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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의사 없이 무연고 시신 해부용 제공, '위헌'
가난한 이들의 '죽음 이후의 존엄' 위한 제도 개선의 단초 마련
등록일 [ 2015년11월30일 18시57분 ]

지난 26일 헌법재판소가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무연고 시신을 해부용으로 제공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이번 판결을 계기로 가난한 이들의 ‘죽음 이후의 존엄’을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시체 해부 및 보존에 관한 법률(아래 시체해부법) 12조 1항은 "인수자가 없는 시체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 의학의 교육 또는 연구를 위하여 시페를 제공할 것을 요청할 때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1962년 법률 제정 당시부터 존속되어 온 것이다.

 

헌재는 위 조항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비록 공익을 추구하고 있다 하더라도 사후 시체가 해부용으로 제공됨으로써 스스로의 시신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장기나 인체조직의 경우 관련 법규에서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식, 채취될 수 없도록 규정함에도 시체해부법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해부용 시체로 제공될 수 있도록 하여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충족하지 못하는 점을 들었다.

 

헌재 판결에 앞서 국회에는 이미 해당 조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시체해부법 개정안이 상정되어 있었는데, 이번 판결로 개정안 통과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또한, 이번 판결은 한 무연고 당사자가 직접 낸 소송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2015 홈리스 추모제 공동기획단(아래 공동기획단)은 헌재의 결정에 환영하면서도, 이번 판결을 결론으로 볼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의 죽음을 대하는 사회의 방식이 변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공동기획단은 27일 성명서를 통해 “현재,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은 제12조를 통해 무연고 시신 등의 처리 규정을 두고 있다”며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가 시체 인수를 거부한 사체의 경우는 시체 처리 규정에 의해 처리되게 된다. 말 그대로 무연고 사체는 ‘처리’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무연고 사망자 공고 시점이 사망자 화장 및 봉안이 완료된 때로 규정되어 있어, 고인의 지인들은 부고조차 들을 수 없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공동기획단은 이런 현실이 무연고 사망자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초생활 수급자에게 지급되는 장제급여를 지적했다. 이들은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수급자의 사망 시 1구 당 75만원의 장제급여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으나 그 비용에서 알 수 있듯, 기초생활보장제도 역시 수급자의 장례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복지부에서 장제급여 성격을 “사체의 검안, 운반, 화장 또는 매장 기타 장제조치”를 행하는 데 필요한 금품으로 규정하여,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위한 장례절차를 원천적으로 가로막고 있다는 것.

 

공동기획단은 “돌봐 줄 이 없다고 누군가의 사체가 제3자의 손에 넘겨져서는 안 되며, 가난하게 죽었다고 애도하고 위로받을 기회마저 박탈당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헌재 결정이 이를 부정하는 제도를 즉각 개정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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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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