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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잠갔지만 감금은 아니다"? '거지목사' 2심에서 감형
홍천 실로암 연못의 집 사건 2심, 유기죄·감금죄 모두 무죄 선고
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 "법원의 인권 감수성에 심각한 우려"
등록일 [ 2015년07월16일 15시25분 ]

▲지난 2013년 9월 14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보도된 ‘두 얼굴의 사나이 - 가락시장의 거지목사’ 방송 캡처 장면

 

장애인을 감금하고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등 인권침해를 자행해 1심에서 징역 8년형이 선고된 시설장에게 2심 재판부가 징역 5년형으로 경감해 줘 논란을 낳고 있다.


이에 이 사건의 피해자들을 지원해 왔던 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아래 예방센터)는 15일 성명을 내고 법원의 판결을 강하게 규탄했다.


일명 '거지목사'로 알려진 강원도 홍천의 실로암 연못의 집 원장 한 아무개 씨는 지난 2011년부터 2013년 9월까지 시설 거주 장애인의 기초생활보장 수급비와 장애인연금 5억8천만 원을 횡령했으며, 욕창으로 치료가 필요한 중증장애인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또한 시설 거주인의 외부 출입을 금지하고 문을 잠그는 등 감금행위를 자행했고, 장애인을 내세워 수억 원대의 후원금을 모금하였으나 유흥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횡령했다. 이 사건은 2013년 9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고, 홍천군은 즉시 해당 시설을 폐쇄 조치했다.


한 씨는 앞서 올해 1월 30일 1심 재판에서 유기치사, 감금, 사기, 횡령, 장애인복지법 위반,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등 대부분의 혐의가 인정돼 징역 8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2심 판결에서 유기와 감금에 대해 전혀 다른 판단을 내놨다. 서울고등법원 춘천재판부는 7월 15일 오후 2시 판결 선고에서 피고인이 스스로를 욕창 치료의 대가라고 하면서 욕창으로 치료가 필요한 피해자를 병원 치료를 받게 해 주지 않아 사망하게 만든 점을 유죄로 인정한 1심은 그대로 인정했다. 하지만 시설 이용자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유기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유기죄는 피 부조자를 완전히 떠나거나 방치하는 경우 인정되는 것이며 돌봄에 있어 부족했다는 점만으로는 유기죄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유기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시설 외부 출입문을 잠가 시설 이용자들을 감금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집 문을 잠근 것을 가지고 감금했다고 하지는 않는다”면서,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는 피고인 측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예방센터는 15일 유기죄 및 감금죄 무죄가 적용되어 5년형으로 감형된 판결 결과를 전하며, 법원의 인권 감수성과 장애인 인권인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예방센터는 “41명이나 되는 중증장애인들을 겨우 두세 명의 종사자가 관리하도록 하며 시설 이용자들을 매우 열악한 위생 상태와 건강상태에 방치하였고, 일부 피해자는 다른 시설로의 전원이 불가능하여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야 했다”며 “이 사건이 장애인들을 유기한 것이 아니라면 사실상 장애인 시설에서의 방임과 방치에 대하여 제재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재판부는 시설 외부 출입문을 항상 잠가 놓았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장애인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는 시설장의 변명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면서 “이는 사람의 신체의 자유를 단지 안전을 위한 것이라는 막연한 이유와 시설장의 개인적인 판단만으로 합법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점에서 매우 부적절한 판단”이라고 꼬집었다.


예방센터는 향후 “담당 검사와 협의하여 장애인 인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상고심을 통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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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철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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