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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유형에 맞는 주치의 제도, 올바른 시행 방안 어떻게?
청각·언어장애인 의사소통 지원 등 필요해
등록일 [ 2016년07월25일 20시23분 ]
2015년 12월 제정된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아래 장애인건강권법)의 핵심 중 하나는 장애인 주치의 제도다. 의료기관의 장애 이해 부족과 접근의 어려움, 경제적 이유 등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던 장애인 당사자들은 이 법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의료와 건강관리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당사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현재 준비 중인 장애인건강권법 시행령에 장애 유형과 특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아래 한국장총),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25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토론회를 열고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를 실효성 있게 운영할 방안을 장애 유형별로 논의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의 주최로 열린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 실효성 확보를 위한 토론회'

장애인 건강주치의는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장애인에게 맞는 의료를 지속적이고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필요할 경우 지역사회 보건의료 자원을 당사자들에게 연계하기도 한다. 장애인건강권법 16조를 보면 국가와 지자체는 중증장애인에 대해 장애인 건강 주치의 제도를 시행할 수 있으며, 중증장애인 범위와 제도 내용은 시행령에 위임했다.
 
한국장총 TF팀이 준비하고 있는 시행령안을 보면 장애인 주치의는 장애인이 원하는 임상 의사 중에서 지정하도록 했고, 사회복지사 혹은 그에 준하는 전문 인력을 주치의와 장애인을 잇는 장애인건강 코디네이터로 두도록 했다. 대상이 되는 장애인은 장애등급 1~2급, 중복 3급 장애인 50만여 명으로 명시했다. 다만 TF팀은 단계적으로 주치의를 필요로 하는 모든 장애인으로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개인 의원, 보건소, 의료 협동조합 등 1차 의료기관에는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를 설치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 장애인과 주치의를 연결하도록 했다. TF팀은 기초지방자치단체 단위로 중증장애인 1000명당 센터 1개를 설치하고, 주치의 5명과 코디네이터 3명을 배치하는 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시행령안은 주치의 제도가 활성화되지 않은 한국의 특성을 고려해 주치의와 장애인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주치의에게 담당 장애인 인수대로 일정 금액을 건강보험에서 지불하는 인당 정액제 등 국가가 주치의의 진료 업무를 보장하도록 했다.
 
한국장총 TF팀은 주치의 제도가 시행되면 장애인들이 의료와 건강관리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따라서 당사자의 의료 만족도와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았다. 또한 의료인 입장에서도 장애인과 신뢰 관계를 구축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주치의의 꾸준한 관리로 불필요한 의료, 투약 행위가 줄어들고, 만성 질환에 조기 대응해 의료비 증가 요인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장애인과 보건당국의 재정 부담도 줄어드는 이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환 서울특별시농아인협회 중랑구지부장.
토론자들, 시행령안에 장애 유형별 특성 고려돼야
 
이날 토론자로 나선 유형별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은 대체로 이러한 방안에 대해 장애인의 의료접근성이 향상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시행령안에 장애 유형별로 추가되어야 할 점을 제안했다.
 
김정환 서울특별시농아인협회 중랑구지부장은 “청각장애인들은 병원에 갔을 때 주치의와 중간에서 의사소통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사회복지사, 코디네이터뿐 아니라 수화통역사도 배치되어야 한다.”라며 시행령에 전문 의료 수화통역사를 육성하고 지역 센터에 배치하는 내용을 주문했다.
 
류흥주 경기도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회장도 “등록 중증장애인 상당수가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효과적인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의사소통을 지원할 인력을 양성하고, 보완대체 의사소통 기기 지원을 포함한 예산 지원을 시행령에 명시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이찬우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사무총장은 척수장애인이 척수 손상 후 다른 유형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병리적, 심리적 특성을 갖게 된다며, 이를 이해하는 코디네이터의 배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은 “자격을 갖춘 척수장애인 당사자가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하고, 각 병원의 주치의를 지원하는 형태가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정 한국신장장애인협회 사무국장은 신장장애인 대부분이 인공신장실에서 투석을 받는 상황에서, 신장장애인 대다수가 인공신장실 의사를 주치의로 지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이 사무국장은 전국 661개 인공신장실 중 100명 이상이 이용하는 407곳에 코디네이터를 배치해, 신장장애인의 건강을 세심하게 관리하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다만 이날 TF팀이 제시한 센터 구성에 대해서는 주치의 1명당 200명, 코디네이터 1명당 333명을 감당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류 회장은 “이 정도 수치면 주치의 제도의 도입 목적 실현은커녕 현행 시설 의료진보다 더 열악하다”라며 “주치의, 코디네이터의 숫자를 늘리든, 담당 장애인 수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장총은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유형별 장애인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시행령안에 반영할 예정이다. 또한 이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장애인건강권법의 핵심 주제별 토론회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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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홍식 기자 redspirits@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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