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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의 트렌스젠더 병역면제 취소 결정, 위법 판결
“성향, 언행 등에 비춰 성별정체성 판단해야”
성소수자 단체, "인권 침해적 관행에 제제 가해" 환영
등록일 [ 2015년01월30일 22시22분 ]

병무청이 성주체성 장애로 병역 면제 처분을 받은 트렌스젠더에게 ‘속임수로 병역을 기피했다’며 처분을 취소한 것이 위법이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는 29일 트렌스젠더 ㄱ 씨가 지난해 7월 ㄱ 씨의 제2국민역(5급, 면제) 처분을 취소한 병무청을 상대로 낸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ㄱ 씨는 2005년 성주체성 장애로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았으나, 병무청은 지난해 6월 ㄱ 씨가 속임수로 병역을 피하고 있다며 이러한 판정을 취소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은 병무청의 면제 처분 취소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성적 정체성 혼란을 호소하며 1년 이상 계속하여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는데, 원고가 별다른 불편감이나 장애가 없음에도 단지 병역의무 면제를 위하여 상당한 기간 동안 정신과 의사를 속이며 치료를 받아 왔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원고의 성향, 언행, 직업, 주변인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원고는 장기간 동안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하여 상당한 수준의 혼란을 느껴 왔던 것으로 보이고, 허위로 그러한 외관을 작출해 왔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아니한다”라면서 “원고가 오직 병역의무를 면제 받기 위해서 여성스러운 옷차림 및 화장을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성형수술을 하고, 여성호르몬 주사를 맞는 등 남성적인 신체의 외형적 변화까지 꾀하였다는 것은 경험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판시했다.

 

이에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아래 군 네트워크)는 30일 성명을 통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군 네트워크는 “수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라 할지라도 구체적인 사정에 비추어 그 성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며 “이번 판결은 그 동안 징병신체검사과정에서 트랜스젠더에게 행해지던 인권 침해적 관행에 제재를 가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군 네트워크는 병무청에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 이상 트랜스젠더에 대한 자의적이고 인권 침해적인 병역처분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라며 “또한 트랜스젠더를 병역기피자로 낙인찍고 무분별한 표적수사를 일삼을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삶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트랜스젠더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현행 징병검사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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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홍식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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