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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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철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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